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피크닉 2022 특집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03 인디피크닉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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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오늘의 큐 💡
Q. 봄, 사랑, 벚꽃 말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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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빼고~ 다 사랑에 빠져~ 봄~노래를 부르고🎶 님, 오늘 메일 열면서 내적 열창 안 하셨나요? 저는 좋아하는 노래여서 속으로 완창중인데요😙 봄노래 대표주자 중 하나인 HIGH4,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를 흥얼거려 보았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꽂히는 가사가 있더라구요. "난 다른 얘기가 듣고 싶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버릴 봄, 사랑, 벚꽃 말고"🎧
봄마다 찾아오는 건 벚꽃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11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가 한 해의 화제작들을 모아서 봄날씨에 찾아오거든요! 이번에도 4월 8일부터 2주간 독립영화 보따리가 인디스페이스를 찾아왔는데요🛍 역시 TV나 SNS를 한바탕 휩쓸고가는 이야기들이 아닌, 그야말로 '다른 얘기'들의 향연이었습니다🌸 다양한 관점과 쟁점, 작지만 필요한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담은 봄날의 독립영화 소풍 '인디피크닉 2022'를 소개할게요!
오늘은 이번 인디피크닉에서 상영했던 단편작 네 편의 리뷰를 가져왔어요. 평소 볼 수 없는 단편작들을 만나는 것도 인디피크닉의 매력! 무려 23편의 단편작들을 소개했는데요. '나의 이름이 너를 부를 때'라는 이름으로 묶인 네 작품을 소개합니다.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이 골고루 섞인 섹션이었는데요. 각각 제주 4·3 생존자, 청소년/배달노동자, 노인과 이민자, 청년과 우울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들이에요. 독립영화들은 언제나 조금 다른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어요🎤
님, 오늘(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최근 장애인 이동권 논쟁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폭력적 언행이 세상에 나오고 있는데요. 내년 이맘때쯤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방식 같은, 보다 나은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22일 금요일엔 인디즈 큐!레이션 레터를 통해 시각장애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Fanning>을 배달할 예정이에요. 그럼 요번주는 한번 더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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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제주·데이〉, 〈씨티백〉, 〈제씨 이야기〉, 〈돛대〉
이름 명(名)은 가지런한 입(口)이 맘껏 움틀 준비를 하는 모양으로 읽힌다. 그러니 나도 선뜻 오독을 해보자면, 저녁 석이 입 위에 얹어진 게 꼭 이름은 시기를, 시절을 거르지 말고 내내 부르라는 상냥한 충고 같기도 하다. 단편3 섹션의 제목은 “나의 이름이 너를 부를 때”이다. 너의 이름을 발음하는 어느 날은 탄성과 같이 통, 튀어 오르기도 했겠으며 무른 토마토가 픽, 터지듯 새어나가는 날도 있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왜 입은 너를 위해 존재하듯 여지를 가운데에 비워두는 걸까. 이에 답신으로 충실한, 호명으로 잇고 기대는 영화 네 편을 이어 소개하려 한다.
〈메이·제주·데이〉는 ‘제주 4·3’ 당시 자장가를 가만가만 들어야 했던 아이들의 걸음을 조명한다. 그만큼 어렸던 이들에게 새로이 가락을 알려줄 어른이, 가사의 끝말로 장난을 던질 이웃 언니가, 아래의 화음을 맡았던 친구가 이어 희생을 당하였고, 사라졌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명랑하던 놀이 노래는 자주 중단된다. 다만, ‘제주 4·3’에 딛고 서 있던 아이의 홍채만큼은 멈추지 않고, 다음 세기에 와서도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색감을 신중히 골라 넣고, 같이 누워있던 가족들의 눈 모양을 기억하여, 행해진 폭력까지 모두 진술하여 도화지에 그려진 증언. 생존자분들께서 꺼내신 말의 마디들을 모두 놓치지 않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꼭꼭 나의 입 벽에 담아두다가 문득, ‘MAY DAY’란 도움을 요청하는 수신 사이에 ‘JEJU’가 삽입된 게 슬프면서도 무척 중요한 지점을 지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신호를 원활히 주고 건넬 수 있도록, 제주를 가운데에 주요히 두어야 할 테니까.
