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가운데, 창작자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물건이 담긴 상자들이 팩토리에 하나둘 도착했습니다. 상자를 열고 포장을 끄르니 유리, 금속, 나무, 종이, 천, 식물 등 그것들의 다채로운 모양, 색, 질감이 오롯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창작자의 손길이 느껴지는 사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내내 팩토리 식구들의 입에서는 “아, 너무 아름답다”, “멋지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창작자와 팩토리의 손을 떠나 어떤 이의 삶의 일부가 될 사물의 미래를 살며시 상상해 보기도 하면서요.
정성스레 만들어진 물건임을 알기에 사물이 놓일 자리 하나하나를 충분히 생각하고 시간을 들여 위치를 잡아갔어요. 느리지만 서서히, 서로 다른 모양새가 한 지붕 아래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한적한숍》이라는 풍경이 완성되고 반가운 이들과 새로운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답니다.
사진. 김다인
화창한 봄 날씨를 품은 《한적한숍》이 4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활짝 열렸습니다. 서촌 나들이하다 우연히 들어와 본 손님, 좋아하는 창작자의 물건이 궁금해 오신 분, 작년의 기억을 품고 올해 다시 방문해 단골 인증하신 손님, 언제나 반가운 팩토리의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한적한숍》에 참여한 창작자들까지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들려주셨습니다.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북적하여 감사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답니다. 앞으로 남은 3주도 기대해 보렵니다. 감상과 경험의 경계 없는 교감을 선사해 줄 사물로 가득한 팩토리2 공간을 북적하게 채워주실 여러분을!
  
🪴  한적한숍   
전시명 | 한적한숍 Mindful shop
참여 | 팩토리에디션, 남찰칵, 렉탠글, 무명성, 미기후스튜디오, 민덕기, 수나기[手凪], 생강 아뜰리에, 윤성서, 포 包 Foh, dosa, frond, hemptosil 송나래, JIHYANGSA, kiwuk, muhaksa, Yoonjeong Lee, 1616/arita japan 
프로그램 | 나래(hemptosil), 홈그라운드, 변산노을, 윤성서, 죽음의 바느질 클럽(한군, 복태)

장소 |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기간 | 2024.4.26.(금)-2024.5.26.(일)
오프닝 | 2024.4.26.(금) 18:00~20:00 
관람 시간 | 수-일요일, 12-19시 (월, 화요일 휴관) 

기획 | 팩토리2 (factory2)
진행 |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디자인 | Studio Remote(강주성, 김승환)
주최 | 팩토리2 (factory2)
👨🏼‍🍳 한적한숍 프로그램  

《한적한숍》은 여러 창작자의 매력적인 작업과 더불어, 작업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작업에 대한 정성을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한적한숍을 조금 더 진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프로그램 리뷰
① 숨쉬는 사물: 햄프크리트(hempcrete)로 화분 만들기 (마감)
일정 | 4월 27일
햄프크리트로 화분, 오브제 만들기. 햄프크리트는 대마의 속대 껍질과 석회 그리고 물의 혼합체로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하며, 전세계의 이산화탄소의 8%를 차지하는 콘크리트, 시멘트와 달리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격리시키는 친환경적인 건축기법입니다. 저와 함께 이 기법으로 화분, 오브제를 만들어봐요. 햄프크리트의 주 재료인 대마는 다른 식물에 비해 다공성 식물이라, 건조에 시간이 오래 필요합니다. 워크숍 이후 건조와 마무리를 하여 3~4주후에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진행자 |  Hemptosil ◦ 송나래 
안동에서 재배한 대마의 속대 껍질로, 햄프크리트 작업을 하는 송나래 입니다. 햄프크리트는 예전부터 서양에서, 우리나라가 지푸라기로 초가집 짓듯, 대마와 석회 물을 반죽해서 짓는 건축기법인데요. 저는 햄프크리트 로 작은 오브제, 화분, 조명, 가구 등 집안에서 사용되는 것들을 만듭니다. 지금 누리는 "빠름, 익숙한 편리함, 간편함"과 "인간의 생존" 의 반비례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과 "느림"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 를 지향하는 작업을 합니다. 
✉️ 다인의 프로그램 리뷰
대마 껍질로 반죽을 만들 때의 거칠고 생소한 질감이 좋았어요. 삐죽삐죽한 껍질과 가지들을 손에 쥐고 꾹꾹 누르며 모양을 잡아 쌓아 올렸어요.한적한숍에 보내주신 나래님의 화분들이 두꺼워서, 이게 본인의 스타일인지 재료적 특성인지 궁금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두꺼울 수밖에 없다는걸 알 수 있었어요. 온 힘을 실어 쌓아 만들어다 보니, 만든 결과물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공예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됐는데 생각해 볼 것이 참 많았고, 여러모로 자극이 됐어요.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시간이에요.
② 도란도란 먹는 풍경: 어린이와 어른이를 위한 울트라캡숑 파르페 (마감)
일정 | 5월 4일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거대한 파르페를 판매합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부터 휘핑크림, 다크쵸코 브라우니, 아몬드 크럼블, 바닐라빈 커스타드 크림, 바닐라 카스테라, 커피젤리, 현미팝과 카카오너트의 다크쵸콜릿, 체리 절임과 생체리, 죽형 딸기, 블루베리, 산딸기, 쿠키, 꽃과 허브잎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아라홈그라운드에서 직접 만든 토핑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현장에서 "어린이를 위한 울트라 캡숑 파르페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진행자 | 홈그라운드 ◦ 안아라
홈그라운드는 주제 맞춤 상차림을 전문으로 하는 푸드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 단온맘의 프로그램 리뷰

별점 : 5.0/5.0 ★★★★★

알록달록한 색에 홀리고 달달한 맛에 취해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거움 한도 초과한 슈가 하이 데이(sugar high day)!

