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라이브러리_#작별 #이별 #성장
일상의 고단함 속에서도 독립영화가 주는 다채로운 재미와 의미, 💓인디즈큐 구독자 여러분들은 잘 알고 계시죠? 독립영화를 찾아헤매는 인디씨커👀를 위해, 인디즈가 87편의 독립영화를 1년동안 소개해드립니다💌 이번에 소개할 섹션은 인디즈 김소정 님의 [뜨거운 안녕]입니다. 1편의 장편영화와 4편의 단편영화가 담겨있어요. 해당 섹션은 10월 15일(일)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메일 하단의 링크를 통해 무료로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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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에서는 매해 독립영화의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영화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독립영화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작품을 보다 깊고 흥미롭게 만나보실 수 있도록, 인디즈가 전 작품 큐레이션의 배경을 함께 말해주었어요. 어떤 작품을 볼까 고민될 때에는 큐레이션 비하인드 스토리 먼저 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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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인사이드 큐레이션 ✉️ 17. 뜨거운 안녕
지난 겨울 묶었던 다섯 편의 영화를 다시 떠올려보니 쓸쓸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다. 쓸쓸하다는 감상은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져 버린 인물들을 목도했기 때문일 것이고 강인하다는 인상은 일종의 상실을 경험하고도 쉬이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는 서서히 쌀쌀해지고 한 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어떤 것들을 떠내보내고 있고 또 동시에 새로운 것들을 맞이한다. 그런 기로에 놓인 매일매일의 우리를 여기 영화들을 통해 돌아보고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함께 큐레이션을 했던 얼굴들을 떠올리며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제야 이 섹션을 보낸다. 망망대해에 누군가 건져 올려주길 바라며 떠내려 보내는 유리병처럼 이 영화들이 온라인상의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길 바라본다. 이미 우리는 많은 것들을 지나왔고 그것들이 우리를 통과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곳으로 한 걸음 나아가 있을 것이다.
인디즈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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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방랑자|감독 유최늘샘|다큐멘터리|103분|전체관람가
시놉시스
아시아, 아메리카, 아라비아, 아프리카. 세상의 끝을 향해 떠난 827일간의 모험! 2011년부터 2019년 팬데믹 직전까지, 길 위에서 만난 베네수엘라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안데스 음악가, 아라비아의 목동, 파타고니아의 마푸체 원주민, 킬리만자로의 마사이족과 수많은 지구별 사람들. 그 찬란한 기쁨과 슬픔을 전하는 로드무비! 영화 한 편 속에 담은 지구별 이야기.
Review
이 영화는 ‘유실’로부터 열린다. 일주를 영화로써 봉해둔 걸 강도에게 빼앗겼으나, 유최늘샘 감독은 잠시 앓은 후 앵글을 연다. 지구를 돌며 그가 대면한 사람들은 기쁨과 꿈과 생업과 본인을 조여오는 마음에 관해 알려주었다. 녹음된 고백을 들으며, 국경이 가를 수 없을 공통의 언어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 말이란 사랑과 도움. 어느 생도 독자적으로 살 수는 없다. 결국 마음도 통증도 함께 맞대야만 이 사회가 건강히 작동된다. 그러니 이웃과 친구의 유실에 경청해야 하는 중요성을 〈지구별 방랑자〉는 콕, 집어 가리킨다. 특히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나를 바꾸기를” 빌던 튼튼한 말이 오래 남았다. 살아가며 진 여럿의 ‘신세’를 알면서도, 친밀해진 탓에 당연시 여기는 때가 있다. 이 영화는 질문자의 시야를 많이 들여오고 있다. 그렇기에 관객은 답변하는 이의 머뭇대거나 쾌활한 입에 주목하게 된다. 그건 내가 더 살폈어야 했던 안부와 소식 몇 꼭지를 생각나게 했다. 〈지구별 방랑자〉는 이 지구에서 방랑하려면, 타자의 방랑 역시 살뜰히 살펴야 한다고 거듭 선언한다. [인디즈 김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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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포워드|감독 김나연|극영화|18분|전체관람가
시놉시스
이민을 꿈꾸는 시연은 해외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유학 준비를 하던 시연은 친할아버지 영범이 돌아가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임종을 지키고 떠나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영범을 돌보는 엄마 미숙과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사는 고모 현정을 보며 시연은 한국을 떠나는 것을 고민한다.
