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뉴스타파는 검찰 특활비 자료를 사상 처음으로 입수해 분석과 검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까지는 검찰 특활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었는지, 그리고 관련된 비리 의혹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밝혀진 검찰 특활비 관련 의혹과 검찰의 해명, 그리고 뉴스타파가 새롭게 밝혀낸 석열 대통령의 ‘명절 떡값’ 의혹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비상식’ 가득한 검찰의 해명🤔


뉴스타파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29개월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92억 원 규모의 특활비가 집행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중에서 약 절반은 수사와 상관 없이 전국 검찰청과 몇몇 검사들에게 정기 지급되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사실상 검찰총장 마음대로 집행할 수 있는 총장 전용 특활비로 밝혀졌죠.


이어서 뉴스타파는 검찰 특활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을 밝혀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타파가 밝힌 의혹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중장부 의혹 : 검찰총장 전용 특활비 예산이 별도의 계좌와 장부로 관리되고 있었다는 의혹입니다. 여기에 더해 검찰총장 전용 특활비를 ‘비밀 금고’에 현금으로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썼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2. 부실 관리 의혹 : 검찰총장 전용 특활비가 증빙자료와 맞지 않게, 혹은 아예 증빙자료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입니다. 실제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약 2억 원의 ‘무증빙 지출’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3. 자료 무단 폐기 의혹 : 2017년 4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특활비 돈봉투 만찬’ 사건을 전후해 약 4개월에서 8개월치 특활비 자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더군다나 이 시기 특활비 자료가 사라진 곳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총 5곳에 이릅니다. 검찰이 해당 시기 특활비 자료를 조직적으로 폐기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됩니다.
▲ 대검찰청을 포함해 총 5개의 검찰청에서 특정 기간 특활비 자료가 사라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물론 검찰 역시 뉴스타파가 밝혀낸 의혹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위에서 살펴본 의혹에 대한 검찰의 해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중장부 의혹에 대해 : 검찰총장 특활비를 이중장부로 관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유는 특활비 집행 내역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2. 부실 관리 의혹에 대해 : 2017년 9월에 특활비 관리 지침이 개정됐고, 이후 이 지침에 따라 특활비를 용도와 절차에 맞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3. 자료 무단 폐기 의혹에 대해: 검찰은 보관하고 있던 특활비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다만 2017년 9월 특활비 관리 지침이 개정되기 전 자료 일부는 제출하지 못했다.


검찰의 해명을 하나하나 따져보자면, 일단 첫 번째 해명부터 상식과는 맞지 않는 답변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회계 부정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 장부와 증빙자료를 더 꼼꼼히 관리할 뿐, 굳이 회계 장부를 분리하지는 않죠. 오히려 장부를 분리하면 배임, 횡령 등 비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우리가 아는 상식입니다.🤔


또 두 번째 해명은 아예 사실과 다른 답변입니다. 검찰은 2017년 9월 이후에 특활비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정작 문무일 총장 시기 증빙자료가 없는 특활비 지출 내역은 2017년 9월 이후에도 다수 발견되고 있어요.

▲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문무일 총장이 ‘무증빙 지출’한 특활비는 최소 약 2억 원에 달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해명은 논점을 완전히 벗어난 답변입니다. 검찰은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라고 말하지만, 정작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은 특정 시기 자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 뿐이에요. 더군다나 총 5개 검찰청에서 조직적으로 자료를 폐기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라는 검찰의 답변은 사실상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들립니다.🤨


이처럼 검찰의 해명은 우리가 아는 상식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사실관계도 틀린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은 여전히 특활비를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활동에 썼다’ 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검찰의 주장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것도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자료에서 말이에요.

윤 대통령,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명절 떡값’ 2억 5천 돌렸나?🤔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특활비 자료는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29개월간의 자료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기(2017.5~2019.7)와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즉 해당 시기 서울중앙지검의 특활비 자료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어떤 방식으로 특활비를 사용했는지 알 수 있겠죠.🤨


그런데 윤석열 지검장 시절의 특활비 자료를 살펴보던 중, 다른 시기에 비해 유독 큰 금액이 집행된 날이 눈에 띄었어요. 해당 날짜와 금액, 집행 대상의 수를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2017년 9월 25일 : 15명에게 4,600만 원
  • 2018년 2월 12일 : 48명에게 7,100만 원
  • 2018년 9월 20일 : 36명에게 6,000만 원
  • 2019년 1월 28일 : 18명에게 7,800만 원


날짜를 보면 유독 연초와 9월 즈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눈썰미가 빠른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이 날짜들의 공통점은 바로 명절을 앞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7년에는 추석 연휴를 앞둔 월요일에 4,600만 원이 집행됐고, 2018년에는 각각 설날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총 1억 3천여만 원이 집행됐죠. 또 2019년에는 설날 연휴 직전에 7,800만 원이 집행됐습니다. 이렇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기, 명절 직전에 지출된 돈은 총 2억 5,500만 원에 달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설날 연휴를 앞두고 하루만에 7,800만 원의 특활비가 지출됐습니다.

이런 지출 내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특수활동비가 필요한 ‘특수 사건’이 하필이면 명절을 앞두고, 수십 건씩 동시에 일어난걸까요? 그보다는 윤석열 당시 지검장이 특활비를 ‘명절 상여금’처럼 나눠줬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밀 수사 등 특수한 상황’에 사용해야 할 특활비가 마치 명절 날 용돈처럼 지출됐다는 것이 정말일까요?😰 오래 전부터 검찰의 내부 비리를 폭로해온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는 방송에 출연해, ‘특활비를 (검사들이) 나눠 먹고 있는 것이 맞다. 사실상 쌈지돈처럼 쓰이고 있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 특활비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임은정 검사. (출처: MBC)

검찰 특활비는 특유의 불투명성 때문에 검찰총장, 또는 몇몇 고위 검사들의 이른바 ‘통치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검찰 내 측근들에게 특활비를 나눠줌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더군다나 ‘기밀 수사 등 특수한 상황’에만 쓰여야 하는 특활비가 누군가의 권력을 위해 쓰이고 있다면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어떤 이유와 기준으로 특활비를 집행한 것일까요? 검찰의 해명대로 기밀 수사 활동 목적으로만 지출한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측근들에게 ‘명절 떡값’을 돌린 것일까요? 의혹을 불식시키는 길은 윤 대통령, 그리고 검찰이 스스로 진상을 밝히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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