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사가 늦었습니다. 금일 아침시간에 메일을 기다리셨을 분들께 우선 사과 인사를 드립니다.

이 뉴스레터는 PC에서 보는 게 더 좋습니다. 

이번호 레터를 완독 하는데 30분 이상 소요됩니다.  

매거진을 보듯 골라 읽으시고 여러 번 레터를 열람하셔도 됩니다.

©2022.2.23. 소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2년 남짓한 시간을 주무관님과 
보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떠나시니 마음 한 켠이 허전하네요.
주무관님과 여러 가지 정보와 장소를

서로 공유했던 시간들이 참 즐거웠어요. (중략) 

퇴사하시는 게 너무 아쉬워서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가 주무관님 서재 한편에 걸어놓으면

좋을 것 같아 대학시절 파리에서 계셨던 것이 생각이나

파리를 담은 액자를 골랐어요.
앞으로도 자주뵈요!!"

- 2022.2, 동료의 편지 中 발췌-


벌써 내일(2월 25일) 마지막 출근일을 앞두고 있어요. 특별호에 언급했듯이 일주일간 휴가를 끝나는 시점도 오늘입니다. 며칠 아이와 함께 지내다가 오늘 하루, 각자 생활을 했습니다. 레터를 마감하는 오늘인데도 도통 구독자분들께 드릴 5호 레터의 끝맺음의 말이 써 내려가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무거웠어요.


죄송합니다. 오늘 인사가 늦었습니다. 금일 아침시간에 메일을 기다리셨을 분들께 우선 사과 인사를 드립니다. 어둑해진 퇴근시간을 넘어 밤늦게 뒤늦은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그 덕에 일상을 영위하며 하루 종일 뉴스레터에 대한 콘텐츠를 생각해봤습니다. 보통 레터의 발행 시점 3-4시간 전에 잠을 줄이고 깊숙이 레터를 들여다보는데 말이죠. 어색한 시간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도 들면서 또 한 편으로 이 하루에 대한 시간의 확장성도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마음에 끄적입니다.


솜털같이 가볍게 글을 후루룩 쓸 수 있다면, 좋을 텐데...내일 어떤 미소로 사무실을 나와야 할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신나게 일주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에 3차 접종 주사를 맞았고 며칠 스스로 몸을 보살폈고, 아이의 유치원 입학설명회 등 가사, 가족일을 챙기다보니 금세 일주일이 흘렀어요.


회사에서의 지낸 일주일은 너무나 느리게도 간 기억이 많은데, 촘촘하게 밀도 높게 시간을 보내려면 일에 대한 계획성이 더 철저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그럼에도 몸과 마음은 그렇게 따라가기 어렵고, 늘 시간에 쫓겨 따라가는 격이 되네요.


돌아보니 그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건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지금의 일터에서 처음 만난 사수와 함께했어요. 지난 5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심을 먹고 난 뒤 그녀에게 선물을 건넸습니다. 


그간 감사드렸다고 말이죠. 지난 '5년'을 살펴보니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 분은 많지 않더라고요. 기회를 준다는 건 '당신의 실력을 신뢰'하며,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며 동시에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부여하는 일이죠. 엄연히 어깨가 무거운 기회입니다. 그럼에도 가끔 그 무거움이 긴장감을 주지만 설렘을 주는 것도 있잖아요.


기회는 기회를 부릅니다. 그분과 함께 몸담은 시간은 불과 1년 남짓했었고, 제가 몸담은 팀을 떠나 여러 팀을 오고 가며 바쁘게 지내셨던 사수가 떠남에도...저는 스스로 현재 몸담은 조직에서 제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나섰습니다.


여러 신사업 프로젝트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따면서 자신감도 생겼어요. 무슨 일이든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없기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손과 발이 맞아야 더 큰 에너지를 얻는 셈이겠죠. 꼭 같이 일하지 않아도 같은 팀 속에 응원의 눈빛을 보내는 동료들도 큰 지지자입니다. 


앞서 서두에 적힌 편지를 써준 동료는 합을 다해 일했던 동료이기보다 제 취향과 마음을 잘 어울러준 좋은 동료였습니다. 그녀가 건넨 파리 풍광을 담은 액자와 편지는 잊지 못할 퇴사 선물이 되어줄 거라 의심치 않아요.


