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5.13 | 461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로스앤젤레스에 나와있는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이번 주에는 테크 기업들의 비전 발표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반도체 업체 인텔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플랫폼인 구글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각각 행사를 열었는데요. 두 이벤트를 관통하는 것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솔루션입니다. 구글은 하드웨어로, 인텔은 소프트웨어로 발걸음을 크게 내디뎠어요. 사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인텔은 하드웨어 업체인데요.

 

댈러스에서 만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말을 했어요.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하게 해주는 ‘아교’와 같은 존재예요." 인텔의 반도체 위에 소프트웨어를 올려서 하나의 거대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는 메시지였어요. 오늘날은 바야흐로 솔루션의 시대. 테크 기업들 왜 그토록 솔루션을 중시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솔루션을 만드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오늘의 에디션 

  1. 인텔 SW는 지구적 반도체의 '풀'
  2. 구글 HW는 지구적 검색의 확장

  3. 메타 HW는 지구적 사교클럽의 시작
  4. 한줄 브리핑

    인텔 "HW+SW=솔루션"

    댈러스에서 열린 인텔의 '비전 2022'는 인텔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할지 알려주고, 새로운 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인데요. 개인적으로는 키노트 스피치도 듣고, 별도 간담회에도 참석하고, 아주 짧게나마 겔싱어 CEO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한번 이걸 대화체로 재구성 해보겠습니다.

     

    "더 많은 SaaS를 인수"

     

    😃 안녕하세요! 올해 인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 인텔은 소프트웨어 최우선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을 인수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네요.

     

    🤫 소프트웨어가 뭐 길래 반도체 업체가 그렇게 투자를 하는 것인가요.

    🧓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선 소비자들이 반도체에 소프트웨어를 접목한 솔루션을 원해요. 단순히 하드웨어만 제공한다면 고객들이 외면을 할 거예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형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많은 기능들을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에요.

     

    📘 용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는 소프트웨어와 관련 데이터를 중앙에 호스팅하고 이용자는 웹 브라우저 등 클라이언트를 통해 접속하는 형태의 소프트웨어 전달 모델이에요. 일회성 설치나 구입이 아닌 구독을 통해 구입하는 소프트웨어를 생각하시면 좋아요.

     

    🤔 그래도 반도체 기업인데...

    🧓 잘 보세요. 오늘날 변화는 지금껏 인생에서 가장 빠른 것이겠지만, 남은 인생과 비교할 때는 가장 느릴 거예요. 앞으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거고요. 우리는 디지털 르네상스의 한복판에 서 있죠. 소프트웨어는 바로 그 중심에 있어요.

     

     

    인텔의 실전사례1

     

    인텔이 선보인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프로젝트 엔드게임'이었어요. 인텔의 라자 코두리 수석부사장이 에픽게임즈의 '매트릭스 어웨큰스 시티'라는 PC 게임을 일반 노트북으로 구동시켰는데요. 근데, 이 게임이 뭐냐고요? 실제 도시를 4K 해상도로 구현한 메타버스 게임이에요. 당연히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요구하다보니, 처음부터 화면 끊김 현상이 발생하더라고요. 하지만 코두리 수석 부사장이 '버튼'을 누르자, 마법처럼 캐릭터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이처럼 저사양 PC에서도 고해상도를 요구하는 게임이 작동되는 이유는 그 뒷면에 슈퍼컴퓨터가 있어서예요. 코두리 수석부사장은 "클라우드로 연결돼 있어 메타버스를 활성화시키는데 특별히 계정이나 설치가 필요 없다"고 강조를 했는데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베타테스트를 거쳐 1~2년 내에는 실제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만약 인텔이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면?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만들어 노트북 회사에 팔았을 텐데요. 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사고를 했기 때문에, 하드웨어가 아닌 '프로젝트 엔드게임'이라는 불편함이 없는 솔루션을 공급하려고 하는 것이에요. 아직은 먼 미래로 보이지만 인텔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제타플롭스 규모의 슈퍼 컴퓨팅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해요.

     

    📘 용어: 플롭스는 컴퓨터가 1초간 행할 수 있는 부동소수점 연산인데요. 제타플롭스는 10의 21승인 10해번의 연산을 가리켜요. 단위는 메가→기가→테라→페타→엑사→제타→요타로 커져요.

