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낸스·FTX, 청산 위기 처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잇단 지원...이유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와 바이낸스가 위기에 처한 탈중앙화 금융(이하 디파이)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블록파이에 2억5000만달러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그가 설립한 알라메다 리서치는 보이저디지털에 6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장펑자오가 설립한 바이낸스도 자사 사용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구제금융에 나설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사의 구제금융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라 보입니다.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이 보유한 알라메다 리서치는 가상자산 시장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 마켓 메이킹 등을 주요 사업 분야로 합니다. 이 분야는 거래 시장의 전체 크기, 일 거래량, 전체 자금 회전율과 같은 요인에 매우 민감한 분야입니다. 쉽게 말해 레버리지 대출을 포함한 전체 거래 시장의 크기가 줄어들면 수익도 그에 비례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가상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준 UST 가격 이탈과 유사한 사례에 알라메다 리서치가 관련자로 언급된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샘 뱅크먼 프리드에게는 이 시장을 보호해야 할 명분이 충분한 셈이죠.
바이낸스는 입장이 좀 다릅니다. 장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구제금융에 대한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실패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는 구제금융을 제공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높은 레버리지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구제금융을 현재 제공한 사례는 없지만 적어도 FTX와 동일한 기준으로 나설 것 같진 않아 보입니다.
바이낸스의 의견은 미국 금융 당국의 의견과도 일부 유사해 보입니다. 가상자산 업계에 우호적이어서 '크립토맘'으로 불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부가 가상자산 업계에 구제금융을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 역시 리스크 관리 원칙을 따르지 않고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루나 사태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이 소송에 나서는 등 무관하지 않는데요. 금융 당국, 그리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