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이렇게 또 만나게 되어 기쁘네요. 😊

서부극은 할리우드에서 정말 오랫동안 사랑받는 장르입니다. 어찌나 많이 다루었는지 닳다 못해 반질반질 윤이 날 정도이죠. 황량한 배경과 모래 바람, 총잡이들의 결투와 말을 타고 달리는 추격씬은 서부극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입니다. 

지금도 서부극은 많은 감독들에게 매력적인 소재인가 봅니다. 흔한 클리셰로 가득한 장르에 자신만의 개성을 더해 서부극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굴한 작품들이 여기 있습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2012)
서부극은 전통적으로 백인 남성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인 "장고"도 백인 배우가 장고 역할을 연기했죠. 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는 제이미 폭스를 전면에 내세워 서부극 비틀기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농장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이내 붙잡히고만 장고(제이미 폭스 분). 그의 주인은 그런 장고와 그의 아내 브룸힐다(케리 워싱턴 분)를 노예 시장에 헐값으로 팔아버립니다. 각각 따로요. 그렇게 팔려가던 장고를 현상금 사냥꾼 킹 슐츠(크리스토프 발츠 분)가 찾아오고, 그의 도움으로 자유인이 된 장고는 킹 슐츠의 도움으로 현상금 사냥꾼 일을 하며 아내를 찾습니다. 꿈에 그리던 아내가 칼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농장에 있다는 걸 알게 된 장고. 과연 그가 악당을 무찌르고 사랑하는 아내를 구해낼 수 있을까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여느 영화와 같이 끝내주는 OST를 자랑합니다. Django나 Freedom 같은 음악부터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게 없네요. 영화에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도 깜짝 출연한답니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러닝타임 : 2시간 45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until June 18th)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원래의 제목보다 "놈놈놈"이라는 줄임말이 더 유명한 영화이죠. 만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부극이라니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명 "만주 웨스턴"이라 불리는 한국형 서부극은 6, 70년대 한국 영화에서 제법 유행했던 장르라고 합니다. 

각각 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와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배우인 정우성과 이병헌, 송강호가 각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나와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야기 자체보다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주된 감상 포인트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기 쉽지 않은 말 타면서 총 쏘는 추격씬도 인상적이고요. 음악 감독 달파란의 OST 중 하나인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리메이크도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삽입곡으로 쓰이곤 해서 종종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감독 : 김지운
러닝타임 : 2시간 19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웨스트월드 (2016)
서부극과 인공지능. 참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소재이죠? 그런데 이 동떨어져 보이는 소재 둘을 기막히게 버무려낸 드라마가 있습니다. 조너선 놀런과 리사 조이 부부가 각본을, 떡밥의 제왕 J. J. 에이브럼스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 같지만 제가 말해버리면 재미가 반감되니까요, 서부극이 배경인 인공지능 SF물이 어떻게 가능한지 드라마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HBO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이 본 첫 시즌으로 선정되었고 "왕좌의 게임"을 이을 HBO의 간판 드라마로 손꼽혔다고 합니다. 왓챠에서 시즌3까지 서비스 중입니다. 전 시즌1까지만 보고 아껴두고 있어요.

드라마의 오프닝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에피소드를 거듭해가면서 오프닝 영상이 담고 있는 이미지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죠. "왕좌의 게임"의 오프닝 음악을 작곡한 라민 자와디가 "웨스트월드"의 음악도 맡았습니다. 

감독 : 조너선 놀런, 리사 조이
러닝타임 : 시즌 1, 에피소드 10개
Stream on Watcha
함께하면 좋을 음악
황야의 무법자 메인 테마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Main Theme by Ennio Morricone 

우리가 서부극 하면 떠올리는 그 멜로디, "빠라바라밤, 빰- 빰- 빰- "하는 그 피리 소리의 작곡가는 작년에 타계한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입니다. 그의 음악은 풍부한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서정적이고 웅장한 음악이 특징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영화 "미션"의 주제가인 "넬라 판타지아"를 합창곡으로 쓰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영화 "황야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의 메인 테마를 빼고 서부극을 이야기하는 건 앙꼬 없는 찐빵을 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곳에서 연주되었지만 이번에는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연주 영상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실제 멜로디를 어느 악기로 연주하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저는 그 멜로디가 리코더 소리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메조소프라노 투바 세밍센의 휘파람 소리도 경쾌하고요, 무대에 설치된 행맨 인형도 라이브 무대에 소소한 재미를 더합니다.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서부극. 하지만 여기에서 다시금 풍부한 이야기를 자아내는 감독의 상상력과 연출력에 기분 좋게 놀라게 됩니다. 익숙한 소재의 유쾌한 변신은 언제 만나도 즐거워요.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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