    인텔의 프로젝트 엔드게임

    인텔의 실전사례2

     

    인텔의 그렉 라벤더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연사로 나온 세션에서도 같은 메시지가 울려 퍼졌어요. 라벤더 CTO는 "미래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결합이 일어날 것"이라며 "바로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최우선 전략을 추구한다"고 했어요. 또 시장 창출, 시장 차별화, 시장 접근 기술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를 위해 2018년에 처음으로 OpenVINO라는 개발자용 툴킷을 배포했는데요. 인텔의 각종 반도체를 기반으로 딥 러닝의 추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또 현장에서 BeeKeeper AI라는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어요. 특히 솔루션은 의료용 목적으로 각종 머신 러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요.

     

    의료 AI 구축 속도를 현재 대비 30~40%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해요. 현재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와 손잡고 실험을 하고 있고요. 현재 55개 기관과 손잡고 개방형 연합학습(OpenFL)을 활용해 개별 의료기관이 추론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원하고 있대요. 종양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 역량은 33%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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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인텔이 반도체를 넘어서 소프트웨어 시장을 진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소비자(기업)들이 보다 완벽한 솔루션을 원해서 일거예요. 단순히 반도체만 제공하는 것이라 인텔의 소프트웨어까지 같이 주다보면, 인텔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지겠죠?

     

    구글 HW "지구 검색을 위한 조건"

    새 검색 기능 '장면 탐색'

    구글은 어제 마운틴뷰 야외 공연장에서 개발자를 위한 연례행사인 '구글 I/O 2022'을 열고 엄청나게 무수히 많은 소프트웨어들을 선보였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신제품, 새로운 서비스, 업데이트를 포함하면 100가지는 될 것이라고 하네요.

     

    지구적 검색 기능

     

    구글은 지구적인 검색 업체이고 그 중심은 단연 검색이죠. 그동안 텍스트→음성→이미지로 검색 영역을 확장해 왔는데 올 들어 이들을 만능 검색으로 묶어내는 모습이었어요. 대표적인 것만 살펴보면 아래와 같아요.

     

    • 장면 탐색(scene exploration): 사물을 검색하게 해줘요
    • 내 근처(near me): 내 주변 상품을 먼저 찾아주고요
    • 헤이 구글 없는 구글 어시스턴트: 눈빛만으로 작동됩니다.
    • 람다2(LaMDA2): 만능 인공지능 챗봇처럼 업데이트 된 인공지능

     

    카메라만 켜세요

     

    프라바카르 라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서, 캔디 상점 선반에 진열된 상품들을 비춰봤어요. 그랬더니 상품 정보가 잇따라 등장하네요. 이번에는 입력창에 '다크 초콜릿으로 만들었는데, 땅콩은 없는 사탕'이라고 입력을 하고 다시 상품을 비췄어요. 한데 바로 내가 원하는 해당 제품만 스마트폰에 네모 모양으로 표기돼 나타났어요. 바로 장면 탐색(scene exploration) 기능이었어요.

     

    검색 미래의 모습

     

    대화형 인공지능 람다2는 텍스트 검색의 미래형에 가까웠어요. 람다1은 '명왕성에 내가 방문하면 어떤 걸 볼 수 있는지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거대한 협곡들, 얼음들, 크레이터들을 볼 수 있어'라고 단문으로 답변하는데, 람다2는 장문으로 답변을 해요. 만능 인공지능 챗봇처럼 모든 주제를 다루며, 다음 질문을 유추해 미리 객관식 형태로 질문을 제시!

     

    예를 들어 '개는 왜 공을 던지면 물려고 달려들까'라고 입력을 하면 '인간보다 냄새를 잘 맡아서 그래'라고 답변을 한 뒤 궁금해 할 법한 질문들을 객관식으로 제시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질문을 유도하더라고요. 이날 구글은 '우쿨렐레를 배우는 방법'을 실제 사례로 소개했는데 마치 고도화된 인공지능 챗봇이 안내를 하듯 것 같은 인상을...

     

    지금껏 구글 검색이 사용자가 검색을 하면 해당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아웃링크(Outlink)' 방식이었는데, 향후에는 포털로 연결되는 '인링크(Inlink)’를 병행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식이 어디에 있든지 구별 없이 이를 연결을 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면서 "언제 어디서든 전 세계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어요.

     

    구글이 만든 스마트 워치

     

    한데, 이날 구글은 엄청나게 많은 하드웨어 신제품을 동시에 선보였어요. 스마트폰 픽셀6a·픽셀7·픽셀7프로, 이어폰인 픽셀 버즈 프로를 발표했고요. 내년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다시 내놓는다고 했어요.

