2026년 5월 29일  (No. 664)
리더가 밤새 일하면 안 되는 이유

리더가 더 많이 개입하고, 더 꼼꼼히 챙길수록 조직이 잘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만약 "예스!"라고 대답했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리더의 진정한 성과는 본인의 직접적인 노동량이 아니라, '자신이 관리하는 직원들이 산출하는 성과의 총합'으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비전과 전략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죠. 오히려 리더가 모든 세부 사항을 일일이 통제하려 들면 리더 본인의 업무 부하가 임계점을 넘을 뿐 아니라 직원들을 소진(burn-out)시키고 자율성을 말살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된 현대의 노동 환경에서 이러한 올가미 식 경영은 완전히 실패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현명한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전설적인 경영자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리더가 자신의 에너지를 '레버리지(Leverage)'가 높은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레버리지란 리더가 수행하는 한 가지 경영 활동이 조직 전체의 생산성에 미치는 증폭 효과를 뜻합니다. 

예컨대 혼자서 밤새워 기획서를 쓰는 것은 레버리지가 극도로 낮은 활동입니다. 반면, 자신이 가진 독특한 핵심 지식과 지혜를 수많은 구성원에게 한 번에 전파하거나 자발적으로 사내 강사로 나서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단 한 번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의 장기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고(高) 레버리지' 활동입니다.

이 높은 레버리지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도구가 바로 '권한 위임(Delegation)'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리더가 가식적이거나 잘못된 위임의 함정에 빠지곤 하죠. 가장 대표적인 실책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채 "알아서 해보라"며 팔짱을 끼고 감시하는 '가식적 위임'입니다. 이는 실패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무언의 협박과 같아서 조직 내에 두려움의 문화만을 키울 뿐입니다. 


또 다른 함정은 손을 완전히 떼는 것을 위임이라 착각하는 '방임'입니다. 위임은 책임의 회피가 아닙니다. 리더는 위임된 업무가 기대에 부응하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최종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자기가 잘 모르는 복잡한 일을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은 위임이 아니라 직무유기입니다. 오히려 리더 본인에게 매우 익숙하고 잘 아는 업무를 위임해야 올바른 모니터링과 정교한 코칭이 가능해집니다.

이때 많은 리더가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우리 중간관리자들은 역량이 부족해서 위임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 변명이야말로 교육이 경영자의 가장 강력한 고 레버리지 활동임을 역설적으로 증명합니다. 

한번 계산해 볼까요? 조직에 100명의 중간관리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죠. 리더가 직접 이들을 위해 총 16시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진행했고, 그 결과 중간관리자들의 역량과 생산성이 단 1% 향상되었다고 간주해 보죠. 관리자 1인의 연간 근무 시간을 2,000시간으로 계산하면, 조직 전체가 얻는 추가적인 성과는 무려 2,000시간(100명 × 2,000시간 × 1%) 분량의 노동 가치입니다. 리더가 투자한 시간은 단 16시간이었는데, 그 투자가 125배의 성과 레버리지로 돌아온 셈입니다. 이 엄청난 효율을 두고도 여전히 시간이 없어서 교육을 못 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재 육성과 교육은 인사(HR) 부서의 일이 아니라 리더 본인이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핵심 책무입니다. 리더의 진정한 가치는 스스로 얼마나 대단한 플레이어인가가 아니라, 타인을 통해 얼마나 큰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간관리자를 철저히 교육하여 그들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확보된 리더의 시간으로 더 높은 레버리지의 경영 활동에 매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스마트 경영'의 본질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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