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스타그램 키즈 중단, 2. 틱톡의 근황과 우려, 3. 나이키의 물류 차질
2021년 9월 28일 화요일

오늘은 인스타그램이 키즈 버전의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고요. 이어서 이제 10억 명이 활발히 사용하는 플랫폼이 된 틱톡의 근황과 우려, 그리고 나이키를 긴장시키는 물류 대란의 이유를 짚어볼게요.
[빅테크] #페이스북 #내부자료
1. 인스타그램 키즈 버전 개발 중단
페이스북이 론칭을 예고했던 인스타그램의 만 13세 이하 키즈 버전의 개발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어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연재 중인 탐사 보도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여성 청소년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내부 자료가 공개된 이후 나온 발표인데요. '일단 중단'하는 것이지 계획을 폐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인스타그램의 키즈 버전은 아이들에게 괜찮을까요?
계획 폐기가 아닌 일단 중단
최근 마크 저커버그만큼이나 주목을 받아온 인스타그램의 CEO인 애덤 모세리(Adam Mosseri)는 "청소년기 이전의 아이들을 위한 인스타그램의 안전한 버전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와 연구자들 그리고 안전 관련 전문가들과 더 많은 논의를 하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를 고려하고자 한다"라고 전했어요. 페이스북이 향후에 인스타그램 키즈 버전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요. 큰 수익을 안겨줄 스핀오프(spin-off) 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사실 만 13세 이하 아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꽤 높아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의 30%는 이미 틱톡을 사용하고, 스냅챗과 인스타그램도 각각 22%와 11%씩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유튜브는 유튜브 키즈가 있고, 틱톡도 어린이 버전이 별도로 있죠.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어요. 미국에서는 부모의 동의 없이 만 13세 이하 아이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유튜브는 더 많은 콘텐츠를 보도록 유도하는 팝업을 제한하는 조처를 하기도 했고요.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았어요. 유튜브는 데이터 수집을 멈추지 않아 제재를 받고 벌금을 물기도 했어요. 틱톡도 마찬가지이고요)

유튜브랑 틱톡도 있는데 왜?
현재 인스타그램은 만 13세 이하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들 연령의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페이스북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특별한 제재를 해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수요를 확인함에 따라 인스타그램 키즈를 출시할 이유가 더욱 커진 것이기도 하죠. 광고가 없는, 부모의 통제가 가능한 각종 툴을 제공하며 안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지만, 소식이 알려진 이후 어린 아이들에게 끼칠 위험이 크다며 반대 여론은 계속 커져 왔어요.

인스타그램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신체와 일상 전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이런 전시의 특징은 나와 다른 이들을 계속 비교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자라나는 아이들(특히 여성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내부 연구 결과를 페이스북이 명확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진 것인데요. 이런 위험에 아이들을 노출시킬 수 없다는 비판이 이제는 더 커졌어요.

'페이스북 파일'의 여파
이 자료는 월스트리트저널이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진행한 탐사 보도인 '페이스북 파일'을 통해 알려졌는데요.* 이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페이스북은 기존의 논리인 "이미 아이들이 우회해서 인스타그램을 쓰는 상황이니, (인스타그램을 쓰게 하느니) 안전한 어린이용 버전을 만들어 사용하게 하자"를 바로 밀고 나갔을 가능성이 커요. 애덤 모세리는 여전히 "페이스북은 키즈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라고 했고요. 하지만 빅테크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커지는 와중에 가장 큰 타겟이 되어가는 페이스북은 이제는 전보다 더 여론을 기민하게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개발을 일단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 방대한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이 기획은 현재 5편까지 나왔고, 인스타그램의 위험성을 다룬 이야기는 2편에서 다루어졌어요. 이번 시리즈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규제 움직임 속에서 페이스북을 빅테크 중 가장 큰 타겟으로 만들고 있어요.

어쨌든 의미가 있는 결과 
인스타그램이 끼치는 영향은 대부분의 청소년에겐 통제가 가능하며 일부 도움이 되는 순기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내부 자료에는 기록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탐사 보도는 인스타그램이 가진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에게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결국 향후에 페이스북이 제재를 받지 않고 플랫폼을 개발해 출시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신중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고, 더 효과적인 안전장치를 약속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어요. 물론 페이스북이 다시 개발을 진행할 때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 왜 꼭 키즈 버전을 내겠다는 걸까?
월스트리트저널이 ‘페이스북 파일’ 2화에서 인용한 페이스북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40%는 22세이거나 그보다 어려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매일 2200만 명의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하고 있다는 결과가 있어요. 반면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는 청소년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줄어왔고, 현재 그 숫자는 500만 명에 불과해요.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페이스북에서 사용하는 시간보다 50%나 높다고 하고요.

