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지내고,

13살 딸이 저한테 질문지를 내밀었어요.

"엄마, 이거 미리 준비했어."


우리는 제1회 모녀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주제 :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쓴다

AI시대의 모녀 드림보드 워크샵


홍대 코워킹 숙소를 잡고, 딱 둘이서 10시간을 이야기했어요.

스토리에 올렸더니 DM이 쏟아졌어요.

"어떤 이야기 나눴어요?"

"어떻게 하면 저도 아이랑 저런 대화 할 수 있어요?"


오늘은 그 질문에 답해볼게요.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


혜린이가 미리 질문을 만들어서 저한테 줬어요.

평소에 조금씩 이야기해오던 주제들이었는데,

이번엔 시간을 내서 제대로 풀어봤어요.


AI가 바꿀 미래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혜린이 나이에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앞으로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어떤 능력이 중요해질지.

저도 진지하게 생각을 나눴어요.


유튜브 시작 이야기도 했어요.

혜린이가 유튜브를 다시 하고 싶어하거든요.

컨셉은 뭐로 할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왜 하고 싶은지.

제가 일방적으로 조언하는 게 아니라 혜린이 생각을 먼저 들었어요.


전교회장으로서의 태도도 이야기했어요.

회장이 된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발견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화 시키는지

리더십이 뭔지.


그리고 혜린이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서도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지금 뭐가 재미있는지, 뭐가 두려운지.

13살이 이런 질문을 스스로 꺼낼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저도 놀라웠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따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순간도 있었어요.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위해서요.

엄마도 준비가 필요하더라고요.


근데 솔직히, 특별한 대화가 아니었어요.

거창해 보이지만 이건 우리 둘 다 관심 있는 이야기들이었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있어요.

아이와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서, 수준 높은 이야기를 꺼내요.

진로, 공부, 미래 계획.

근데 아이는 그 주제에 아무 관심이 없어요.

관심 없는 이야기는 대화가 아니라 수업이에요.

아이 입장에서는 그냥 잔소리고요.


또 하나. 공부해, 숙제해, 왜 그랬어가 일상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진지하게 이야기해볼까?" 하면 아이가 마음을 열까요?


대화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요.

저도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럼 어떻게 시작할까요?

두 가지예요.


첫 번째, 감정을 쌓으세요.

아이가 엄마와의 시간을 좋은 감정으로 기억해야 또 이야기하고 싶어져요.

좋아하는 친구를 자꾸 만나고 싶은 것처럼요.

엄마도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해요.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돼요.

하루에 딱 10분, 아이가 이야기를 꺼내면 하던 일 멈추고 들어주는 시간을 만드세요.


판단하지 말고, 조언하지 말고, 그냥 들으세요.

처음엔 어색해도 괜찮아요.

그 10분이 쌓이면 아이는 엄마한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해요.


두 번째, 환경을 바꾸세요.

집 안에서는 대화가 잘 안 돼요.

할 일이 눈에 보이고, 잔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공간이니까요.

제가 굳이 홍대까지 간 이유가 있어요.

집에 있으면 저도 일, 살림, 해야 할 것들이 눈에 밟혀요.

근데 그 공간을 벗어나니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상태가 됐고,

그래서 오롯이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꼭 1박 2일일 필요는 없어요. 카페도 좋고, 산책도 좋아요.

"우리 이야기 좀 하자"는 말 한마디보다 그냥 공간을 바꾸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환경도 감정도 중요한데, 그 전에 필요한 게 있어요.

엄마 자신의 가치관이에요.

아이의 어떤 질문에도 한결같이 대답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

저는 혜린이에게 늘 한결같이 말해요.

공부보다 경험을 쌓자고. 세상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쿨한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