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둘째 주. 빅테크와 인도, 올해의 인물, 유산슬의 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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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둘째 주 - 금요일의 커피팟

커피팟은 30대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와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변화하는 세상 이야기, 잠시 생각해 볼 이야기, 그리고 쉼을 주는 이야기를 월, 금 배달합니다.

1. 모닝커피(한 모금): 미국 빅테크, 그들은 왜 인도에 베팅하나

2. 모닝커피(두 모금): 어른들의 뼈를 때린 그레타,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

3. 라떼한잔: "없으면 안 돼요" 유산슬의 코러스가 전하는 말

4. 아포가토: 이야기를 담은 노포(老舖), 아시나요?

1. 빠르게 보기 - 미국 빅테크(Big Tech), 그들은 왜 인도에 베팅하나

인도-미국 온라인 인구(2019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빅테크는 왜 인도에 베팅할까

인도의 인구는 약 13.5억 명. 그중 49%인 6억 6천 5백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매년 앱 다운로드 수, 온라인 결제 횟수 등의 지표도 급격히 상승 중이죠.
인도보다 인구수가 많은 중국은 일찍부터 자국 테크기업을 위한 보호주의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덕분에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바이트댄스(틱톡) 등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큰 성장을 이뤘고요. 이런 중국에 베팅할 수 없으니 ‘넥스트 빅 컨트리(Next Big Country)’인 인도가 주목받는 셈이죠.

어떤 베팅을 하고 있죠?

2018년, 월마트는 인도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스타트업 플립카트(Flipkart)를 160억 달러(약 19조 원)에 인수했어요. 일찍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아마존은 50억 달러(약 6조 원)가 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죠. 인도 인구 4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왓츠앱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론칭을 예정했고, 구글은 인도의 온라인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사업 확대를 위한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던 인도는 이들의 확장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인도의 자국 기업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주는 규제를 지난 1년간 속속 도입해 왔거든요.

빅테크 왈, "인도 너마저!"

플립카트와 아마존에서는 가격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자회사 상품의 판매가 금지됐고요.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어가자 이를 경계하고자 적용했다고)
왓츠앱은 도입 예정이던 결제 서비스에 대한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요. (자국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티엠(Paytm)은 이를 틈타 급성장)

인도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큰 투자를 감행하며 시장을 만든 테크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습니다. 인도 자국 기업이 만든 비슷한 모델의 성장을 위해 ‘장사’ 자체를 제한하는 정책이니까요.

그렇지만 인도 입장에서는 한 가지 확실한 이유가 더 있어요. 그건 바로 데.이.터.

인도는 미국 거대 테크기업들의 시장 독점과 이들이 통제할 데이터를 경계하고 있어요. 시장을 독점한다는 말인즉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이니까요. 데이터를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의 불균형이 심해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자국 기업들이 데이터를 잘 확보하고 성장하도록 선을 긋는 겁니다.
무엇보다 데이터는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인 AI 등 기술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인데요. 자국민의 데이터를 해외 기업이 확보하는 상황을 두고 볼 수는 없겠죠.

+ 샷 추가: 인도 vs 빅테크, 다음 라운드는?

인도 정부는 "자국 보호주의를 무조건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계속 말해 왔어요. 하지만 자국 산업의 성장을 위해 이 선택을 이어가지 않을까 예상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보호주의로 큰 성공을 거둔 중국 모델을 염두에 두고요. 하지만 인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해외 기업의 투자와 기술도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도 정부 당국자들과 빅테크가 어떤 조정을 거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겠죠.

2. 다르게 보기 - 어른들의 뼈를 때린 그레타,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

©Bloomberg

올해의 인물. 아직도 타임지에서 매년 뽑습니다.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선정됐어요. 2018년 8월, 기후변화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촉구하며 시작한 나 홀로 시위가 화제를 몰고 왔었죠. 지구의 위기를 새롭게 조명한 그는 기후변화 대응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툰베리의 말말말

어른들의 뼈를 때린 툰베리의 말들, 다시 한번 들어보실래요?

"어른들은 항상 우리에게 '너희들이 희망이야. 너희들이 세상을 구할 거야'라고 이야기해요. 말만 하지 말고 우리를 조금만 도와주는 건 어떨까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기후변화 파업에 참여 중인 학생들이 '수업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어요. 정치인들은 30년 동안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낭비했죠. 그게 좀 더 나쁜 것 같은데요."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지난 9월 UN 기후변화 서밋에서 나온 장면(사진 클릭)은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 샷 추가: 타임지 온라인 독자 투표 결과는?

