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No. 689)
AI 전략이 지지부진한 것은 "기대치가 달라서"

여러 언론 매체에서 쏟아지는 기사들을 보면 당장이라도 AI가 모든 일자리를 빼앗고 세상을 뒤집어 놓을 것 같습니다. AI의 폭발적인 증가로 생산성이 급등하고 동시에 수많은 실업이 발생하리라 예견하는 내용이 아주 많죠.

하지만 AI의 현실은 폭발이 아니라 '느린 연소'에 가깝습니다.  AI 혁명은 우리가 두려워하거나 기대하는 것만큼 벼락처럼 일어나지 않는데요, 미국, 영국, 독일, 호주의 기업 임원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의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증명합니다.

조사 결과, 69%의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요, 임원들 스스로가 일주일에 AI를 사용하는 시간은 고작 평균 1.5시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AI와 성과 간의 관계입니다. 10곳 중 9곳 이상의 기업이 지난 3년간 AI가 자사의 고용이나 생산성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세상이 당장이라도 뒤집어질 것처럼 시끄럽지만 아직까지 AI가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이나 성과치를 유의미하게 바꾸지 못했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많은 기업의 AI 전략이 도입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술 자체의 결함이나 도입 속도가 아니라, 경영진과 직원 간의 심각한 '기대치 격차(Expectations Gap)'에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의 시사점입니다.

임원들은 향후 3년 안에 AI가 자사의 생산성을 평균 1.4% 높이고, 고용은 0.7% 줄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동일한 설문에 응한 일반 직원들은 AI가 자신의 회사에서 고용을 오히려 0.5% 늘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AI 전략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이유라고 연구진은 밝힙니다. 

경영진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인력 감축을 염두에 둔 AI 자동화 프로젝트를 서두르지만, 직원들은 AI를 자신의 번거로운 업무를 덜어주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여 부서가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조수'로 기대하죠. 그러니 인력 감축이라는 회사의 의도를 간파한 직원들이 AI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겁니다.

데이비드 디 크리머(David De Cremer) 교수는 HBR 기사를 통해 경영진이 당장 눈에 보이는 병목현상, 비효율, 경쟁의 압박 등 '가장 시급한 문제'에만 AI를 욱여넣으려는 태도를 '조급함의 덫(Urgency Trap)'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소방수' 역할로만 AI를 급하게 도입하면 파편화된 문제 해결에 그칠 뿐, 지속 가능하고 전사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AI 전략을 위해서는 당장의 고충을 덜어내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조직의 '명확한 목적(Purpose)'과 '장기적인 가치(Long-term Value)'에 기초해야 합니다.

새로운 AI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이것이 단지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전략 목표를 위한 것인지, 그 결과물을 종이에 적어보십시오. 맹목적인 조급함을 버리고 AI를 장기적인 전략의 도구로 바라봐야 AI 전략이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자료
https://www.nber.org/system/files/working_papers/w34836/w34836.pdf
https://hbr.org/2026/07/when-developing-an-ai-strategy-beware-the-urgency-t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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