페이스북의 내부 연구 결과는 인스타그램이 현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지속 성장하는 길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었는데요.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이죠. 또, 더 어린 층의 사용자 확대는 틱톡과 유튜브 그리고 스냅챗 등과의 미래 경쟁에서도 앞서가기 위해 필수적이에요.
[소셜미디어] #MAU10억명 #알고리듬
2. 틱톡의 근황과 우려
틱톡은 이번 주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억 명을 넘겼다고 발표했어요.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의하면 인스타그램이 8년이 걸려 해낸 일을 2017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해낸 것인데요.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소셜미디어의 판을 바꾼 이들의 큰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시 플랫폼의 문제도 노출되고 있어요.

성장 기세는 멈추지 않고 있어요.
크리에이터 경제의 메이저 
틱톡 역시 팬데믹으로 인해 성장이 더 푸시가 되었지만, 그 페이스는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편이에요. 작년 7월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45% 증가한 것이고요. 그 사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이 모두 틱톡과 비슷한 기능을 플랫폼에 카피했죠. 틱톡은 틱톡만의 거대한 소셜미디어 세계를 계속 키워가고 있고, 명실상부 메이저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했어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양산됐고, 이들이 수익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앞서 마련되었어요. 이제는 더 긴 시간의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해 크리에이터들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고요.

작년의 틱톡 인수 논의는 무기한 연기
미국 기업에 인수된다던 작년 소식은 올해 2월부로 쏙 들어갔어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에 미중 무역 전쟁이 한창 심화한 가운데, 데이터 보안을 문제로 미국 내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앱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행정 명령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했죠. 그래서 처음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 협상을 거치다 결렬되었고, 이후 오라클과 월마트 등이 함께 틱톡을 인수하는 안이 진행되었지만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 들어 그 계획은 결국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에요.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제기되었던 중국 기업들의 국가 안보 위협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고,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실하지 않아요. 한 가지 확실하게 예상되는건 작년의 틱톡 인수 드라마로 인해 만들어진 오라클과 월마트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하는 거래 구도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거에요. 당분간 틱톡의 운영 주체가 바뀔 일은 없는 것이죠.

페이스북이 받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틱톡의 알고리듬이 어떻게 만 13~15세의 어린 사용자를 마약 및 성적으로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게 하는지 직접 해당 나이로 등록한 자동화된 봇(bot) 계정 12개를 운영하는 탐사 취재도 진행했는데요. 틱톡 알고리듬의 중독성 그리고 위험성을 파헤쳤어요. 이들과 인터뷰를 한 유튜브의 알고리듬 작업에 참여한 전 엔지니어는 틱톡의 알고리듬이 유튜브의 소위 토끼굴(rabbit hole)에 빨려 들어가게 하는 알고리듬과 유사하지만, 더 중독성이 있다고도 했고요.

틱톡은 유해 콘텐츠를 단속하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하고 있고, 관련 알고리듬을 다듬고 있다고 하지만 앱의 성장세에 맞춰 콘텐츠를 단속하기 버거운 상황이라고 해요. 틱톡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때 내놓지 않으면 페이스북 못지않은 주목을 받게 될 수도 있어요. 빠르게 큰 성장을 이어왔지만, 그만큼 빠르게 문제가 생기고 드러나고 있기도 한 것이죠. 이들은 어떤 대응을 할지도 이제 지켜봐야 합니다.
☕️ 틱톡이 지우는 영상의 숫자
틱톡이 2020년 하반기에 삭제한 영상의 갯수만 해도 8900만 개라고 해요. 위에서 언급한 대로 2020년 7월과 비교해 사용자의 숫자는 지난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45%나 증가했는데요. 단속하고 지워야 할 영상의 숫자가 많아짐에 따라 뷰 수가 높지 않은 영상에 대한 검사는 많은 부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의 취재에 응한 틱톡의 전 임원들이 답했어요. 틱톡은 10억 명이라는 마일스톤을 빨리 더 무겁게 받아들어야 해요.
[리테일] #공급망적체 #운송차질
3. 나이키로 주목받은 물류 문제
나이키가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의 1년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발표를 했어요.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과 D2C 전략을 앞당기며 앞서 나가던 나이키였는데요. 다시 한번 팬데믹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는 물론 나이키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고요.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의 지표가 되는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20주 연속 상승했어요. 이런 상승이 경기 흐름을 크게 타는 해운사들에도 중장기적으로 좋은 소식만은 아니에요.
무엇이 문제인가?
나이키는 전체 신발 생산의 약 50%를 베트남의 공장에서 하고 있어요. 하지만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며 강도 높은 락다운이 이어지게 되었고, 지난 7월부터 베트남의 공장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에요. 현재까지 베트남에서 계획 대비 10주 치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요. 베트남에서 신발을 생산하는 공장 중 80%가 문을 닫았고, 의류 생산 공장은 50%가 문을 닫았다고 밝혔어요팬데믹 직후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큰 성장을 이어온 나이키에게 다시 한번 위기의 전조가 찾아온 것이죠.