〈씨티백〉엔 ‘자세한 구별’이 어려운 시간에 있는 여러 ‘기현’들에게 찾아가 말문을 두드리는 시선이 나온다. 청소년이 가장 락카칠을 많이 해 일렬로 두었다는 씨티백 기종. 이 영화에 나온 그들의 위법 행위를 옹호하고 싶진 않지만, 모든 힐난을 그들에게 하고 싶지도 않다. 〈씨티백〉에선 ‘뭉텅이’로 보이는 시간대의 그들, 그러니까 어둠 안에서 질주하는 면면뿐 아닌 어떤 법으로도 급여를, 신변을, 죽음을 보호받지 못했던 말간 얼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중심 화자가 누구일지 궁금했는데, 이어진 인디토크에서 감독님께서 영화 자체의 화자를 자처했다는 말씀을 듣고 더 마음이 묘하게 물렁거렸던 기억이 난다. 더는 그들의 연락이 불시에 절단되지 않는 세계가 오길, 그러니까 해의 볕이 한 뼘도 들지 않아도 모두 ‘구별’이 되는, 구별을 애쓰려는 태도를 모두가 지닌 그 시기가 부디 도래하길 바라는 마음이 깊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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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이야기〉는 제임순 할머니와 제임슨의 증편처럼 찰기 있는 우정 이야기이다. 발음이 비슷한 이름으로 인한 혼동을 계기로 알게 된 두 사람은 할머니가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또 만나게 된다. 떡의 물성과 만드는 수고로움을 제임슨이 고스란히 이해하게 된다는 과정의 담음이 다정하다. 카메라의 무빙 덕분에 갓 만든 떡의 증기, 들어야 할 재료의 무게, 랩에 쌓여 떡이 담기는 과정 등 둘의 분주함이 더 잘 읽혔다. 서사에 있어 제임슨의 노동이 꽤 비중 있게 등장하여, 제임순 할머니의 공간을 지키겠다는 마음에도 설득이 되었다. 모두가 만류하며 밀어내는 와중에도 셔터를 열고, 떡을 모락모락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 할머니께서 말해왔던 문장을 꼿꼿이 피력하는 태도들은 제임슨에게 매일 있었다. 그렇기에 결국 방앗간이 남게 되었다는 쟁취, 아이가 본인의 본관을 반듯하게 적는 기록들도 자리할 수 있게 되었다. 연속되는 단단한 말은 더없이 완고해진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증명받은 기분이어서 무척 기뻤다.