  
예정 프로그램

③ 고쳐쓰는 삶의 시작: 구멍이 반가워지는 수선 바느질 워크숍 (마감)
일정 | 5월 11일

헤지고 구멍난 옷과 양말, 더 이상 버리지 마세요. 간단한 손바느질 기법으로 충분히 더 멋진 옷으로 살려낼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시대 지속가능한 의생활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워크숍에서는 멋지게 수선하는 ‘VISIBLE MENDING’ 테크닉 (두 가지 직조자수, 감침질, 패치워크 (Boro Stitch), 홈질)을 배워봅니다. 


강의 구성  

  1. 치앙마이 바느질 소개 '치앙마이 정신' 입문 기본 
  2. 수선 도구 설명 
  3. 수선을 위한 바느질 익히기 
  4. 직접 수선해보기 


진행자 | 죽음의 바느질클럽 ◦ 복태, 한군

복태, 한군은 한국과 태국을 거점으로 치앙마이식 손바느질 무브먼트 '죽음의 바느질클럽' 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태국의 바느질 스승님으로부터 소수민족 방식의 바느질을 전수받았다. 버리는 것 없이 재단해 옷을 만드는 고산족 만의 지혜가 담긴 옷 짓기, 소수민족 고유의 자수, 치앙마이식 수선 등 손바느질로 가능한 다양한 영역들을 탐구하고 있다. 또한 창조적 의생활, 손쓰는 감각의 이로움을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활발히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


④ 한 장 한 장 남김없이: 중철 노트 만들기 (모집중)

일정 | 5월 15일

주어진 내지 용지를 모두 사용하여 40페이지 중철 노트를 엮는 제본 워크숍입니다. 중철제본의 구조를 익히고, 주어진 용지의 크기 안에서 자신만의 다양한 규격을 디자인합니다. *워크숍은 재료와 도구 소개, 시범, 실습 순서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 윤성서

제본하는 그래픽디자이너. 공예적 태도를 가지고 디자인의 공정을 따라, 책과 종이 물성에 기반해 작업한다. 손으로 재료를 가공하며 여러 종류의 종이 미디엄으로 완성하는 제작 방식을 이어가며, 시작 작업-제작-이론 사이에 위치한 수업을 꾸리고 있다.


⑤ 차곡차곡 쌓이는 맛: 콩과 채소 절임 만들기 (모집 예정)

일정 | 5월 18일

간단한 방식으로 콩 절임과 채소 절임을 배우고, 맛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절임액의 조합을 통하여 맛의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방식을 배워봅니다. 만든 절임은 나누어 가져가고, 워크숍 마무리로는 콩 절임과 채소 절임을 넣어 버무린 샐러드 파스타를 나누어 먹습니다.


진행자 | 변산노을

음식 설치 및 전시, 그리고 워크숍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음식과 관련된,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하고 일상과 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재료들로 엮어 한 접시의 음식으로, 혹은 장면으로 건넨다. 현재는 홍성군에서 푸드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테스트키친 홍성 @test.kitchen.hs 을 운영하고 있다.

🪑 마키시나미 Lauan Shelves의 부활

이번 한적한 숍에서는 2009년 팩토리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마키시나미 디자인의 Lauan Shelves 시리즈 중 에디션 넘버 12번과 13번을 2009년 첫 전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며 판매합니다. 

LAUAN SHELVES 12

Size : 70 x 25 x 85 (cm)
Details : Plywood, Wax finish
Designed in Japan / Manufactured in Korea

에디션 12번은 한국의 대부분의 집에서 바닥과 벽이 만나는 부분에 설치된 걸레받이(바닥 몰딩)를 고려하여 디자인되었습니다. 가구를 바닥에 두었을 때 쉘프의 뒷면 하단이 걸레받이에 걸리지 않도록 걸레받이 높이인 약 10cm 만큼 약 1cm의 홈이 파여 있습니다. 마키시 나미의 LAUAN SHELVES 시리즈 중 가장 크기가 작아서 작은 방이나 주방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가구는 벽에 걸어 책장이나 소품장, 또는 부엌의 그릇장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사진. 김다인

LAUAN SHELVES 13

Size: 180 x 217 x 70 (cm)

Details: Plywood, Wax finish

Designed in Japan / Manufactured in Korea
에디션 13번은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가로 및 세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벽에 걸어 두면, 마키시 나미 디자인의 특유의 그리드가 돋보이며 공간에 질서와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다시 선보이는 마키시나미의 두 쉘브는 다른 창작자들의 작품과 함께 《한적한숍》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적한숍》은 5월 26일까지 진행되오니, 방문하셔서 한적한 팩토리2를 줄겨주세요. 팩토리2는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경험이 당신의 삶 속으로 유유히 흘러가길 희망합니다.

기획 팩토리2 
진행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헤더 디자인 리모트 스튜디오(강주성, 김승환)
에디터 팩토리2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