혹시 여러분은 동료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을까요. 굳이 사물이 아니더라도, 그의 말 한마디에 왈칵 눈물을 쏟거나.. 웃음 짓게 만드는 말이라도 좋습니다. 그런 선물을 받은 분들은 아래 버튼을 통해 이야기 나누어주세요.


함께 위로받고 응원받고 싶어지네요. 각자 서로 맡은 역할과 책임감이 다르지만, 같은 조직과 환경 안에 있기에 힘들고 지친 순간에도 동료의 눈짓과 몸짓으로 위로를 받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소속 없이 홀로 버틸 시간들을 예상해보니 동료를 찾기 어려울 수 있겠지요. 다행히 최근에 '동료애'가 가득 넘칠 커뮤니티를 만났어요. 에디터들의 커뮤니티 <Society of Editors>(클릭)입니다. 저의 프로필도 있으니 살펴봐주세요. 


동료들의 따스한 온기로 풍성해진 2월 덕에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소중한 사람이고 귀한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2022년의 2월을 잘 마무리 짓고 새로운 3월의 시간에 더 좋은 분들과 인연 여행을 나서봅니다. 제 손을 잡고 함께 동행해요, 님!

덧+ 며칠 전 출근하지 않았지만, 출근시간에 맞춰 지나갔던 출근길을 담아봤습니다. 3월에는 취재차 둘러보게 될 찰나의 공간과 순간들을 담아보겠습니다. 앞으로 발행시간은 출근시간(오전 7-9시)에 맞춰 쓰도록 노력하겠지만, 늦게 발송할 때쯤이면 발행인이 머리를 쥐어짜고 글을 다듬고 있음을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주세요. 🧘
사진1. 동료의 선물을 서재방에 두었네요. 클릭 링크를 누르면 제 불어발음도 들을 수 있어요🇲🇫 ©소네(클릭)
☑️ 목차 
  • 🔔 출발지 [오늘 #출근전읽기쓰기]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 🔕 휴게소 [북클럽 2기 후기], [멤버십 구독+2.22 특별호 이벤트 결과] 치밀하고 엉성한 연대
  • 🔔 정거장 [오늘 단어집 펴보기] 무성무취 
  • 🔔 도착지 [소네의 속삭임] 내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
[오늘 #출근전읽기쓰기]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안녕하세요. 소네입니다. 🕰✍🏻🔔

2022.2.22.화
☕️ 별다방에서 핫초쿄(#chocolatchaud)
📖 #어떻게나의일을찾을것인가(야마구치 슈의 직업 선택의 철학)
✍🏻 #야마구치슈 지음 #김영사 

 
📝 마음에 드는 구절

"전문가의 예측조차 빗나갈 수도 있는 것이라면 10년, 20년이라는 중장기적인 시점에서 개인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커리어 프로그래밍 전략을 세운다는게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본래 필요한 지침은 '장기적으로 행동하고 단기적으로 생각하는 일'이다. 장기적인 행동은 결국 습관을 뜻한다."

"저는 '꾸준하고 착실하게 계속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 꾸준한 자세가 재능이나 노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요. (일본 장기 대가 하부 요시하루)... (중략) 특히 앞으로 우리는 20세 전후에 일을 시작해서 60세 전후에 은퇴하는 기준의 모델에서 벗어나, 상당히 오랜 기간을 일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세상에서 직업을 선택할 때 '꾸준하게 노력을 계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하는 관점은 사실 가장 중요한 착안점이다. 그렇기에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하는 질문이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하는 질문보다 훨씬 중요하다."

