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레시안입니다.
"진실은 하나인데 가짜뉴스는 100만개 상황, 규제로는 못 막는다"
- 김대식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교수 -
"우리는 1만 년 동안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고 싶었지만 돌아온 것은 침묵뿐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2022년 11월 30일은 인류 역사상 큰 변곡점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으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인간의 질문에 답을 했기 때문이다."
김대식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교수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AI(인공지능) '챗GPT'에 대한 열광에 대해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뇌과학자인 김 교수는 최근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동아시아출판사 펴냄)를 썼습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장이 펼쳐진 만큼 "챗GPT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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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에게서 이상은을 떠올리다
스무 살의 이상은은 여의도를 떠났다. 한국방송공사(KBS)와 문화방송(MBC)이 있던 여의도를 떠났다. 그리고 미술 공부를 한다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KBS와 MBC는 대중음악 산업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다. 이 곳에서 최고의 스타로 자리했던 이상은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1988년 8월 <제9회 강변가요제> 무대에서 '담다디'를 부른 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상은은 약 다섯 달가량의 연예계 생활을 경험하고 1988년 12월 <한겨레>와 인터뷰했다. 뒤늦게 읽은 이 인터뷰에서 이상은의 미래가 보였다. 아직 1집도 내기 전인 '새파란' 신인 이상은이 한 얘기를 나열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이쪽 세계가 애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엄청나게 달라요. 대학생으로서 '이건 나쁘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힘이 없어서 암말 못하고 말지요. '여기 빠져들지 말고 무언가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어린 왕자>도 다시 읽고 헌책방에서 동화책을 잔뜩 사서 읽곤 해요. 이쪽 세계의 나쁜 모습들을 물에 비한다면 '물에 빠지지 않고 물위를 걸어야겠다'고 거듭거듭 맹세하고 있어요. 인기와 돈 속에서 생활한 지난 몇 달 동안 정서가 메마르고 마음이 차가워지는 것 같아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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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무 쓸모도 없이 100살을 살면 무슨 소용인가?"
불안에 시달리는 노후 이◯◯ 할머니는 2014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혼자 살게 되셨다. 평소에도 이가 안 좋으면 치과로, 눈이 안 좋으면 안과로,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로 가서 약을 잔뜩 타온다. 혼자 살다보니 갈수록 우중충한 기분이 든다. 이 역시 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구하지만 병원에서는 우울증 약을 처방해줄 뿐이다. 결국 약이 과해 어지러운 상황이 오지만 상담하러 의사에게 가봤자 뾰족한 얘기도 못 들으니 스스로 판단해서 약을 줄인다. 그나마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허리뼈가 어긋나서 보호대가 없이 걸어 다니기도 힘들어졌다. 그렇게 3년이 흐르니 몸은 안 좋아지고 우울증은 심해졌다. 결국 아들 내외가 같이 살자고 했다. 30년 넘게 살던 남양주에서 인천 아들네 집으로 옮겼다. 거기서 새로 성당에 가고 새로운 경로당에 다니게 되었다. 자신이 오랫동안 살던 곳에서 낯선 곳으로 오게 되어 적응하는데 꽤 고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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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당신이 누른 '좋아요',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환경에 더 도움이 될까? 디지털이 기반이 된 우리의 일상은 그렇지 않은 때보다 자원을 덜 사용하게 될까? 환경 문제를 주로 다뤄왔던 프랑스 출신 다큐멘터리 PD 기욤 피트롱은 최근 출간한 저서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환경의 상관관계에 대한 기존 상식에 물음표를 던진다. 그는 스웨덴의 환경 활동가 그래타 툰베리의 등장 이후 나타나고 있는 소위 '기후 세대'들이 "고기 소비와 플라스틱 사용, 비행기 여행이라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맹비난" 하면서도 "전자 상거래며 가상현실, 게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용자들"이라며 "이는 친환경 면에서 보자면 완전히 난센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피트롱은 툰베리가 스웨덴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있던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올라가고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됐다면서도, '좋아요'를 누르고 이것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물적 하부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감정의 역사
"인간의 감정은 역사 속에서
어떻게 활용됐나"
서양 철학의 중심은 '이성'이었다. 하지만 실제 역사의 페이지에서 인간의 '감정'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동안 이성에 가려졌던 감정이라는 변수는 현대사회로 오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감정의 역사>를 펴낸 김학이 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이러한 감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추적한다. 김 교수는 독일의 근현대사를 통해 이를 분석하는데, 그는 "감정이 도덕공동체 구축의 핵심 기제였고, 그리하여 감정은 근본적으로 언제나 도덕감정이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특히 16~18세기까지는 감정이 종교와 밀접하게 결합되면서 도덕공동체 수립의 핵심기제로 작동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15세기 말부터 독일에 분출하기 시작한 예언서들, 그 시기에 나왔던 괴물에 대한 보고서들, 루터를 비롯한 신학자들의 종말론적 발언들, 매독과 페스트, 정신병에 대한 의사들의 진단 등에서 감정이 동일한 방식으로 의미를 가졌다는 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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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주 69시간제, 이게 아젠다가 된다는 게
경악스럽다"
세계적 석학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주 69시간제 개편안을 "19세기적인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생산성을 높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데 현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 화해 협력에 나서는 한편 중국과는 껄그러운 상황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는 "절대 일본이 주도하는 한미일 공조 체계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장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간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출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주 최대 69시간 노동을 허용하자는 개편안) 이런 게 아젠다가 된다는 게 경악스럽다"며 "일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에 달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 걸 하느냐"고 질타했다. 장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일할 자유'를 두고 200여 년 전 미국에서 나온 사고방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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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양손
"'어린 할아버지'가 겪은 전쟁,
아버지의 그림에 글 입히다"
어찌된 일인지, 인간은 빛나는 이성의 문을 열어제쳤고, 만인의 인권을 신장시켜왔다고 자부하는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고대와 중세의 전쟁사를 보면서, 한 목소리로 '다시는 비극을 만들지 않겠다'고 수차례 다짐하는데, 역사의 첨단에 서 있는 우리는 어딘가 위태해 보인다. 73년 전의 한국전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 무기를 벼르고 있고, 한국은 끊임없이 전쟁 연습을 벌인다.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른 철책은 아물지 않은 흉터 자국이다. <할아버지의 양손>(윤중식 그림·윤대경 글, 상수리)은 전쟁의 잔혹함과 피란민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하는 28장의 스케치를 담고 있다. 73년이 지났지만, 아직 생존해 있는 전쟁 세대들, 그리고 그 아들딸들이 바라보고 있는 '휴전선'이라는 아물지 않은 흉터의 자국들. 글을 쓴 윤대경 선생의 선친은 '석양의 화가'로 불린 윤중식 화백이다. 전쟁이 터지자, 가족들을 이끌고 피란길에 올라 본인과 다른 피란민들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고통을 28장의 생생한 스케치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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