     

    특히 주목을 끌었던 것은 처음 내놓은 스마트 워치인 픽셀워치였어요. 지난해 구글 I/O에서는 삼성의 타이젠과 구글의 웨어OS를 통합하겠다고 한 바 있었는데요. 이를 넘어 직접 하드웨어 제품까지 만든 것이에요.

     

    구글의 픽셀워치는 사실 다른 회사 제품들과 크게 차이점은 없어요. 웨어OS가 탑재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지도, 구글 지갑 등도 모두 쓸 수 있고요. 또 2019년 인수한 스마트워치 회사 핏빗이 제공한 피트니스 기능, 이용자 활동 추적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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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이처럼 하드웨어에 집중하려는 까닭은 바로 솔루션 때문이에요. 앞서 말씀 드린대로 구글은 지구적 검색 업체인데, 사용자수가 늘어날수록 광고수익이 급증하겠죠?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이용하게 하려면 그만큼 하드웨어가 있어야하고, 이러다 보니 삼성과 협업도 하고 자체 하드웨어를 내놓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각종 하드웨어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을 사용하는 월간활성사용자수가 올해 30억명으로 작년 초 10억명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고 해요.

    메타 HW "만년 2위를 끝내겠다"

    하드웨어 전략에 집중하려는 회사는 또 있습니다. 바로 메타버스를 꿈꾸는 메타(옛 페이스북)인데요. 메타는 전 지구적인 사교 클럽이라고 할 만해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사용자수가 50억명이 된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메타의 고민은 '서드 파티'라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도 스마트폰 OS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양분하다보니, 이들의 전략에 따라 메타의 대응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죠. 실제로 애플이 보안을 강화하면서 데이터를 제대로 안주다보니 매출액이 감소하기도 했고요. 메타는 그래서 항상 스마트폰 그 다음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공략하기로 한 것이 바로 메타버스였어요. 메타는 크게 두가지 전략을 취했는데요.

     

    메타버스 헤드셋을 직접 만들자! 아니면 인수라도. 2014년 오큘러스를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 이유예요.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상현실 증강현실 헤드셋 출하량은 약 1120만개인데요. 이 가운데 오큘러스 퀘스트2가 78%를 차지했어요. 또 오큘러스 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앱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요. 이런 전략을 갖고 움직인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가 여러분이 잠든 사이 고급 VR 헤드셋인 '프로젝트 캠브리아'의 데모 영상을 올렸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가상현실이라고 한다면 캠브리아는 혼합현실이었어요. 뭔 차이냐고요? 퀘스트2를 쓰면 세상이 온통 컴퓨터 화면인데, 캠브리아를 착용하면 안경을 쓴 것처럼 우선 현실이 보이고, 가상 이미지를 함께 볼 수 있는 방식이에요. 마크 저커버그는 영상을 통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향해 몸짓을 하고 현실 세계에 가상 세계를 덧대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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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의 미래가 증강현실(AR)일지 가상현실(VR)일지 알 수 없으니 모두 다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메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캠브리아 앱을 개발 할 수 있는 개발키트를 다음주에 다시 선보일 것이라고 했어요. 아직 캠브리아 기기(AR)에서 쓸 앱들이 없지만, 짧게는 1~2년 내에는 생태계가 구축이 될 것 같아요.

    한줄 브리핑 📢
    • 미국판 마켓컬리 인스타카트가 기업공개를 신청했어요. 미국 주식시장이 최악의 상황이라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 또다른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일시적으로 페깅이 깨지면서 0.9511 센트를 기록. 시장의 공포를 키웠지만 현재는 1달러 수준으로 돌아갔어요.  
    • 205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스타트업 투자를 절반 이상 줄인다고 밝혔어요

    오늘은 인텔, 구글, 메타의 솔루션 전략을 최근 나온 소식 중심으로 알려드렸는데요. 갈수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구분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하나로 통합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인텔은 반도체를 팔아야지만 매출이 극대화 되는데, 반도체를 많이 팔기 위해서는 많은 개발자들이 그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제공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인 것이죠.

     

    구글 역시 더 많은 검색 광고 유입을 위해서는 더더 많은 하드웨어가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이를 위해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디즈니랜드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 있다고 합니다. "서비스란 100점 아니면 0점 밖에 없으며 1점이라도 마이너스가 있으면 그것은 0점이다." 오늘날 수많은 지구적 테크 기업들이 보다 큰 고객 만족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떠나 솔루션을 만들려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럼 전 다음 주에 다시 인사를 드릴게요.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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