"일단 30세 정도에 모든 직업인에게 일하기를 멈추게 하고 1~2년동안 놀게 한 뒤에 앞으로 자신이 30~40대를 보낼 회사의 직업을 선택하게 하는 취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 읽으면서 느낀 점 

오늘 이 책을 펴고 나서..굳이 10~20년 뒤 중장기적 시점에서 개인 커리어로드맵을 짜봤자..예측하기 어려운 일만 만든다는 것에 동의하게 되었어요.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음을 깨달음.. 일종의 내 자신에게 희망고문일 수 있겠구나..라는 점이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가..아무리 미래를 열심히 계획하고 그려도 그 시점의 상황에 맞춰 달라진 점은 나올 테니 말이죠. 책에 일부에서는 운이라는 것도 하루의 경험과 습관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언급하는데.. 그 구절에서 리추얼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어 오늘의 하루도 내가 원하는 메뉴에 맞춰 식사메뉴를 골라도, 선택한 것과 다른 맛과 예상치 못한 변수는 늘 존재합니다. 문득 가래떡 떡볶이가 먹고 싶어 열심히 검색하여 찾은 곳이지만, 내가 원하는 소스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리 춥다고 느끼지않고 손장갑을 놓고 외출했는데 눈이 펄펄 내렸던 오늘의 상황도..

며칠 앓고 나니 삶에 중요한 시기를 정할 수 있겠다 싶어요. 3차 접종(부스터샷)은 다른 차수보다 통증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1-2차보단 피로도나 통증, 두통의 강도가 있어 지난 2월 17일 목요일 접종 후 강제로 SNS 디톡스를 하게 될 정도로 며칠 침대와 한 몸이 되었습니다. 잠으로 주말을 채우니 시간은 어느새 2월의 마지막 한 주를 맞이했고, 저는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은 온전히 기지개를 확 펴고,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 2월 22일 특별호를 발행했습니다. “다른 달보다 짧은 2월의 날들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했어요. 1년의 한 개의 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월은 제게 남은 겨울잠을 잘 수 있었던 시기였네요.” 이 문구가 좋았는데 오늘 피드백을 주신 구독자님께서도 ‘겨울잠’이란 단어를 골라주셨어요.

©텍스처(texture), 소네
[북클럽 2기 후기], [멤버십 구독 + 2.22 특별호 이벤트 결과]
치밀하고 엉성한 연대
제가 그리 책을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중고등학교 때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어요. 책보다 다른 사물에 관심을 가졌던 거 같은데(신문, 메모지였어요), 글을 쓰는 기자를 꿈꾸며, 책을 가까이해야만 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죠. 책과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책에는 여러 장르가 많죠. 문학, 에세이, 위인전, 경제, 과학 등 분야뿐만 아니라 독자 연령에 맞게 책을 고르는 선택지도 다양합니다. 조금 더 쉽게 글이 쓰인 자기 계발서와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잡은 에세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읽다 보니 제가 선호하는 책과 문체, 목차, 두께, 종이질 등까지 알게 되었고, 책 한 권을 소장하는 일도 엄연히 여러 체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행동에는 북클럽을 만드는 것도 큰 계기가 됩니다. 2013년경에 소설읽기 모임을 만들고 이후 '슬로우 리딩클럽' (클릭) 북클럽도 운영해봤어요. 지금 사는 도시의 맘카페를 통해 북클럽을 개설하고, 지난해는 원티드 플랫폼에서 <출근 전 '읽'기쓰기>(클릭) 이름으로 북클럽 1기를 선보였지요. 
 
제가 고른 북큐레이션을 소개할 때 공감해주시고 좋아해주신 북클럽원들로 인해 성취감을 여러 번 맛보았습니다. 그래서 올해 뉴스레터를 통해 <베케, 일곱 계절을 품은 아홉 정원>(클릭) 책으로 북클럽 2기를 참가비를 받지 않고 모집했어요. 이 책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이유와 책을 펴기 전 기대평과 읽고 난 후 소감, 관련 책리스트와 북토크에 다녀온 후기까지 세세히 북클럽원분들과 나눌 수 있는 자리였어요. 


