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감기 걸렸다고 골골대면서 고난 같지 않은 고난 주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성 금요일을 지나 예수님의 부활까지 기념하고 말았네요. 올 부활절에도 승리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셨길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내 맘 같지 않아요

부활은 일반 사람들에게 있어서 신화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사람의 심장이 멈추고 뇌가 기능을 멈추고 더이상 숨을 쉬지 않게 되면 죽어버린 것이니까요. 그런 상태가 아주 오래 지속되면 아무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부활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깁니다. “하나님이라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되려 저를 감정적으로 요동치게 하고 감격하게 하는 건 예수님이 나의 죄를 대신해서 “죽으셨다”라는 것입니다. 매우 인간적인 관점이죠?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다는 것 자체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희생이잖아요. 그만큼 숭고하고 위대한 헌신은 없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죽기만 했다면요? 우리의 죗값은 치러졌을지 몰라도 우리가 죄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영원한 자유를 위해서라면 죽음까지 이겨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우리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가늠이 안 되니 감정적인 반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까지 파헤쳤던 리 스트로벨의 영접 과정도 그다지 감정적이진 않습니다.

내가 기독교를 조사하기 시작한 것은, 아직 무신론자이던 시절에 누가복음을 처음 읽으면서부터였다. 1년 하고도 9개월이 소요된 그 조사는 나 혼자 안방에 있던 어느 일요일 오후에 종결되었다. […]

그 순간 나는 판결을 내렸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로 자처하셨을 뿐만 아니라 부활로 그 주장을 증명하셨음을 역사적 데이터에 기초하여 확신한 것이다.

그런데 펜을 내려놓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건가? 이걸로 끝인가? 이게 다란 말인가?’ 거기서 그만 길이 막힌 심정이었다. 그때 마침, 언젠가 한 그리스도인 친구가 알려 주었던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나는 성경책을 꺼내 얼른 요한복음 1장 12절을 폈다. “그러나 그분을 영접한 사람들, 곧 그분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권세를 주셨습니다.”

이 성경 구절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공식이 나와 있다. ‘믿는다+영접한다(받는다)=된다.’ 그 순간 나는 예수께서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임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깨달았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나 대신 죽으심으로써 내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죗값을 치르셨고, 용서와 영생을 사서 값없이 선물로 주셨다. 하지만 내 쪽에서 그 선물을 받아야 했다. 그래야만 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당장 침대 옆에 털썩 무릎을 꿇고는 여태껏 부도덕하게 살아온 삶을 죄다 쏟아 내며 고백했다. 그 순간 나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한 용서를 받았고, 그 순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번갯불이 번쩍였다든지 하나님의 응답이 귀로 들렸다든지 찌르르 하고 무슨 감각이 느껴졌던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럴 때 감정이 솟구친다지만 나는 다른 것 때문에 기분이 상쾌해졌다. 내게 솟구친 것은 이성이었다.

리 스트로벨, 『리 스트로벨의 부활의 증거』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것, 부활을 믿는 것이 누구에게는 엄청난 감정의 동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 수반이 구원 확신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아닙니다. 리 스트로벨 또한 부활에 관한 결론에 다다랐을 때 초자연적인 경험이나 감정을 겪지 않았습니다. 그는 되레 ‘이성이 솟구쳤다’고 말합니다.

저에게도 특정할 수 있는 회심의 ‘결정적인’ 순간이 없습니다. 감정의 변화를 크게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 때에는 구원의 확신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알수록, 예수님과 교제할수록 내가 감정적으로 동(動)해야지만 내 신앙을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예수님의 부활을 앞서 말한 것처럼 “하나님이라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여기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모든 악을 이기시는 분이시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그 은혜가 우리에게까지 미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스트로벨의 말처럼 그것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시고 주시는 선물입니다.

이성으로든, 감정으로든, 영으로든, 육신으로든 그 은혜를 입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념한 부활은 앞으로 올 소망임을요.

구독자님, 부활에 대해 한결같이 기쁘거나 감격스러울 순 없지만 우리의 구원은 진실이며 영원하다는 걸 잊지 말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