나이키만의 문제가 아니고
하지만 이번 문제가 나이키에게만 문제인 건 아니에요. 최근 지속해서 몬스터 실적을 내는 룰루레몬도 의류 생산의 1/3 이상을 베트남에서 하고 있는데, 공장 셧다운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아디다스와 퓨마 등을 포함해 많은 의류 리테일 기업들은 이제 생산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캄보디아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베트남에 큰 비중을 둔 나이키와 룰루레몬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에요. 수요는 높지만, 공급을 하지 못해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에요.
* 나이키의 경우엔 이들 3개 국가의 생산 비중이 신발은 76%, 의류는 88%에 이르러요. 나머지는 비중은 중국이 차지하고요.

아시아와 미국으로 이어지는 의류를 비롯한 각종 물품의 공급망 적체가 다른 국가의 공급망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하지만 같은 영향을 받는 다른 리테일 기업들도 곧 나이키와 유사한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요. 베트남이 곧 락다운을 단계적으로 풀어갈 것이라고 하지만, 생산 능력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요.

엎친 데 덮친 상황
현재 미국 수입 물품의 25% 이상을 책임지는 서부의 LA와 롱비치 항에는 수만 개의 컨테이너가 묶여 있는 상황이고, 60여 척이 넘는 선박이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이에요. 대기 시간은 최장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각 항구의 운영 캐파는 60~70%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하역부터 내륙 운송으로 이어지는 물류 체인 전체가 막힌 상황이 되었죠.

나이키는 현재 아시아의 공장에서 북미로 물품을 나르는 데 80일이 걸린다고 해요. 팬데믹 이전보다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에요. 컨테이너를 비우고 채우고 다시 나르는 일이 양쪽에서 계속 지연되는 상황이 생기면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인데요. 이제 이 문제를 빨리 풀지 못하면 곧 다가올 연말 연휴 시즌을 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을 상황이 우려되고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요.

언제 풀릴 수 있을까?
적체 현상이 오래 이어지는 것은 결국 생산부터 운송까지의 공급 체인에 부담을 가중하게 되죠. 우선은 운영 캐파가 나오고 있지 않는 미국 서부 항구의 운영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예요. 그래야 지금 묶여 있는 배들을 움직여 컨테이너를 다시 나르고, 물류 차원의 적체를 끊는 계기를 만들 수 있죠. 항구뿐만 아니라 각 물류 창고와 내륙 운송까지 현재 휴일 없는 24시간 운영을 해야만 공급 체인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연말까지 각 리테일 업체들의 물류 차질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에요. 그리고 연쇄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물류 체인의 특성상 차질은 아시아와 미국 노선을 오가는 리테일 업체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팬데믹 이후 각 물류 체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특히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인데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 문제를 빨리 풀어야 공급 차질 문제가 더 번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 물류비용 상승의 영향
한편 미국에서 코스트코는 화장지와 생수 그리고 각종 세정 제품의 공급 부족으로 판매 수량도 다시금 제한하고 있어요. 역시나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 미국의 항구 운영으로 인해 이들의 공급망에도 적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요.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의 상승 등으로 높아진 물류비용은 각종 소비재의 가격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죠. 의류와 신발로 시작된 적체 현상이 다른 물품의 물류 상황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상황이에요.
오늘 커피팟은 어땠나요?
☕️  '샷 추가'해 보세요!
'샷 추가하기'는 커피팟의 유료 뉴스레터 구독제인데요. 아래 버튼 눌러 '샷 추가'하시면 커피팟의 모든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어요 🙌
무료 구독은 커피팟 채우기

☕️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1


더 받아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