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name%$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요즘 들어 저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조금 낯간지럽지만,

저는 요새 정말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일의 성과를 떠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라 그래요.

사람마다 동력 에너지가 다르겠지만,

저는 '동료'거든요.

댕댕이가 사람화 된 것 마냥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저는, 문제 앞에 비판보다 방법을 찾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세심히 배려하고,

맹목적인 열심보다 방향을 정해 나아가는 사람을 좋아해요.

성과 좋은 사람보다 태도가 좋은 분들을요.

그런 분들 곁에서 함께 일하면

저는 삶의 태도마저 바로잡게 됩니다.

스스로를 더 책임 있게 아끼게 돼요.

건강한 긴장감으로 일에 임하게 되고요.

여러분은 어떤 사람과 일하고 있나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여러분은 어떤 동료일까요?

오늘은 저와 함께하는 레스벗그리너 크루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게요. 🫣

통하는 마음으로 이루는 성장

나는 지난 4년여 간 라이프스타일 잡지사 에디터로 커리어를 출발해 여러 스몰 브랜드에서 브랜드 매니저, 콘텐츠 매니저라는 직함을 달고 일했다. 에디터로 일할 때 자연스레 다양한 브랜드를 접했는데, 그때 브랜드의 매력에 빠졌다. 마치 사람과 같은 자생력이 느껴졌다. 만드는 사람을 닮아 있으면서도 창업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뻗어나가는 브랜드들. 생명의 경이로움 같기도 했다. 상식에 갇히지 않는 광활한 자연을 볼 때처럼. 처음 스몰 브랜드에서 일하게 된 배경도 그 이유에서였다. 장성한 나무의 키가 자랄 때보다 식물이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볼 때 더 희열이 크듯이, 성장의 기쁨을 세밀히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식물도 자신에게 맞는 터에서 건강한 성장을 하듯, 사람에게도 알맞은 환경이 따로 있는 법. 나는 지난 팀들에서 나름의 성장을 했지만, 그리 건강하지 않았다. 끙끙거리며 방법을 찾다가 지쳐 퇴사를 선택할 땐 스스로를 인내심 부족한 사람이라고 탓했지만, 돌이켜 보니 그곳은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이었다. 내게는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4월의 어느 화요일, 레스벗그리너 정기 미팅 날이었다. 분명 이전과 같은 미팅이었지만, 마음은 이전보다 진지했다. 레스벗그리너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맡아 일하며 느낀 점이 많기도 했고, 일단 어디로든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우리의 현재 좌표를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나는 꽤 진지했지만, 분위기가 엄숙해질까 봐 큰소리로 웃으며 회의 테이블에 앉았다.

회의 안건을 제시하려던 찰나, 파운더 동일 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액션 아이템에 대한 논의보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나눠보고 싶어요.”

오잉, 내 속마음이 들렸나?

동일 님은 이어서 말했다. “저는 우리가 속도는 느려도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거창하지 않지만, 지금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고민해 봤는데, 제가 이 브랜드를 계속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만든다고 믿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이 브랜드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다만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면 좋겠고, 이 브랜드가 자생적으로 굴러가면 좋겠어요.”

디자이너 현수 님도 말했다.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이 일로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마음보다 올바른 가치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요.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의 처음과 끝을 모두 겪어보고 싶고요.”

팀원들 몰래 진중한 마음을 품어서 그랬을까? 두 사람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들도 나와 같다는 동료애가 속을 뭉근히 데웠다. 무엇보다 이들의 말은 그럴듯한 표현이 아니라 담백한 진심으로 와닿았다. 지난 6개월간 함께 일하며 지켜봐온 태도가 그랬으니까.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고 신뢰하며, 부족함을 지적하기보다 서로 채워주는 배려. 자신의 업적을 앞세우기보다 팀의 목표에 마땅히 기여하고, 상대의 성과는 지나치지 않고 높여주는 자세. 마음이 통하면 행동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허풍에 취할 리는 없다.

싹을 틔워 세상에 얼굴을 내민 우리 브랜드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나는 단 한 가지를 분명히 믿는다. 진실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직한 시간은 옆이나 위로나, 그리고 땅속으로 뿌리내리는 움직임과 같다고. 적어도 우리는 시들지 않고 자라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