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국립공원 다녀온 이야기 200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특파원 신현규 기자 입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 3일 동안 휴가를 다녀왔어요. 요세미티 Yosemite 라는 곳이에요. 실리콘밸리에서 3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국립공원으로서, 미국의 자랑거리이기도 하죠. (이미 가 보신 분들도 많을 듯 한데요) 뜬금없이 왠 미국 국립공원 소개냐고요? 😅 많은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이 곳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인데요........(놀러갔다 온 것에 대한 자랑이 아니에요....엣헴 😅) 다녀와 보고 나름 느낀 바가 있어서 오늘은 이 국립공원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가 볼까 해요. 🍦 요세미티 이야기 🍦
Silicon Valley Original : 이야기 자연에서 배우는 테크 기업들 2014년 애플 개발자대회에서 크레이그 페데러기 애플 SW VP가 맥OS 요세미티를 발표하는 모습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기업들은 물론, 벤처캐피탈 회사들을 보면 신기한 이름들이 많아요. 특히 주변에 있는 자연환경이나 국립공원, 또는 유명한 지형지물의 이름을 따와서 회사 또는 제품의 이름을 짓는 경우들이 종종 발견돼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볼께요.
유행인걸까요? 😄 3일동안 요세미티를 짧게 다녀오고 나니 대략 왜 모두 이런 곳들의 이름을 따서 짓는지 알 것 같아요. 일단 이들 장소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매우 아름답다. 둘째. 매우 거대하다. 셋째. 매우 다양하다. 넷째. 매우 친숙하다. 요세미티, 시에라네바다 국유림, 세콰이어 국유림 등은 모두 아름다우면서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하며,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면적은 3000 제곱킬로미터 정도인데, 이는 파리 시 전체 면적과 맞먹습니다), 곰 - 산사자 Mountain lion - 수천종의 식물 - 수천종의 벌레 등이 수천년 동안 공존해 온 다양한 공간이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친숙한 공간이기도 하죠. 저는 이번에 요세미티를 다녀오면서 왜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이런 자연 생태계를 회사 이름으로 짓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거대하면서도 아름답고 다양한 종들이 수천년 동안 오래도록 자라나는 IT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염원이 깃든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비슷한 공간이 또 하나 있어요. 바로 아마존 Amazon 이죠.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지은 배경은 이래요. "아마존이 탄생하던 1995년 7월 5일. 그 이름은 아마존이 아니라 '카다브라' (Cadabra) 였다. 마법의 주문 '아브라카다브라'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하지만 제프 베조스의 변호사가 그에게 이야기했다. '너무 모호해. 누가 그 이름을 알아 듣겠어.' 그 이야기를 들은 베조스는 회사 이름을 바꾸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전을 찾아 든 베조스는 A부터 훑기 시작했다. '아마존' Amazon 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완벽한 이름이었다. 아마존 강은 세상에서 가장 길게 흐르는 강이다. 베조스가 만들고자 했던 것 또한 세상에서 가장 큰 서점이었다." "게다가 아마존은 무성한 삼림이 자라며 다양한 종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플랫폼과 같은 공간이기도 했다. 현실세계와 달리 이질적이며 색다른 존재라는 점도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선택하는데 한몫을 했다. 그렇게 아마존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탄생했다." "베조스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존 회사 비즈니스 모델은 언젠가 누군가 카피를 할 것임에 틀림없어요. 하지만 맥도날드를 보세요. 다른 이들이 따라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수백조 짜리 기업으로 유지되고 있잖아요. 브랜드 이름이 이처럼 중요해요. 특히 온라인에서는 더더욱."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아마존, 애플, AMD, 시에라, 세콰이어 등과 같은 회사들이 만들고자 했던 것들은 결국 아름답고 거대하며 다양성이 존재하는 생태계가 아니었을까. 이 회사들은 모두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 위에서 IT 개발자-사용자들의 생태계가 아름답고 무성하게 자라나길 염원하며 이름을 지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소망들이 회사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고객 - 직원 - 주주 등에게 각인되어져서 '회사'가 아니라 (아래👇 그림처럼) 회사를 중심으로 한 아름답고 거대한 '생태계'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닐까'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6월 모습 (직촬) Silicon Valley Original : 이야기 건전한 생태계란 무엇인가 미국 도시 세인트루이스에서 백인부부 한쌍이 인종차별 철폐 시위대와 총을 들고 대치하는 모습 하지만 IT 기업들 중에서는 때때로 그 생태계의 건강함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잊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최근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페이스북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 유발 트윗 (시위대 너네 약탈하면, 총격이 시작될 수도 있어! When looting starts, shooting starts)에 대해 삭제 또는 숨김조치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미국 국가 지도자의 폭력유발 발언과 그 발언에 대한 영향력있는 미디어 페이스북의 몰견제가 낳은 영향은 위👆 사진과 같아요. 하지만 인터넷 생태계에 대한 자정작용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어요. 