  • 뉴스를 통해 얻는 정보와 책을 통해 얻는 정보는 확연히 다름을 느끼며 내공의 차이를 느꼈다. 확실히 식견이 풍부해졌으며, 독서모임을 꾸준히 해보게 되었다. 내 것으로 만들기엔 많은 정보를 주시기도 하셨다.(생강)
  • 발제문에 부담이 덜했다. 캐주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각자 자연의 경이로움과 관련된 사진들을 서로 공유하거나 책에 대한 질문거리를 던져줬으면 알차지 않았을까 싶다. 소네님이 공유해주신 북토크 내용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소네님의 <출근 전 읽기 쓰기> 북클럽에서 함께 읽어 더욱 의미가 컸다. 고구마 줄기 캐듯 책 내용뿐만 아니라 줄줄줄 이와 관련된 인터뷰나 책 추천, 다양한 영감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두 번의 주말 아침 모임을 통해 자연을 이야기하고 정원가로서의 삶을 조금이나마 반추해보는 경험이 참 좋았다. 느슨해서 더더욱 좋았다.(온)
  • 서점에서 봤으면 안 봤을 책인데, 뉴스레터를 통해 소네님이 좋아한 책이라고 언급하셔서 눈길이 갔다. 북클럽원들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 속에 우리가 위로받았으며, 책 속의 문장도 섬세하게 묘사되어 좋았다.(효니) 
   ©온님 인스타그램
지난 4호를 통해 구독자분들께 '유료 멤버십 구독 서비스'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응답해주신 모든 분께 소정의 선물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제게 맞는 유료 콘텐츠들도 언급해주셨는데요. 앞서 진행했던 온라인 북클럽(격월로 1회)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이어 '소네가 소장한 2020-2021 신간을 구독자분들께 대여하는 서비스', 추가로 '소녀의 인터뷰'를 언급해주셨어요.

뉴스레터 '구독자 인터뷰'로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싶다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어느 분의 이야기를 먼저 담을지..추후에 제안주신 분들을 선례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입 웰컴선물(출근전 기록할 수 있는 펜+미니노트)도 준비해놓을께요. 아래 좋은 제안을 주신 효니님도 감사해요. 비용에 대한 추가 의견도 수렴합니다. 귀한 의견을 받아들여 3월에 저만의 유료 멤버십 구독 서비스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 앞으로 운영하실 유료 뉴스레터 형태(북클럽 등등)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기존 타 유료 뉴스레터는 아쉬운 점이 꽤 많았는데 왠지 소네님은 유익한 정보를 더 많이 얻어갈 것 같은 느낌이 벌써 들어요! 응원합니다 💚(효니)


2월 22일 특별호에 맞춰 진행한 뉴스레터 후기 이벤트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주신 구독자님 정말 감사드려요. 여러분이 꼽는 기억에 남는,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뉴스레터 제목은 '30년간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나요(4호)'였어요. 뉴스레터 제목도 잘 지어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오늘의 단어집 펴보기' 코너도 열렬히 애정 해주셔서 감사해요😉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에 대한 연상되는 키워드와 레터에 대한 기대평과 아쉬운 점을 여쭈어봤는데, 읽으면서 눈물을 쏟을 뻔했습니다. 제 마음을 다 헤아려주셨어요. 앞으로도 탄탄한 애정을 담아 열심히 쓰겠습니다. 더 많은 소통을 위해 이벤트도 자주 열게요! 아래 수기를 적어주신 모든 분께 손편지와 선물 나갑니다! 👼


  • 진심, 마음, 일, 친절함, 양질의 콘텐츠, 소네님과 더 친해지고 싶다🤍
  • 일하는 <태도>와 삶의 <가치관>에 대한 좋은 예를 깊이 있게 소개해 주셔서 영감을 받아요. '진짜 추위는 나 자신이 느끼는 정신적 추위, 세월은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박수근 작가님의 인터뷰 글을 인용해 주셨듯 앞으로 나아가는 능동성이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얻고 있어요.
  • 텍스트 수집가! 열화당 책박물관(추천해요)
  • ‘정성, 다정함, 애정, 손때 묻은 뉴스레터’ 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소네님의 단아하고 우아함이 글에서도 듬뿍 느껴져요. 아직 못 가본 곳인데 소네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공간 ‘뷰클런즈’가 생각나 추천해요.
  • 매번 뉴스레터마다 소네님의 진심이 느껴져서 좋아요. 두고두고 읽고 싶은 글이랍니다🥰
  • 2주에 한 번은 아예 콘텐츠만(영화, 음악, 책 등등 간단하게) 담은 뉴스레터/지금처럼 글을 담은 뉴스레터로 나눠봐도 좋을 것 같고요:) 누군가의 인터뷰도 들어보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 있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요:)
  • 저는 길이가 조금 짧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저의 경우는 길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제가 디지털 세대라 아니라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 2호 '10대 시절 최고의 음악'처럼 다른 문화권의 경험도 소개해 주셔서 신기하고 흥미로웠어요. 출근 전 리추얼 이야기도 재미있고요. ('출근'과 연결되는 다양한 아이템 소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 이야기는 늘 좋고 '오늘의 단어집'은 애정 하는 코너라서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쉬운 점은 공식 인스타 계정에서 더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 지금처럼 소네님의 이야기 맘껏 들려주세요! 진심 어린 다정함과 빛나는 이야기가 듬뿍 담겨있는 [출근전읽기쓰기] 응원해요🤍