Review
유학길을 떠나기 위해 출국을 앞둔 시연,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학기 시작을 초조해하면서도 차마 비행기표를 끊을 수가 없다. 할아버지가 곧 세상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연이 떠나면 외로워 할 엄마 때문에 시연의 죄책감은 더욱 가중된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고 시연을 흔드는 엄마의 말과 하루라도 빨리 가서 적응해야 한다는 고모의 말 사이에서 시연은 갈등한다. 결국 시연은 잘 다녀오겠다며 자신을 옭아매던 죄책감과 의무감을 우선은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그렇지만 아마도 유학생활 내내 시연의 어깨에는 가족이라는 짐이 매달려 있을 것이다. 가족에 대한 의무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욕망 사이에서 매번 주저하게 되는 K-장녀들의 선택을 응원하게 되는 영화다. [인디즈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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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감독 김기현|극영화|29분|12세이상관람가
시놉시스
남들보다 크단 이유로 물이 넘칠까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도 힘든 다움에게 바다에 가자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마냥 신날 수가 없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관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다움에게 이 여행은 갈 수 있다, 없다 선택이 아닌 꼭 가야 할 일로 여겨진다. 결국 바다로 가는 다움. 늘 넘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선을 넘는 친구들로 인해 출렁이게 된 다움은 욱하는 마음으로 바다로 뛰어 들어가게 되는데- 다움은 그 곳에서 넘치지 않는 수평선을 마주한다.
Review 자기 몸이 남들의 기준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고등학생 다움은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일 앞에서 매번 고민한다. 다움은 “다 함께” 여행을 가자는 학원 아이들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 없다. 다움은 여행을 앞두고 몸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신경이 쓰인다. 누가 세웠는지 모를 ‘기준’은 기준 바깥에 놓인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기준안에 편히 소속된 사람들은 절대 알지 못하는 답답함을 경험하곤 한다. 〈바바리〉는 기준안에 속하고 싶은 이가 감각하는 지옥도의 모습을 관객에게 체험시킨다. 하지만 〈바바리〉의 미덕은 숨을 막는 공동체의 충실한 재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속하기를 요구하는 공동체 바깥의 세상이 분명히 존재함을 다움에게 알려준다는 점에 있다. 다움을 포근한 물의 이미지로 감싸는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 [인디즈 김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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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의모든 것|감독 양승욱|극영화|29분|전체관람가
시놉시스
사촌언니 진주가 운영하는 현수막 제작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민영. 사회초년생인 그녀는 모든 일에 실수투성이다. 민영은 전날 잘못 보낸 현수막을 다시 수정해서 보내기 위해 급하게 출근하지만 사무실 열쇠를 집에 놓고와 문을 열지 못한다. 결국, 사무실 건너편 열쇠집의 수리공인 대녕을 불러 문을 연다.
Review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눙치기에는 사회는 느린 발걸음을 일일이 기다려주지 않고, 달라진 방법들을 차근히 일러주지 않는다. 〈열쇠의모든 것〉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느린 두 인물을 조명한다. 나이 든 열쇠공 대녕과 사회 초년생 민영은 급격하게 변화한 주변의 속도에 뒤쳐진 인물들이다. 차이점이라면, 대녕은 도어락이 대세인 시대에 열쇠만을 고집하는 뚝심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고, 민영은 아직 요령도 기술도 부족한 사회 초년생이라는 것이다. 두 인물은 서로에게 잠시나마 기대어 변화한 세상의 보폭에 발을 맞출 사이를 가진다. 오랜 시간 진득하게 앉아 고민하는 대녕을 민영은 가만히 기다려주고, 대녕은 민영이 잘못 넣은 주문을 괜찮다 다독인다. 영화가 끝나고 민영은 열쇠가 아닌 도어락에, 대녕은 다른 어딘가에 있겠지만, 그것은 갈라섬이 아닌 그들이 속한 세상과 보폭을 맞추는 행위일 것이다. 그들이 함께 한 사이는 박차에 여념없는 사회에서 유의미한 쉼표로 기억될 것이다. [인디즈 임다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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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감독 이주승|극영화|23분|15세이상관람가
시놉시스
무명 배우인 은구는 거듭된 실패 끝에 바다에 가서 자신이 꿈꾸던 멋진 죽음을 맞이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바다에 가던 길에 모든게 제멋대로인 고향친구의 누나를 만나며 모든 것이 엉키기 시작한다. 많은 한국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주목받은 배우 이주승이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직접 연출하고 연기했다.
Review
인생을 살다 보면 한 번쯤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인생이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꿈도 연애도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은구(이주승)는 마지막으로 죽음을 계획하기로 마음먹는다. 죽음만은 완벽히 계획대로 하고 싶은 은구는 바다를 배경으로 죽음을 맞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휴게소에서 우연히 옛 친구 명준의 누나인 명희(이상희)를 만나게 되고, 은구의 차에 막무가내로 탑승한다. 은구는 계획대로 멋진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배우 이주승이 직접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일종의 로드무비다. 〈돛대〉는 돛은 없고 돛대만 있는 배처럼 항해한다. 흔들리고, 방향을 알 수 없으며, 멀미에 괴로워 모조리 게워낸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이 거기에 있듯, 인생 또한 그러하다.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를 마침내 마주한 은구의 표정이 잊고 있던 것들을 일깨운다. [인디즈 안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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