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동물 마을에 동그라미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동그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줄을 서고, 집도 자동차도 모두 동그란 것만 찾게 되죠. 유행하는 곳에 줄을 서고 남들을 따라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딘가 우리와 참 닮았습니다.
이 복잡한 사회 현상을 동그라미, 세모, 네모라는 단순한 도형으로 명쾌하게 설명하는 점이 기발합니다. 우리가 진정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입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웃으며 넘기게 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묘하게 남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순간, 그 흐름에서 벗어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취향을 지켜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유행을 풍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선택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나는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볍게 읽히지만,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 빠르게 바뀌는 취향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꺼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