〈돛대〉는 진로, 연인, 가족 등 나와 관계를 거듭 흔드는 미끄러짐을 겪는 은구의 기로를 담고 있다. 담배에 수를 차례로 기입해두고 딱 하나에만 별을 그려둔 은구. 아마 흡연할 때마다 본인의 마지막, 끝, 콜이 없는 암전만을 계획하며 태웠으리라. 그러나 우연히 휴게소에서 만난 명희와 마주하며 계획은 오묘하게 흐트러진다. 몰랐던 친구의 죽음을 태연히 듣게 되었고, 염두에 두었던 별표 담배마저 명희가 태우며 엉킨 걸음으로 왔으니까. 은구는 명희가 죽은 동생이 꿈에 와 나는 “그 안에 있어.”라며, 즐겨 간 나무 부근을 꺼냈다고 말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했다. 은구는 끝을 멸(滅)로만 꽉 닫아 생각한 인물 같았는데, 명희로 인해 그 끝에도 가늠되지 않는 무언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속을 어렴풋이 생각해보진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기도 했다. 은구가 명희에게 받은 별만 총총 든 한 갑은, 하나의 세계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만든 더없이 단단한 대(對)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네 편의 영화들은 ‘너’의 이름을 부르고 있으나 동시에 ‘나’의 이름과 마음의 내벽들도 차곡차곡 호명되어 꽉 찬 이름의 행렬을 만든다. 그러니까 나 역시 여러분들의 이름을 망각하지 않겠다고, 입 안을 이름 없이 비워두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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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제주·데이(감독 강희진)|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14분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제주도에는 해방 직후 미군정의 통제하에 ‘제주 4·3’이라 불리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섬 주민들이 전체 인구 중 약 10명당 1명꼴로 희생되었다. 대량 학살의 광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이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날의 기억을 애니메이션으로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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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백(감독 황선영)|다큐멘터리|29분
열여덟 가을, 나는 친구 기현의 부고를 들었다. 기현은 치킨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청소년으로도 노동자로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순식간에 세상에서 지워졌다. ‘나’는 기현과 함께한 시간들을 회상하던 중 2009년 기현의 사고를 다시 마주한다. 그 시간의 주위를 맴돌며, 유령처럼 사라진 친구와 오토바이 문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길 위를 떠다니는 ‘기현이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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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이야기(감독 이하은)|극영화|20분
비슷한 이름을 가진 제임순 할머니와 인도 청년 제임슨의 떡 방앗간에서 일어나는 우정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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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감독 이주승)|극영화|23분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패하는 은구의 마지막 계획은 멋진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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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보셨나요? 가장 영예로운 상인 '작품상'을 받은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는 여러 '최초' 기록을 남겼는데요. 그 중 하나는 배우 트로이 코처가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최초의 농인 수상자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한국 독립영화에도 코다(CODA⸱Child of Deaf Adult, 청각 장애를 가진 부모를 둔 자녀)가 주인공인 작품들이 있다는 것 아시나요?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장애인의 가족, 혹은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한 작품을 소개할게요! <복지식당>은 현재 극장 상영중인 작품이고, <반짝이는 박수소리>와 <나는보리>는 여러 OTT 서비스에서 개별구매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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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식당(감독 정재익, 서태수)|2022
극영화|96분|12세이상 관람가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는 홀로 거동조차 힘든 중증에도 불구하고, 경증의 장애 등급을 받아 힘겨운 싸움 중이다. 하지만 그의 딱한 사정을 봐준 선배 장애인 ‘병호’ 덕에 취업도 하고 대출도 받으며 희망을 되찾는다. 그렇게 삶의 재기가 눈앞에 왔다고 여긴 순간 ‘재기’는 세상에 자신이 중증 장애인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를 가진 정재익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매우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이동권, 복지정책 이슈가 담겨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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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박수소리(감독 이길보라)|2014
다큐멘터리|80분|전체관람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입술 대신 손으로 말하는 젊은 남녀가 있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던 젊은 청년과 선생님이 되고 싶던 숙녀는 곧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청각장애를 가진 그들은 꿈을 이룰 수 없었기에 청년은 목수로, 숙녀는 미싱사가 되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그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어 예쁜 딸과 건강한 아들을 얻게 된다. 그들은 부모가 되었고 그의 딸과 아들은 ‘들리는 세상’에서 너무 일찍 어른이 된다
💡 코다 이길보라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에요.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코다>가 상을 받자 모두가 손을 반짝반짝 흔들면서 축하했는데요, 이 영화의 제목은 그 수어를 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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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보리(감독 김진유)|2018
극영화|110분|전체관람가
“들리지 않으면 가까워질까요?” 바닷마을에 사는 열한 살 소녀, 보리는 가족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다. 초등학생이 된 보리는 말로 하는 대화가 점점 더 익숙해지고 수어로 소통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 영화 속 보리처럼 김진유 감독 역시 코다였는데요. 사랑스럽고 맑은 분위기의 영화라서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마음 한 편이 따뜻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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