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올해 초 있었던 ‘딥시크 쇼크’에 이어 최근에는 ‘알리바바 쇼크’가 있었습니다.
알리바바가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중국 기업에 서비스를 한다는 보도에 당일 엔비디아 주가를 비롯해 미국 주요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거든요.
이어서 딥시크는 출시를 앞둔 새로운 AI 모델인 R2에 화웨이의 칩을 ‘일부’ 적용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AI 패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막던 트럼프 행정부가 갑자기 이를 허용합니다.
중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일만한 일인데 갑자기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 칩, 너희 수상해. 백도어 있지?”라며 자국 기업에 사용을 자제하는 권고를 내려요.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저는 2018년 시작된 미중 반도체 전쟁이 떠올랐습니다. 당시도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수출 통제를 강화했거든요.
반도체 전쟁과 지금의 AI 갈등은 여러모로 닮았습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벌어졌을까요, 아니면 중국이 자립에 성공하는 결과를 낳았을까요
이번 레터에는 미중 반도체 전쟁을 토대로 AI 갈등의 결과를 예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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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반도체 전쟁
- 미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
- 중국이 잃은 것과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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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터 읽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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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쯔음, 뉴스에서 위와 같은 그림을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현재 AI를 둘러싼 갈등처럼, 당시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신경전이 상당했습니다. [그림=제미나이]
미중 반도체 전쟁
미중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은 2018년을 전후해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화웨이 제재를 기점으로 심화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망을 통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해왔습니다. 이미 2012년 미 의회 보고서에서 화웨이와 ZTE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했고 2018년 2월 FBI 국장 등 정보기관 수장들도 화웨이 제품 사용에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와 함께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기술 부상과 무역 불균형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하나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을 시작했습니다(지금과 비슷하죠). 그리고 기술 분야에서도 제재와 규제 조치를 추진합니다.
2018년에 여러 사건이 잇따랐는데요. 4월에는 미국 상무부가 제재 위반을 이유로 중국 통신사 ZTE에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몇 달 후 조건부로 해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8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하면서 미국 정부 그리고 계약업체가 화웨이와 ZTE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 법은 미국 연방기관과 거래하려는 회사는 중국 통신장비를 배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화웨이와 ZTE 장비를 미국 정부 관련 인프라에서 퇴출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화웨이는 이에 대해 “효과 없고 근시안적이며 위헌적 조치”라며 반발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화웨이를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기류는 확고해졌습니다.
화웨이 때리기로 시작한 반도체 전쟁
이러한 분위기 속에 2018년 12월에는 캐나다 당국이 미국의 요청으로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화웨이 설립자 딸)을 체포하는 사건도 발생합니다. 멍 부회장은 이란 제재 위반 관련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이는 중국을 자극해 이후 중국이 캐나다 국민들을 구금하는 등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2019년 5월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미국 상무부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제재를 발동합니다. 화웨이를 포함해 68개 계열사가 여기에 포함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가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지원이나 퀄컴, 인텔 등 미국산 반도체 공급이 원칙적으로 차단되었고 화웨이는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 접근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화웨이는 즉각 “미국 정치인들이 한 기업을 없애기 위해 국가의 모든 힘을 동원하고 있다”라며 “우리를 사업에서 퇴출하려 한다”라고 비판합니다. 미국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에 중국 정부도 강력히 반발하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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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웨이가 개발한 최신 프리미엄 모바일 AP 기린 9010입니다. 화웨이는 미국과의 반도체 전쟁 속에서 중국 SMIC 공정을 이용해 기린 칩을 만들어 냅니다.[사진=화웨이]
미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
2019년 이후 미국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사실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국 기업이 만든 기지국, 라우터, 안테나와 같은 이동통신 장비를 이야기하는데요. 연방정부는 법으로 이를 금지하면서 네트워크 보안성을 높였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줄이라고 동맹국에 압박하면서 5G망에서의 중국 영향력 차단을 시도했다는 분석도 있어요. 그 결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여러 국가가 5G망에서 화웨이를 퇴출하거나 제한했습니다.
2020년 5월에는 미국산 기술을 활용한 해외 파운드리(TSMC)도 화웨이에 첨단 칩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단순히 자국 기업이 직접 화웨이에 칩을 팔지 못하게 막는 것에서 더 나아가, 미국 기술을 사용해서 만든 칩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넓히기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대만의 TSMC 같은 파운드리는 미국산 소프트웨어(EDA), 장비(노광기 등), 기술을 활용해야 첨단 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 점을 이용해 TSMC가 화웨이에 5nm·7nm급 칩(기린칩)을 생산해주지 못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화웨이의 첨단 스마트폰 칩 생산 설비를 사실상 끊어버림으로써 중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몇 년 뒤처지도록 만든 전략적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시스코, 애플 반사 이익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단순히 한 기업만 흔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자체가 달라진 것이죠. 먼저 5G 장비 시장에서는 화웨이가 주춤하자 노키아와 에릭슨 같은 유럽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었습니다.
미국의 시스코도 네트워크 분야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고요. 스마트폰은 더 극적이었습니다. 한때 세계 1위까지 올랐던 화웨이는 구글 서비스 사용이 막히면서 순식간에 추락했습니다. 그 공백을 삼성과 애플이 메웠고,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이 더 강해졌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화웨이 폰의 경쟁력이 떨어진 덕분에, 애플의 iOS 생태계 우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효과를 얻은 셈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미국 안에서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재 과정에서 공급망의 취약성과 중국의 위협이 드러나자 의회와 행정부는 “우리도 반도체를 스스로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라는 여론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2022년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이 통과됐고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이 오히려 미국 기술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기술 패권을 다지는 발판이 된 셈입니다.