[오늘의 단어집 펴보기] 📖
무성무취
마음을 다하여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적이 있었을까요. 

도움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가슴이 울려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그런 사람. 성의와 호의를 보냈음에도 무언가 바라지 않았음에도 거절의 의사를 받게 되면 괜스레 숨고 싶은 생각이 들죠. 바라지 않은 상대방의 눈빛으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무색무취
(無色無臭, 아무 빛깔과 냄새가 없음/깨끗함)

보통 이 단어는 좋은 의미로 자신을 일컫을 때 사용하는 수식어이죠. 반면 소리가 나지 않고 향도 없는 일련의 상태를 '무성무취'하다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사전에 살펴보니 은유적인 표현을 반영하였는지 '이름이 나지 않거나 세상을 피해 숨어있는' 상태'를 뜻하기도 하고요. 또 다른 상황에서 자연(自然)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자연에서는 향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청각이 더 돋보였죠. 돌아보니 출근길도 그렇더라고요. 출근길에 뺨과 몸을 스치는 긴장된 공기, 촉각은 곤두서 있는데 향을 맡을 정도로 예민한 센서가 발휘되지 않았어요. 출근길 버스 안이나 회사 엘리베이터 등 실내 장소에서 어느 누구의 향수가 코끝을 자극하기도 했지만요.

유독 어제는 많은 향기를 맡은 날이었어요.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렀거든요. 양 쪽 손등에 핸드로션의 향을 테스트하며 선물꾸러미를 챙겨 오니, 옷깃뿐만 아니라 몸 곳곳에 여러 향 수냄새 즉 인공적인 향들이 진동했죠.

향에 예민했었던 적을 기억하면, 임신했을 때였어요. 삼겹살, 목살 등 돼지고기 냄새가 그리 역겨울 줄 몰랐습니다. 한동안 고기를 멀리했지요. 자연스레 채식으로 배를 채운 날도 있었습니다. 이후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무향만 선호했어요. 일본인들이 그 향을 우선시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사람의 체취도 그 사람을 알리는 데 한몫하잖아요. 그 체취도 얼마나 깊은 향인지 임신 때 깨달았습니다. 가장 예민한 우리의 감각은 후각이었음도. 

어느 소리와 어느 향을 맡지 않을 그 공간은 어쩌면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민낯의 그 세계. 우리 몸에 붙은 여러 향들은 세상에 만든 인공적인 향도 있고, 그 사람만의 고유한 향도 있겠지만..  

이달 들어 4개의 밑미 리추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참여 횟수가 많지 않은 리추얼은 '명상하며 향기노트'를 쓰는 리추얼이었어요. 리추얼 메이커 선생님이 전해주신 아로마향으로 명상 시간에 향을 맡고 그 향에 대한 감정일기를 쓰는 셈인데, 리추얼 중 고난도 리추얼입니다. 고요한 나와의 시간을 보내야 할 명상도 쉽지 않은데, 향을 맡아야 하니깐요.

향을 맡는 공간은 향에 지배받지 않은 공간이어야만 합니다. 무향의 세계이죠. 그 세계에 눈을 감고 들숨날숨을 통해 명상에 집중합니다. 어느새 제 몸은 붕 뜬 기분마저 들며 귓가에 들리는 소음이 들리지 않은 상태까지 다다릅니다. 그때 시향지를 코끝에 스치면서 그 향에 대한 감각을 일깨웁니다. 제가 선호한 향은 레몬 머틀, 팔마로사, 그린 만다린, 버가못 민트 등 순이었어요. 
 
나뭇잎, 껍질 등에서 가져온 향들은 애초 그런 향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는지 의문도 듭니다. 식물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자연에서 무색무취, 무성무취한 세계가 온전한 세상이지 않을까요.

