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는 어떤 출근송을 듣고 계셨나요? 지난 2주년 발행 기념이벤트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신 일벗님들의 출근송 리스트가 제법 많이 쌓여있었어요. 이번주는 차례로 출근송 리스트를 소개하려고해요.
누누님이 추천해주신 출근송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TS의 '돌덩이'입니다. 2020년 1월 JTBC 채널 통해 방영된 이 드라마는 원작 만화를 토대로 각색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죠. 최고 시청률을 살펴보니 16.5%, 16회작으로 5% 시청률에서 꾸준히 상승한 인기작품이라고 손꼽힐 만했습니다.
돌아보니 그 유명했던 작품을 저는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어요. 육아휴직 후 복직하여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출근 전, 퇴근 후 육아에 치중하느라 24시간을 빈틈없이 보냈던 시기더라고요. 헤어숍에 가서 이 드라마의 인기를 더 실감했죠. 당시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박서준 역의 박새로이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남자헤어컷의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는데요.
저희 집 꼬마도 박새로이 컷을 몇 번 하기도 했었네요. 💇♂️ 드라마를 보지 못한 이도 일상에서 그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할 때는 캐릭터의 의류, 액세서리, 헤어, 뷰티제품 등 그밖에는 촬영지, OST 등인 거 같아요.
몰입의 시간
지난해 드라마 극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수업에 참여한 분들의 자기소개를 들으면서 조금 놀란 적이 있었어요. 드라마, 극본을 시작하는 이들 중에서도 드라마보단 이외 문학 장르를 선호하거나 신작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분들도 제법 계셨거든요.
분명 드라마 수업을 듣기 전 자기소개서에 가장 즐겨본 드라마를 쓰는 이유에 대해 쓰는 란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죠. 드라마 극본을 공부하게 되면 극본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습작하거나 창작해야하는데, '극본을 쓰고 싶으신게 맞을까' 의아스러운 부분도 들기도 했었기 때문이죠.
작년 말부터 이어오고 있는 진로 컨설팅 상담 또한 그렇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련 업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내 생애 가장 영향을 준 작품이나 콘텐츠'가 있는지 사전 질문을 드리면, 상세하게 설명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원할 땐, 당연시 그 분야의 업과 관련된 자료는 여러번 들여다봐야한다고 생각한 제게는 계속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가치관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이 시작된다.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이태원. 이 작은 거리,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그들의 창업 신화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홈페이지에 소개된 문구를 읽으며 '각자의 가치관', '창업'이 눈에 들어왔어요. 직장인들에게는 '각자의 가치관'을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브랜드를 만들고, 내 사업체(조직)가 있으면 그만의 방식으로 운영해야할텐데요. 조직에 몸담는 일원일 경우, 사명과 조직의 규율에 따라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상황이 종종 오기도 하죠.
그 부분이 덜한 조직을 굳이 꼽자면 드라마 현장이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를 총괄하는 감독의 가치관, 성격에 따라 같은 소재의 드라마라도 각기 다른 결과물을 가져가니깐요. 지난주에 제가 즐겨봤던 예능 프로그램 중 <청춘MT>가 있었어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이태원 클라쓰>, <안나라수마나라>를 연출한 김성윤 감독이 기획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세 드라마에서 각 드라마의 주조연 20-30대 젊은 배우 15명이 모여서 2박 3일간 친분을 만드는 자리였습니다. 드라마 종영 이후 처음 보는 배우들의 어색하게 서로 인사를 하는 그들이 MT 마지막날에는 대천해수욕장 앞에서 포차를 차리며 고생한 경험을 쌓다보니 서로 웃는 모습이 돋보였죠.
드라마 캐릭터 외 자신의 성격이 고스란히 나오는 모습들이 제법 볼거리가 되었어요. 신기하게도 박새로이 역의 박서준은 드라마 캐릭터와 비슷한 면모가 돋보였고요. 포차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멤버들의 역할을 각자 정해주며 리더하는 모습이 어찌보면 박새로이 역에 스며든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배우가 연기를 통해 자신의 다른 면을 꺼내쓸 때도 있지만, 드라마 극본가들의 경우 그 배우를 염두해두고 캐릭터를 만들기 때문이죠.
결국 연기(acting, 액팅)는 배우의 본성을 모두 벗어던지고 자신의 모습 이외의 다른 면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사람의 내면적인 정신작용이 외면적인 신체의 활동으로 나타난 의미'를 뜻하는 액팅(acting)의 동사, 'act'에 따르면 생각이 행동을 지배할 수 있기도 하니깐요. 어찌보면 <이태원 클라쓰>가 아직까지도 회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배역을 맡은 드라마 출연진이지 않나 싶어요.
내 일에 대한 몰입, 사랑. 이 마음을 드러내야 결과물이 더 좋아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출근하며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몰입했던 순간으로 결과물이 달라진 겨우가 있었는지. 그때 작업하며 즐겨들었던 노래를 추천해주시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