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속 오퍼시티 30% 패션 이야기 📧 디핑 소스 웹에서 보기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는 디핑입니다. 🙂🍟 님의 깊이있는 영화 찍먹 🎬 을 위한 2주간의 첫 디핑 레터에서는 영화 <크루엘라>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봤어요. 모처럼의 '잘 만든' 상업 영화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디핑 팀은 막상 영화 얘기보다는 영화를 핑계로 그 내막에 있는 여러 가지 숨은 이야기를 푸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첫 번째 주객전도 디핑 소스! 펑크의 크루엘라 vs 클래식의 남작 부인 구도로 드러났던 영화 속 블링블링 🎸🕶 패션 이야기입니다. 📢 잠깐 주목. 오늘의 소스가 패션 이야기이다 보니, 디핑러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멋진 사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의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뭐야 왜 이렇게 길어.. 👀💧 겁먹지 마시고, 편안히 슥슥 읽어주세요! 🍟 크루엘라 속 오퍼시티 30% 패션 이야기 크루엘라는 한편의 패션쇼와 같은 영화입니다. 패션에 문외한인 저는 펑크패션이구나! 정도만 느낄 뿐이었죠. 이리저리 찾아보니 여러 유명 디자이너들의 스타일을 참고했다는데, 명품 브랜드 이름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인터넷 검색창을 열고, 검색을 시작해 봤어요.
70년대 영국🇬🇧의 패션 ✔ 먼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해 알아 보고 넘어갈까 해요. 초기 영국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의 성장은 패션의 관심이 많은 왕실의 의상 제작에 참여하며 이루어졌습니다. 산책복, 승마복 등의 격식을 차린 스포츠 웨어 분야에서 뛰어났지만, 패션의 중심지는 파리였죠. 💬 오트쿠띄르 (Haute Couture) 란? 고급의상실을 뜻하는 단어로, 현대에 들어 넓은 의미의 '패션 하우스'로 해석됩니다. 크루엘라가 남작의 하우스에서 일하죠. 바로 그 하우스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많은 옛 디자이너들이 오트쿠띄르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맞춤복 수요의 감소와 기성복 시장의 성장으로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꾸준히 존속에 대한 우려를 받고 있으나 패션계 자체에 대한 홍보 효과와, 향수와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의 시도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요. 60년대에 들어서며 런던도 파리 못지 않은 패션의 도시로 부상하게 됩니다. 특히 비틀스가 이끄는 모스 패션이 유행하며 세계의 시선이 영국으로 모이고, 젊은 디자이너들 또한 파리의 오트쿠띄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것인데요. 하지만 경제적 호황기였던 60년대와 달리, 70년대는 석유파동과 인플레이션이 심해진 경제 불황의 시대였습니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게 되었고, 패션도 이런 흐름을 피해 갈 수 없었죠. 이때 등장한 것이 레이어드 룩(Layered Look)입니다. 레이어드 룩이란 여러 가지 옷을 걸쳐 입거나 여러 가지 천을 덧대어 연출하는 방식입니다. 6~70년대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이 강한 시대였습니다. 전통을 강조하고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 기성세대에 대항하여 젊은 디자이너들은 저항적이며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패션을 만들어 갔지요. 이런 흐름 속에서 "펑크"가 탄생합니다. 크루엘라 패션의 핵심, 펑크🎸! ✔ 근데... 펑크가 뭐야? 펑크는 '쓸모없는, 하찮은' 이란 뜻으로, 70년대 영국의 노동자 계층 젊은이들이 사회에 대한 반항을 패션으로 표현한 것이 시작입니다. 노동자 계층의 표현 수단이었던 록과 결합해 펑크록의 장르가 탄생하고, 그들은 불황에 따른 기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합니다. 영화에서도 70년대의 록 음악이 패션과 함께 등장하고 있어요. 주인공 에스텔라의 이미지도 펑크록 가수였던 니나 하겐, 데비 해리를 많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펑크패션의 특징은 무질서입니다. 과하고 위협적인 이미지의 액세서리들, 찢어지고 구멍을 낸 티셔츠와 바지, 고무, 가죽 재질의 옷을 통해 표출되는데요. 눈언저리를 멍든 것처럼 표현하거나 검은 웅덩이 모양으로 선을 그리고, 눈꼬리는 날카롭게 올려서 연출합니다. 