물론 '실'도 많았습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 업계 매출의 약 36%를 차지하는 시장이었거든요. 뉴욕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매출 손실은 물론 수익성, 신용 등급, 고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됐음이 확인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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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창업자 량원평의 모습입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량원평을 비롯해 딥시크 주요 개발자의 여권을 뺐었다고 합니다. [사진=CCTV]
중국이 잃은 것과
얻은 것
화웨이는 최신 5G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더 이상 내놓지 못합니다. 2020년 말에는 부득이 중저가 브랜드 ‘아너(Honor)’를 매각해 사업부 일부를 정리하기도 하고요.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9년 2분기 세계 2위, 2020년 2분기에는 1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22년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납니다. 2021년 화웨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하며 처음으로 큰 폭의 매출 급락을 기록하게 됩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수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대체 부품 확보와 재고 비축에 급해졌습니다. 자체 공급망이 받쳐주지 않으니 생산 차질은 불가피했고, TSMC의 도움을 받지 못해 5G 장비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미국 기술에 의존해 오던 중국 반도체 기업들(SMIC, YMTC 등)도 제재 명단 등재나 장비 수입 제한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도 얻은 것이 있었습니다. 공급망 구축과 역량 강화였는데요. 화웨이는 제재 직후 ‘스페어 타이어(spare tire) 전략’을 가동합니다. 대비용으로 개발해 둔 기술을 즉시 운영에 올리는 방식이었어요. 나아가 화웨이는 투자펀드 ‘허블(Hubble)‘을 통해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 60여 개에 투자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직접 나선 것입니다.
미국 대항해 똘똘 뭉친 민관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공급망 구축을 위해 화웨이 같은 기업을 기술 국가대표팀으로 지정하여 전폭 지원했습니다. 민관이 합심한 결과, 중국은 일부 부품에서 국내 조달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2023년 말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Mate 60 Pro’에는 중국 SMIC가 국산 장비로 생산한 7nm 5G 칩이 탑재되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고요.
완벽한 첨단은 아니지만 제재 하에서도 중국이 자력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이렇듯 미국 제재는 중국에 ‘기술 독립’ 의식을 각인시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자원과 정책을 기술 자립에 투입하게 했고 오히려 국산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촉매가 되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자국 내수를 철저히 화웨이를 비롯한 국산품으로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화웨이는 비록 해외 매출은 줄었지만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위치를 확보하게 됩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5G 시장으로, 전 세계 5G 기지국의 70% 이상을 중국이 설치했고 그 중 약 60%를 화웨이가 구축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 소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지지하는 충성 고객층이 늘어나는 현상도 발생하죠. 블룸버그는 “미국이 화웨이를 금지했지만, 이제 화웨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협이 되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중국에 계속해서 GPU를 수출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H20 수출 제한은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을 자극, 결국 미국의 글로벌 AI 우위를 약화할 수 있다”라고 말이에요.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계속해서 중국에 엔비디아 칩을 제공해(성능이 낮은) 종속시켜야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반도체 전쟁을 통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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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가 새로 발행한 암호화폐 ‘WLFI’ 공개 거래 시작과 함께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은 전체 물량의 4분의 1 미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 아들은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습니다. 창업자 몫은 락업(일정 기간 매도 제한) 상태지만, 보유분에도 시장 가격이 반영돼 막대한 자산이 된 셈입니다. 트럼프니까 가능한, 사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픈AI가 인도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이미 노르웨이와 아부다비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오픈AI가 인도까지 나서면서 아시아 확장 신호탄을 쏜 셈입니다. 회사 측은 인도 법인 등록을 마치고 현지 팀 구성에도 착수했습니다. 미·인도 간에는 최근 관세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인도가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호재로 작용합니다.
미국 주요 학군들이 교사 중심으로 AI 도입을 허용하면서 교실 안으로 기술이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매직스쿨(MagicSchool)’ 같은 교사용 AI는 글쓰기 피드백 제공, 난해한 텍스트 요약, 수업 자료 초안 작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교육용 챗봇·코파일럿을 내놓고, 교원 연수 프로그램과 비영리 단체 협력, 교원노조 파트너십까지 망라하며 학교 생태계를 공략 중입니다. 효과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AI가 교실의 새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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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권력은 기술을 따라 움직이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지금, 기술의 최전선에는 AI가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은 규제와 완화, 통제와 개방이라는 두 개의 레버를 교묘하게 조절하며 패권을 향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고요.
미국은 익숙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강력한 수출 규제를 통해 중국의 주요 산업을 압박하다가도 갑자기 숨통을 틔워줍니다.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효과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전과는 다릅니다. 반도체 전쟁 당시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요. 딥시크라는, 전 세계를 쥐었다 놨다 했던 스타트업으로 AI 시대 ‘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있는 것 같고요.
미국은 AI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기술 패권을 고수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이 예상 밖의 돌파구를 찾아 새로운 균형점을 만들어낼까요.
각각의 상황이 닥쳤을 때 세계 AI 질서는 또 어떻게 개편될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또 대비해야 하는지도요.
말이 많았습니다. 언제나 결론 없이 물음만을 남깁니다🤨.
벌써 9월입니다. 올해도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한 해를 중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요.
점심 드시고 난 뒤 새해 목표를 지켰는지, 올해 남은 기간은 어떻게 보내면 될지 말이에요. 4개월만 힘내도 올해 우리는 더 성장하지 않을까요😄.
말이 많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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