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MZ 세대에게 인기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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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평가들이 이런 종류의 예술을 좋아하지 않는 건 검증이나 해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설명하거나 맥락에 끼워 넣을 필요가 없는 작품은 그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을 테니까요. 애초에 나는 이해하기가 너무 쉽기 때문에 예술이 아니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요.”

- 〈뱅크시: 벽 뒤의 남자〉, 윌 엘즈워스-존스

🧱 스트리트 문화의 여러가지 단면들

‘스트리트’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떠오르는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패션, 힙합… 요즘엔 댄스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우리가 흔히 스트리트 문화에 기대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가치체계나 고정관념과는 다른,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빚어낸 창작물입니다. 그만큼 스트리트 문화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젊음의 감각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길거리 속에서 음악, 미술, 패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려낸 스트리트 문화의 단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을 통해 님께서 좀 더 역동적인 삶의 즐거움을 마주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 오늘 소개하는 책

〈프라그마티즘 미학〉 | 리처드 슈스터만

• 추천이유: 힙합을 비롯한 대중문화는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읽어봐야 하는 책.

〈뱅크시: 벽 뒤의 남자〉 | 윌 엘즈워스-존스

• 추천이유: 뱅크시의 거의 모든 것이 담긴 책. 뱅크시와 관련된 수많은 논쟁을 일목요연하게 만날 수 있어요.

〈Vivienne Westwood Catwalk〉 | Alexander Fury

• 추천이유: 예술 전문 출판사 템스 앤 허드슨이 펴낸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런웨이 기록. 소장가치가 높은 책!

🎤 힙합은 어떻게 예술이 될까

스트리트 문화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것은 바로 ‘힙합’일 텐데요. 과거 미국에서 하위문화로 시작한 힙합은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 걸쳐 그 파급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현재 힙합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대중예술이 되었고, 그러한 대중예술 속 시도를 미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 또한 존재합니다.

사진 : ⓒ 북코리아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라그마티즘 미학〉의 저자 리처드 슈스터만인데요. 저자는 이 책에서 대중예술, 특히 힙합 문화 속 랩 장르가 사람들에게 주는 미학적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진리를 찾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즐겨 보고 듣는 여러 대중 예술 실천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죠. 물론 우리가 흔히 힙합에서 목격하는 폭력성과 상업성을 옹호하는 책은 아닙니다. 기존에는 미학적 논의로 인정받지 못했던 힙합에 대한 분석을 우리는 어떻게 시도할 수 있을까 보여주는 것에 저자의 목표가 있는 글입니다. 그래서 랩을 포함해 춤과 같이 육체를 사용하는 예술 등 우리가 길에서 보아온 수많은 시도들을 단순히 ‘저급 예술’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다원적인 요소로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자의 인사이트 외에도, 유명한 시인의 시와 힙합 뮤지션의 가사를 비교분석하는 흥미로운 설명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

📝 책 속 한마디

“고급 모더니즘과 힙합 간의 이러한 결합이 (…) 고급 예술과 저급 예술이 억압적으로 서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를 표현하고 받아들여지는, 그리고 지배와 모욕 없이 다름을 인정받는 사회문화적 이상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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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보이는 ‘낙서’들

소더비 경매에서 어느날 86만 파운드에 달하는 그림이 낙찰됩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림의 액자 안에 들어있던 파쇄기가 그 그림을 잘게 찢어버리는데요. 뱅크시라는 그래피티 작가의 〈풍선과 소녀〉라는 작품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경매의 낙찰자는 찢겨진 그림을 그대로 사갔고, 이후 작품의 가격은 낙찰가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렇듯 뱅크시라는 작가는 익명성과 기이한 작품 활동을 통해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작가입니다. 처음 1990년대 영국 브리스톨에서 ‘불법’적으로 벽에 스프레이를 칠했던 그는 현재 가장 비싼 그림을 파는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

사진 : ⓒ 미술문화

누군가는 그 미스터리한 존재에 대해 열광하고, 누군가는 그를 결국 미술시장의 자본주의적 질서에 포섭되었다고 비판하죠. 이러한 수많은 논의와 복잡한 역사를 〈뱅크시: 벽 뒤의 남자〉는 면밀히 분석하고 정리했습니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뱅크시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광범위하게 찾아다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책에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관계자들, 뱅크시의 인스타그램, 그리고 그의 팬들의 이야기 등 뱅크시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기존 미술시장 질서에 반기를 들며 활동을 시작한 뱅크시는 그 누구보다도 스트리트 문화의 중요한 일원이었는데요. 시간이 흘러 그를 평가하는 방식이 다층적으로 변한 상황 속에서 과연 그는 ‘거리의 반항아’라는 수식어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며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책 속 한마디

“말 그대로 이전에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는 예술작품이 제자리에 위치하도록 만드는 기술적으로 숙련된 예술가, 그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을 자신의 솜씨와 결합시킨다. 그는 위대한 만화가의 유머를 지닌 예술가이자 사회 비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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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의 목소리는 어떻게 패션이 되는가

왕관 로고로 유명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영국의 패션 브랜드로, 실제로 영국 여왕에게 훈장을 받는 등 영국적인 브랜드 중 하나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데요. 이 브랜드의 디자이너인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사실 그 누구보다도 스트리트와 가까운 사람입니다. 우선 그녀는 영국 펑크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매니저 맥라렌과 함께 펑크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며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권위주의에 대항하고, 주류 문화에서 아웃사이더로 치부된 젊은 세대를 위한 옷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죠. 🎸

사진 : ⓒ Thames&Hudson

더불어 웨스트우드는 환경운동가로서 활발히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에는 영국 정부의 가스 개발 허가를 반대하며 총리 집 앞에 탱크를 몰고 가기도 했고, 재활용품을 아프리카 지역의 장인들의 손을 거쳐 만든 가방 콜렉션 ‘핸드메이드 위드 러브’를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이 지닌 수단을 통해 사회적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스트리트 문화와 함께 떠올리는 패기와 열정,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요구들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90년대의 빈티지스러운 무드에 힙입어 요즘 젊은 세대에게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악세서리가 ‘힙’한 아이템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이러한 인기와 더불어 올해는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데뷔 40주년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를 기념으로 영국의 유명한 예술 문화 출판사인 Thames & Hudson에서 40년 간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런웨이를 담은 〈Vivienne Westwood〉를 내놓았습니다. 디올, 샤넬 등 이름만 대면 유명한 명품 브랜드의 런웨이 시리즈 중 하나로 소개된 만큼 그녀의 패션 철학이 가진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패션 철학에 공감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소장해야 하는 책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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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피드백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가족의 새로운 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라는 표현 대신 ‘공고한 울타리’를 써주신 분도 계셨답니다.

📌 오늘의 질문

• '쇼미더머니', '스트리트우먼파이터' 등의 성공을 보며 우리는 스트리트 문화가 미디어와 함께 대중화되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스트리트 문화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여파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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