헤어스타일의 유행으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모히칸 스타일과, 분홍색, 오렌지색, 초록색 등의 파격적인 색상의 염색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FandangoNOW Extras 유튜브 채널 어린 시절의 크루엘라가 교복 재킷을 뒤집어 입고 리폼한 것이나, 성인이 된 크루엘라가 쓰레기 더미를 이용해 의상을 만들어 입고 쓰레기 차 속에서 등장하는 퍼포먼스는 영화에서 펑크 패션이 잘 드러나는 부분들입니다. ✔ 펑크의 대모, 비비안 웨스트우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펑크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노동계층의 장녀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아 디올의 뉴룩을 직접 만들어 입기도 했다고 합니다. 생계를 위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지만, 말콤 랙라렌과의 만남으로 그 또한 주류문화에 반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패션으로, 즉 펑크로 나타나게 되었어요. 그들은 런던에 패션 샵 'let it rock'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패션계에 발을 내밉니다. 로큰롤 스타일의 패션을 판매했는데, 가죽 재킷, 컬트 패션, 찢고 구멍을 내어 다양한 방식으로 리폼한 티셔츠, 고무와 가죽끈 등을 이용하는 본디지 의상 등 성적인 코드를 넣어 도발적이면서도 기존 패션에 저항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후 매장 이름을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로 바꾸었는데요. 이는 여러 스타들과 영화 속에서 언급되며 상징적인 문구가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섹스 피스톨즈의 의상을 제작하며 펑크스타일을 유행시켰고, 패션 샵 또한 펑크의 아지트가 됩니다. 80년대에 그는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아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브랜드의 전신이라 할 수 있죠. 그의 특징 중 하나는 전통복식의 재해석입니다. 영국 전통의상과 왕실의 의상을 본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인데요.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 로코코 궁정 문화에도 관심을 가져 연구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인물, 알렉산더 맥퀸👑 영화 <크루엘라>의 패션에 참고가 된 여러 아티스트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알렉산더 맥퀸에 대해 더 알아보려 합니다. ✔ 맥퀸의 생애와, 스타일 변천사 알렉산더 맥퀸은 택시 운전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이런 환경속에서 정식으로 디자인을 배울 순 없었죠.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고급 양복점에서 수습생으로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고급 맞춤복 제작을 통해 재단과 테일러링*의 기술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는 그가 선보이는 디자인의 기반이 됩니다. 이후엔 무대의상을 제작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였고, 밀라노에 유학을 갈 기회도 얻습니다. 유학생활 이후 그가 발표한 컬렉션은 패션계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며 돌풍을 일으키고, 프랑스 브랜드인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어 2001년까지 활동합니다. 당시의 활동은 대중들에게는 평이 엇갈리지만, 그에게는 디자이너로서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 테일러링이란? 옷을 늘리거나 줄이는 작업을 통해 남성 양복을 고객의 몸에 맞도록 재단하는 것. ✔ '예술'로서의 패션쇼 맥퀸의 또 다른 특징은 패션쇼에 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옷을 선보이는 것을 떠나, 패션을 매개로 하여 이야기가 있는 하나의 "쇼"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는 미술, 역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세계를 구축하였고, 그 결과 패션쇼라는 이름 하에 음악과 퍼포먼스가 결합한 하나의 예술을 창조하였습니다. 두 가지 예시를 보고 넘어갈까요? Photo by Paul Vicente/AFP via Getty Images, PBS
Photo by Courtesy of Solve Sundsbo Photo by Guy Marineau/Cond de Nast via Getty Images, Allure