티끌 없이 온전히 그 상태로 나를 봐주길 바라는 마음. 그 사람에게서 체취이든 잘 맞는 향수이든 목소리이든 좋아하는 마음은 이유가 필요 없잖아요. 그 자체로 좋은 거지. 가끔은 그 어느 편견 없이 나를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지만요. 
사진1. 5호에 고른 단어 '무성무취' (©네이버)
[속삭임]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다른 달과 달리 이달은 몸무게를 잰 기억이 많지 않네요. 기상 후 하루의 루틴이 되어버린 '몸무게의 숫자 보기'를 하기 싫었던 건지... 객관적인 체형과 무게를 알고싶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덩달아 3차 부스터샷을 맞고 난 후, 다른 때보다 몸의 증상들로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머리를 베갯 속에 깊이 밀어 넣습니다. 

현실을 잠시 도피하며 지냈던 시간으로 구독하고 있는 콘텐츠들을 놓쳤습니다. 그 와중에 연예뉴스는 늘 상단에 노출되어있어 안 보려 해도 자연스레 눈길이 쏠립니다. 드라마 출연 소식과 더불어 3월에 결혼 소식을 가져온 그녀를 만났어요.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었네요. 


"신인 때는 맡은 연기에 소화하기 급급해서 작품의 결과에 신경 쓰거나 고민하지 않았는데.., 제 이름을 보고 극장을 찾거나 드라마를 고르는 시청자들이 있으면서 개봉 한 달 전에는 잠을 못 이루어요. 긴장감에.." -배우 손예진(인터뷰 클릭)- 


그런데 그녀와 달리 저는 큰 일을 앞두고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저의 유일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잠이었고, 긴장감을 잠시라도 떨쳐버리기 위한 하나의 루틴이기도 했습니다. 충분한 숙면시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매사 집중할 수 없죠. 가족에게 '잠괴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특히나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날의 새벽은 늘 뜬 눈으로 글을 쓰거나 다듬고 잠을 못 자고 24시간을 버틴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뉴스레터를 쓰는 며칠 전에는 압박감이 저의 마음을 짓누르곤 했습니다.


글을 꾸준히 오래 쓰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왜 그렇게 겁을 내고 나를 힘들게 할까.'. 더 이상 저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듭니다. 조금 더 즐기며 신나게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어느 일이든 시작을 잘하는 저는 끈기와 지구력이 부족하기에, 월 2회 이상 레터를 꾸준히 발행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책에서 도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착실함이라고 했었잖아요.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걸 즐기기보단 작품에 대한 책임감, 보여줘야만 하는 연기여야 하는데.. 저는 한 명이고, 나아지고 진화할 수 있는 한계가 있잖아요. 점점 많은 이들의 기대치에."

-배우 손예진(인터뷰 클릭)- 



이번호는 다른 호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에 놓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내 마음을 증명한 이 뉴스레터가 여러 호수를 발행하고 구독자수가 늘면서, 틀린 내용이 없는지 자가 검열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증명되어야 하지만, 여러 번 증명하게 되면 그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2월 22일 특별호를 발행하며 생각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가벼운 마음으로 구독자님의 메일함에 인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요. 오픈율, 클릭수가 중요한가요. 더 가까이 내적인 친밀감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뉴스레터'가 이 세상에 단 하나라도 있으면 얼마나 소중할까요. 

다음호에서는 어깨의 힘을 빼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독자분들의 피드백을 하나하나 새겨듣고 발전하는 콘텐츠로 힘써볼게요. 어찌 보면 제가 배우 손예진을 좋아하게 된 것도 그녀의 일하는 태도가 참 마음에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역할이든 겹치지 않게 자신의 상황에 맞춰 최선의 캐릭터를 선보인 다작 배우. 

