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나이를 먹는 과정이 현명해지는 것처럼/우둔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거나
누군가와 사랑하는 과정이 나의 모습을 한없이 초라하게/예뻐 보이게 만든다거나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중립적으로 이야기하려 하지만, 이것 또한 ‘세상은 양면적이다.’라는 말에 찬성하는 의견일 수도 있다는 것까지도요. 🤨
당장의 이런 예시들만 봐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일들이 사실 보기 나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종종 가장 좋아하는 단어’에 대해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모순’을 이야기해요. 그 이유는 ‘모순’이라는 단어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러한 이유로 혼자서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제주도에서 구매했던 책이 있는데요, 바로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단어를 좋아해서 구입했지만 저에겐 책의 내용마저 은은하게 좋아 평생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었어요. 잔잔하게 흘러가는 내용 속에서 수많은 모순을 보여주는데, 아주 적은 내용을 이야기하겠지만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책 속 한 인물은 ‘강함보다 약함을 편애하고, 뚜렷한 것보다 희미한 것을 먼저 보며, 진한 향기보다 연한 향기를 선호하는, 세상의 모든 희미한 존재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강함과 약함, 뚜렷한 것과 희미한 것, 진함과 연함이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저 같은 경우 이 인물처럼 한 가지를 선택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세상.
그 속에서 님은 어떤 모순을 선택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지네요.
p.s.
여전히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책의 한 문장을 공유합니다.
“나는 나인 것이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발버둥 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문장이 어떻게 다가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