맥퀸의 스타일은 비비안 웨스트 우드에게 상당한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 또한 전통 복식에 관심이 많아 영국 스코틀랜드 전통 복식, 19세기 후반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들, 유럽의 궁중 의상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크루엘라 스틸컷 크루엘라의 의상 중 왕실의 제복에 여러 천을 덧댄 드레스와 스토리가 있는 패션쇼에서 맥퀸의 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맥퀸은 그동안 겪던 우울증과 주변 인물들의 죽음으로 인하여 그 또한 자살하며 삶을 마무리했습니다. 영화 속 패션 외에도, 크루엘라의 일생 역시 맥퀸과 다소 겹쳐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크루엘라는 멋지게 이겨냈지만요... (잠깐 이거 스포인가요? 😅🤔) 🕶 그럼 남작부인은? 크루엘라 스틸컷 영화 속에서 크루엘라가 펑크스타일을 보여준다면, 남작 부인은 바디라인이 강조된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패션을 선보입니다. 이런 남작 부인의 패션은 크리스찬 디올의 스타일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요. ✔ A라인 스커트를 만든 천재는? 크리스찬 디올은 40세의 나이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으로 패션계에 입문합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군복과 같은 옷을 입어야 했던 여성들을 겨냥하였는데요. 잘록하고 풍성한 하의 실루엣을 특징으로 한 컬렉션을 발표한 것입니다. 허리 라인 강조를 위해 코르셋을 부활시켰으며, 풍성한 스커트 연출을 위해 많은 옷감을 사용한다는 이유들로 사치스러운 의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소비자들이 화려한 스타일을 원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하였고 첫 컬렉션은 ‘뉴룩(New Look)'이라는 평을 받으며 히트를 했습니다. 뉴룩은 특히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프랑스의 미국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였다고 해요. 디올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향수, 기성복 라인, 라이선스 출시 등의 성공을 통해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남작부인은 자신이 만든 스커트 라인이 찬사를 받으며 성공했다는 기사를 읽습니다. 디올 역시 새로운 스커트를 계속 세상에 선보였어요. 그는 상체에 볼륨을 집중한 버티컬 라인, 코르셋을 없앤 오버 라인, 뉴룩에서 하의를 줄인 형태의 H라인, H라인 아래를 넓힌 A라인, A라인을 뒤집어 만든 Y라인 스커트를 차례로 만들어냅니다. 디올이 만든 A라인은 이후 60년대 미니스커트의 시초가 될 만큼 패션과 유행에 많은 영향을 끼쳤답니다. 크루엘라 스틸컷 여담이지만, 크루엘라가 파티에서 입었던 빨간 드레스도 디올의 스타일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해요! 🍿 다른 소스가 더 필요해? 어어, 소스를 추가하시려고요? 😎 열렬한 디핑 독자분들을 위해서, 디핑을 쓰고 깎고 맛보고 즐기는 에디터 귤🍊과 나물🌿이 전하는 서비스 소스입니다. 오늘은 <크루엘라> 편 레터를 만들면서 추천해드리고 싶었던 음악을 한 곡씩 골라보았어요. 영화에서는 70년대 펑크 문화와 패션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크루엘라 일당의 퍼포먼스를 통해 당시 유행했던 파격적인 록 밴드의 비주얼과 사운드를 연출해 내기도 했죠. 여러분께서도 익숙한 곡이 들리지 않으셨나요? 에디터 귤🍊의 추천: 함께 소개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제외한 아티스트가 있어요. 바로 데이비드 보위입니다. 그 또한 6~70년대부터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죠. 크루엘라의 조력자 '아티'가 바로 데이비드 보위를 참고한 캐릭터랍니다. 중성적인 메이크업과 스타일링, 끝이 넓은 바지, 어깨까지 오는 머리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죠. 제가 추천하고 싶은 보위의 노래는 Life on Mars입니다. 뮤비 속 그의 화려한 메이크업과 함께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봅시다. 에디터 나물🌿의 추천:
'크루엘라'가 작중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던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피처럼 빨간 드레스를 차려입고 흑백의 파티를 장악한 크루엘라의 뒤에는 파티장 CCTV 안과 밖에서 전전긍긍하던 조력자들이 있었는데요. 파격적인 등장과, 교차되는 소소한 개그 신 모두를 쫄깃하게 살려준 딥 퍼플의 명곡 Hush를 추천합니다. 펑크 록의 대명사 같은 곡으로, Kula Shaker의 리메이크 버전으로도 사랑받았는데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들으면 모두 아! 이 곡! 하실 거예요. 악동 같은 크루엘라를 떠올리며 오늘 밤 홀로 작게나마 들썩여 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디핑이 준비한 첫 번째 소스, 재미있으셨나요? 다음 주 <크루엘라> 편 두 번째 소스로는, 디즈니가 크루엘라를 통해 하고 싶었(지만 한 발 물러나야 했)던! 디즈니 플러스와 OTT 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보내드릴게요. 그럼, 월요일 오전에 또 뵙겠습니다 🍟💌 더 나은 소스 제조를 위해 소중한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디핑(DEEPING) SNS 놀러가기 신선한 소스가 길을 잃지 않도록 deepinsauce@gmail.com을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디핑(DEEPING)을 만드는 사람들 : 귤🍊과 나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