1위는 '홍콩 시위대'. (그레타 툰베리는 5위)
2018년 1위는 BTS. (이번에도 톱5(4위)에 진입)
2018년 수상자는 '자말 카슈끄지와 언론인들'이었어요. 2017년엔 미투 운동을 끌어낸 '침묵을 깬 모든 사람'이었고요.

3. 쉬면서 보기 - "없으면 안 돼요" 유산슬의 코러스가 전하는 말

©MBC 놀면뭐하니?

어떤 내용인가요?

MBC <놀면 뭐하니?>에 나온 신인 가수 유산슬의 녹음 현장에 등장한 코러스 김효수 씨의 인터뷰입니다. 24년간 코러스 인생을 살아온 그가 자신의 일에 갖는 애정과 태도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 참 멋있고 행복하게 일하는구나!'

어떤 부분이 좋았나요?

밑줄1: "그와의 인터뷰는 고정관념을 내내 뒤집는 시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심벌즈가 아니라 제1바이올린, 편집자가 아니라 작가, 보좌관이 아니라 국회의원을, 사람들이 더 되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던 거였다. 앞에 나서는 이만이 주인공이라고 말이다."

'왜 가수가 아닌 코러스일까?' 가볍게 스칠 법한 생각이지만, 인터뷰를 보면서 이 역시 편견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밑줄2: "가수를 하지 않는 걸 측은하게 보는 분들이 많아요. '놀면 뭐하니’ 유튜브에 '언니도 꿈이 가수였을 텐데 잘돼서 어서 앨범 내세요' 하는 댓글도 있고요. 그런데 저는 진짜 코러스가 좋고 이게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전히 앞에 나서는 일은 쑥스러워요."

남들이 보기에 좋은 일 말고, 나에게 맞는 일을 아는 것.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 아닐까요? 물론 김효수 씨도 가수 활동을 해보고 나서야 코러스가 자신의 천직임을 알았지만요.

밑줄3: "사람으로 치면, 토털 메이크업이나 마찬가지죠. 반주에 가수 노래만 있는 상태가 '생얼'이면 코러스는 풀 메이크업에 액세서리까지 하는 과정이죠. 그래서 있을 때와 없을 때가 완전히 달라요. 가수의 노래가 그 자체로 풍부하면 코러스가 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코러스를 해서 되레 가수를 가리면 안되니까요."

자신의 역할을 자기 언어로 정의 내릴 수 있는 사람, 그 일의 매력을 힘주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의 힘을 느낀 대목이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과 이 일의 매력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됐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샷 추가: "코러스는 일단 효수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놔"

'합정역 5번 출구' 녹음 현장 영상에 나온 이 한마디가 주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일하는 과정과 결과를 신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니까요. (영상에서 김효수 씨는 0:48부터 나옵니다)

++ 시럽 추가: 유재석은 할 수 없지만, 유산슬은 할 수 있는 일?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겪는 현실을 유산슬의 경험으로 풀어서 보여주는데요. 제작진의 바람처럼 트로트 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까요? [관련 칼럼 보기]

4. 저녁 먹고 보기 - 이야기를 담은 노포(老舖), 아시나요? <노포의 장사법>

©인플루엔셜

노포(老舖)가 뭐죠?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사전에 적힌 말 그대로 '오래된 가게'를 뜻합니다. 이 책은 오래 살아남아 장사를 이어가는 곳곳의 오래된 가게를 소개합니다. 그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와 맛의 비결을 담은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조명됩니다. 미래에 대한 그들의 생각도 듣고요.

그래서, 왜 좋은가요?

노포라고 옛날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진솔한 이야기와 섬세한 취재를 통해 오래된 가게(총 26개)만의 비결을 전해줍니다. 이 책에는 "라떼는 말이야~"는 없어요. 무언가 꾸준히 만들어 가는 사람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이야기해요.
맛이란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임을 알려줘요: 오랜 시간 쌓아온 디테일과 성실함이 오래된 가게의 공통 요소라고 말해줍니다. 역사가 곧 그곳의 맛인 거죠. 특별한 비법이나 화려한 기술 없이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가는 맛'이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요: 어떤 가게에 들어설 때 그곳의 이야기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음식 맛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노포를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내 앞에 놓인 음식이 '왜 이런 맛을 내는지' 알기에 더 맛있어진달까요.

+ 샷 추가: '국밥충'에게 추천합니다

"그 돈이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말지!" 어떤 메뉴를 제안해도 국밥만 고집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용어인데요. 유튜브 채널 <짤툰>이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충'이 붙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했는데, 요새는 "나 국밥충이야"라고 자부심(?)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죠.
이번 주말에는 "그 돈이면 맛있~는 노포가서 든든~하게 먹고 말지!"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책에는 물론 국밥집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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