그녀의 드라마들은 힐링 작품들도 많았어요. 봄, 여름, 가을.. 사계절을 거친 이야기들 속에 멜로.... 드라마는 그 자체로 가공적인 하나의 극인데 비해, 가상의 공간을 벗어나 현실에서 이루어진 사랑은 뭔가 너무나 삶에 와닿아서 어색해요. 그래서 본방사수하며 즐겨봤던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는 저의 애정하는 드라마 순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어 오늘 제 자신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Thank you. 고마워. 일터에서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운 순간, 잘 버티며 지냈다고. 많은 말 중에 '버텨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연애시대> 드라마에서 손예진이 불렀던 그 노래, 맞아요. 오래도록 좋아했던 노래였죠. 님도 오늘 자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해주세요. 오늘 하루를 잘 버티느라 고생하셨어요. 



너에게 나 너무너무 많은 얘길 했나봐
나도 모르는 내 속에 끝없는 욕심의 말들
내마음을 앞서 내가 말을 앞서 숨이 차
그래도 남아 있는 것 같아
왠지 해도 해도 내맘 알아줄 것 같지 않아서
자꾸 겹겹이 칠하다 덫나기만 하는 상처
차라리 그것보단 모자란게 나아
그래도 꼭 하고싶은 이 말
고마워 정말 너에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너무 많이 돌아와 잊고 있었던 말
정말 고마워
- 노영심 <Thank you>(1997)-

영상 1-4. 드라마 연애시대 ost <Thank you>, 2018년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에쁜 누나> 인상깊은 장면
2006년 드라마<연애시대> 요약본, 2003년 드라마<여름향기> OST, 서진영<어쩌면> 
'너무 애쓰지 않아도 알아요'

"다른 날과 달리 일찍 일어나서 출근한 날. 여유있게 시작하나 했는데...
아니었다ㅠㅠ 머리가 복잡하여 내려놓고 온 일, 내일은 다 정리되면 좋겠다."
- #금일출근사진 인증해주신 start님의 코멘트-

그런 날이 있어요. 꽤 신경을 쓰며 하루를 잘 보내리라 마음먹고 '오늘 모든 일을 해치우리라'라는 심정으로 세차게 출근을 했는데, 마음과 달리 어지러운 하루로 마음이 엉킨 날. 몸에도 무리가 갈 수 있죠. 그런 날에는 자신에게 너무 많은 긴장감을 주지 않았으면 해요.

출근 전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에서 짧게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거나, 좋아하는 풍경을 감상하는 일만으로도 일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을 거예요. 애쓰지 않아도 알아요. 잘하고 있음을. 저는 start님의 마음을 응원드리고 싶어요. 고생하셨어요.  

★ 출근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 게시물, 스토리를 통해  #금일출근사진 해시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raison_sone)을 태그해주세요.여러분의 출근사진 1개를 선정하여
3월 10일 목요일 뉴스레터에서 소개할께요.🚶🚲🚙🚊🛳️✈️

©start님 인스타그램

지난호에서 독자분들이 꼽은 기억에 꼽는 한 문장을 소개해요. 이번호에서도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을 꼭 꼽아주세요.(클릭)

  • '안목이란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작품, 같은 공간을 여러 차례 이어 발을 디디며 관찰해야 안목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저는 이 '안목'이라는 걸 평생 키우면서 살고 싶을 것 같은데, 이 문장을 보고 '와!' 했어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선 새로운 것에 집중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큼 같은 작품, 같은 공간을 여러 차례 관찰해야 안목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네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조만간 사유의 방 전시도 다시 보러 가야겠어요!(효니, 4호)
  • '30년 동안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생각해보게 되는 제목이었어요.(마러븐, 4호)
  •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수 있고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내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여 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을 예리하고 바라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때 분별력은 길러진다고 적혀있어요. 이 분별력을 키우기 위해 오늘 하루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세, 4호)
  • 세상에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이는 제 마음과도 같아요. 재밌게도 그 문장 자체에 같이 공명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에단, 4호)
  • '겨울잠을 잘 수 있던 시간이었다'는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어요.(히히, 2월 22일 특별호)
  • '지금의 기록이 없었다면 이 작은 일상과 풍경도 그냥 지나치는 시선'이라 생각해요.(나다로움, 2월 22일 특별호)

저는 3월 10일 목요일에 만나 뵙겠습니다. 2월을 회고하는 글을 다듬고 3월에 인사드리겠습니다. 제게 걸맞은 직함도 발견하고, 3월의 싱그러움도 함께 담아올게요. 평안한 밤 되시고, 2월의 남은 날도 잘 마무리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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