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인플레이션에서 회복탄력성까지, AI 농업과 효소기술로 답을 찾아갑니다.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 작황이 급감하고, 유통망은 불안정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오름세를 이어가는 식료품 가격 앞에서 기후 변화를 날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기후 불안정성이 식품 가격 상승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기후 충격이 식탁에 미치는 영향
2025년 현재,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대부분의 곡물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후 변화로 인해 주요 수출국의 작황 부진, 자국 우선주의 정책, 물류 혼란이 식량 수입 가격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예컨대 2023~2024년 남미 지역의 폭염은 대두, 옥수수 수확량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고, 이는 국내 사료·펫푸드 원료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이런 다층적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식품산업 전반의 ‘기후 회복탄력성(climate resilience)’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스마트농업의 미래 : 바게닝겐 대학교의 자가조절 온실
기후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대표 사례로, 네덜란드 바게닝겐 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WUR)의 스마트 온실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AI, IoT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작물 생장 조건을 자가 조절하며, 자원 효율성과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합니다.
WUR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은 광합성 최적화와 병해충 예측까지 가능하게 하여, 기후에 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농업 기술을 넘어 기후 대응형 생산 방식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기업 ‘DDS Bio’가 WUR과 'FOSTER 1 프로젝트 (디지털 브리딩 및 자율 재배 기반의 기후 회복농업 시스템)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 3월 WUR 연구진이 한국을 방문했으며, 전북 스마트팜 시범단지 및 디지털 농업 연구센터 설립 계획 등을 논의했습니다. WUR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150억 유로 투자로 2024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며, 광학 센서, 자동 재배 기술, 농작물 표현형 분석 기술 등이 중점이 될 예정입니다.
이는 지속가능한 식량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 모델로, 효소·미생물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농업 생태계의 확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지속가능 식품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습니다.
효소 기술, 식품 산업의 전환점 입니다.
스마트 농업이 생산 단계의 회복탄력성을 높인다면, 효소 기술은 가공 및 제조 단계에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입니다. 노보네시스(Novonesis)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솔루션 기업이 제공하는 효소 기반 기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식품 산업을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1. 식물성 원료의 흡수율 향상 및 기능성 강화
귀리 음료 제조에서는 전분 분해 효소가 점도를 안정화하고 소화 흡수율을 높여주며, 감귤류 가공에서는 펙틴 분해 효소가 혼탁을 줄여 제품의 투명도를 개선합니다. 이는 곧 소비자 경험 향상과 건강 기능성 강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사례입니다.
2. 공정 에너지 효율 향상 및 탄소 배출 저감
베이커리 산업에서는 효소를 활용해 반죽 발효 시간을 줄이고, 낮은 온도에서도 동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정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가열 공정에 따른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유럽의 일부 제과기업은 효소 기반 공정을 통해 연간 수천 톤의 CO₂ 저감 효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 부산물 업사이클링을 통한 원료화
주스나 주류 제조 후 발생하는 과일 껍질, 섬유질 등 부산물에 효소를 적용하면, 이를 단백질, 섬유질 등 고부가가치 원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 주스 공정 후 발생한 펄프에 셀룰라아제 효소를 적용하면 식이섬유 분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효소 기술은 품질 향상, 에너지 절감, 자원순환을 동시에 실현하며, 기후 충격에 강한 식품 산업 생태계 구축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 전환은 식품 산업의 생존 전략입니다
이제는 단기적 대응이 아닌 장기적 전환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정책적으로는 스마트 농업과 바이오소재 기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적으로는 공급망의 다양화, 에너지 절감, 지속가능 제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식품 시스템은 기술 기반의 생태계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 농업과 효소 기술이 자리하고 있으며,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기술이 미래의 식량 안보를 결정짓게 됩니다. 기후 충격 속, 우리의 식탁을 지키기 위한 기술 전환은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