서로를 미워하고 서로를 분열시키는 생태계가 만들어 지자, 시민사회에서 #StopHateforProfit (이익을 위해 증오를 퍼트리지 마!) 라는 캠페인이 일게 됐고, 그 결과 이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기업들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게 된거죠. 최근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은 기업들은 아래와 같아요. * MS, 스타벅스, 코카콜라, 펩시콜라, 디아지오(기네스맥주), 버라이즌, 유니레버, 벤&제리스, 노스페이스, 혼다차(미국법인) 그리고...(기업은 아니지만) 영국 해리왕자 부부 등등등 생태계가 교란되면 이런 역풍이 일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Gen Z 세대가 발전하게 되면 더욱 그럴 것 같아요. 그들은 선한 영향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거든요. (Gen Z 세대 특징을 다룬 미라클레터) 그리고 페이스북의 반면교사를 보고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생태계 자정작용을 시도하고 있어요. 뉴스! 여러분이 잠든 사이, 아래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유해한 컨텐츠들을 삭제 또는 중단 했어요. Silicon Valley Original : 트렌드 위대한 발견에는 로드맵이 없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웨스트윙' 시즌3 에피소드 15 "죽은 아일랜드 작가들"의 한장면 IT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은 요세미티나 세콰이어, 시에라네바다 삼림과 같은 거대한 숲들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과 같은 듯 해요.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유지해 주어야 하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리드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가사 처럼 '우렁 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 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달까요.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어떤 거대한 삼림도 로드맵과 전략에 의해 탄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닫는 거라고 봐요.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했을 때 400만 구독자를 거느린 보겸님이나 세계 최고의 소득을 올리는 유튜버 라이언과 아나스타샤가 탄생할 것이라는 로드맵을 짜고 이런 계획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잖아요.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iOS 14 개발도구를 쥐어다 주면서 그들에게 맥북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렇게 짜라, 저렇게 짜라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2002년 방영된 미국드라마 웨스트윙 West Wing 에는 아래와 같은 대사가 등장해요. 민주당 상원의원 : 원자가속충돌기요? 대체 그런것에 예산을 지원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시오. 누구도 설명하질 못하잖소! 밀게이드 교수 (원자가속충돌기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주장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아왔음) : 왜 그런지 아세요? 어떤 중요한 성과들도 로드맵 따위는 없었기 때문이에요. X-Ray가 그런 예죠. 페니실린도 그랬고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개발된 것이 아니었어요. 1897년 전기가 발견됐을때 그건 쓸모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온 세상이 전기로 돌아가고 있잖아요. 하이든과 모짜르트는 클래식 음악을 로드맵에 따라 공부하지 않았어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들이 클래식을 창조한 이들이거든요! 물론 목표없이 달성되는 성과는 없는 것 같아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의 중요성을 절대 폄훼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위대한 생태계를 만드는데는 로드맵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은 로드맵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한국의 기업문화 속에서는 새겨 볼 말이 아닌가 해요. 요세미티와 같은 거대한 삼림을 만든 것은 로드맵이 아니라 어쩌면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로드맵에 따른 계획실행에는 누구보다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비해 실리콘밸리의 강점 또한 이런 거대한 생태계를 만드는 힘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요세미티를 여러번 다녀오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2박 3일 갔다 온 녀석이 흥분해서 말하는게 불편하신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앞으로 요세미티로 휴가를 떠나겠다는 동료가 있다면 말리지 않고, 등을 떠밀어 보낼 것 같아요. 그들의 일은 다 짊어질 생각도 있어요.😅 돌아온다면, 그들은 거대한 생태계에 대한 꿈을 꾸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재미있으셨나요? 그럼 저는 내일 또 찾아 뵐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 진실의 순간 👺 오늘 보내 드린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나빴던 점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미라클레터는 항상 독자님들의 말씀을 듣고 혁신해 가는 뉴스레터입니다. 정말 좋았다면, 주변 팀원분들에게도 공유! 나눌수록 혁신은 커집니다. (아래 문구를 복사후 단톡방에 넣어주세요. 이메일을 전달해 주시면 더 좋습니다!) 💌미라클레터를 무료 구독하세요📫 실리콘밸리 현장 소식, IT 테크 트렌드, VC 투자 흐름, 인사이트 있는 미래 소식을 매일 아침 6~9시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클릭! page.stibee.com/subscriptions/332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