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Season 6  vol 54. 💡2026.5.29.~6.4.

여성 피해자 88%, 파트너 손에 죽었다
반동성애 행사 가겠다는 인권위원장
이란 여성 덮친 '월경 빈곤'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플랫팀 남지원 기자입니다. 김서영 기자가 미-이란 협상이 타결 국면으로 접어든 이번 한 주 동안 국제부로 파견을 가게 되는 바람에 찾아왔습니다☺️ 장마철처럼 비가 오더니 한여름처럼 더워진 이번주, 건강 잘 챙기며 잘 지내셨나요?


이번 주 플랫레터 제목을 보고 갑자기 웬 고양이인지 당황하셨을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오늘 레터에서는 오는 6월10일, 플랫과 김영사가 함께 여는 천희란 작가님의 <고양이가 남기고 간 세계> 북토크에 입주자 여러분을 초정하려고 합니다. 강남역 사건 10주기를 맞아 여성 살인 판결문을 분석한 기획기사, 코앞으로 다가온 퀴어문화축제 관련 소식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월경권에 대한 이야기도 알차게 담아왔어요.


북토크 관련 자세한 내용은 레터 하단을 참고해주시길 바라며, 이번 주 플랫레터 시작합니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누구에게, 왜 살해당했을까요. 경향신문 사회부가 강남역 살인사건 10주기를 계기로 최근 5년간 남성이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판결문 108건을 분석했습니다. 여성이 피해자인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을 찾고, 이를 유엔통계위원회가 개발 중인 ‘페미사이드 통계 수집을 위한 국제 통계 프레임워크’ 기준을 적용해 추렸습니다. 이 기준은 여성 살해(페미사이드)를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 중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의도적 살인', '성차별적 동기가 나타나는 가해자에 의한 살인', '가족 구성원에 의한 명예살인'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 규정합니다.

분석 결과 배우자(전·현·사실혼 포함)나 연인 등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여성이 숨진 사건이 95건(8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살인 중 10건 중 3건은 가해자가 사건 전 피해자를 학대한 전력이 판결문에서 명확히 확인됩니다. 살인 전 폭행, 협박, 감시, 정서적 폭력, 스토킹 등의 전조가 이미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기사는 연인이던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케 하기 한 달 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피해자가 몸을 숨긴 화장실 문을 흉기로 찌른 사건 등을 예시로 듭니다.

범죄 현장 10곳 중 7곳은 피해자 집이었습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주거지에서 위협받은 셈입니다. 지난 3월 남양주에서 사실혼 관계였던 여성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김훈 사건에서처럼,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적 조치도 살인을 막지 못한 경우도 다수였습니다. 오히려 법원의 피해자 보호조치 명령을 계기로 불만을 품고 범행에 나선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해자의 다수는 ‘무시당해서’ ‘자존심 상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경우가 많았고요.

이 기사를 읽어나가면서 가장 슬펐던 점은 이런 내용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성 살해의 대부분은 친밀한 관계 살인이다, 친밀한 관계 살인의 대부분은 폭행 등의 강력한 전조가 있다, 피해자 보호명령의 실효성이 부족하다..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입니다.


매년 6월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불참했죠.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거룩한방파제 양쪽에서 참석 요청을 받았고,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죠.

올해는 인권위가 퀴어축제에 다시 부스를 낼지 궁금해하는 시각이 많았는데요. 결론은? 안창호 위원장은 올해 퀴어축제도 참여하고 동성애 반대 행사에도 함께 참여한다고 합니다! 이걸 솔로몬의 선택이라고 해야 할지...🤐

안창호 위원장은 지난 22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에도 부스를 내고, 거룩한방파제의 ‘통합 국민대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룩한방파제는 매번 퀴어축제 때마다 ‘맞불’ 형식의 집회를 열어온 보수 기독교 단체입니다. “모든 사람의 인권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며, “두 행사 기간 중 근거 없이 상대방 측을 비난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과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수자 권익을 앞장서서 지켜야 할 인권위원장이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소수자 혐오 단체 활동에까지 참여해 격려하는 행보를 지켜봐야 하다니 놀랍습니다. “차별 시정을 담당하는 인권위원장이 차별을 조장하고 성소수자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단체에 방문한다는 것은 반인권단체를 격려하고 그들의 주장을 지지·옹호하는 행위일 뿐”(인권위 노조)이라는 비판이 정말 와닿기도 하고요.


어제인 5월28일이 세계 월경의 날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 날짜는 여성의 평균 월경 기간인 5일과 월경 주기인 28일을 나타냅니다. 월경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금기를 깨고, 전 세계 모든 여성의 안전한 월경권과 건강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2013년 독일의 한 단체가 지정했습니다.

세계 월경의 날을 앞두고 이란의 한 일간지가 소개한 ‘월경을 금기시하는 사회’의 풍경이 있습니다. 많은 종교와 문화권에서 월경은 불결함을 상징합니다. 이슬람교도 월경을 불결한 것으로 여기고, 월경 중인 여성은 사원 출입과 예배가 금지되거나 쿠란에 손을 댈 수도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란에서도 월경에 대한 인식은 소도시나 시골 출신일수록 부족하고, 소녀들은 월경 앞에서 두려움과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기사가 소개한 사례들을 볼까요. 이란의 한 시골 마을 학교에 다니는 6학년 아이나즈는 친구들보다 월경을 조금 일찍 시작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정말 운이 나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또다른 학생은 월경을 시작한 뒤 “자신이 암에 걸린 줄 알았다”고 했지요. 월경에 대한 교육 부족은 학습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학생들은 월경을 수치스럽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 결석은 십대 소녀들이 월경 앞에서 내리는 첫 결정 중 하나”라고 하지요.

이란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혹시 지난 3월 플랫팀의 #아시아여성 시리즈에서 인도 오디샤주의 월경권 활동가 파얄 파텔을 만났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인도에서도 시골과 부족 공동체일수록 월경을 금기시하고, 월경 기간 동안 사원이나 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일상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요. 많은 소녀들이 월경 때문에 학업을 아예 포기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사는 세계 최초로 월경용품 무상 제공을 법으로 보장하고 남학생에게도 월경교육을 시행한 스코틀랜드, 월경용품 세금을 인하한 독일과 프랑스 등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기사 말미의 이란 정치경제학자이자 노동운동가 아니샤 아사돌라히의 코멘트가 인상적이에요. “월경을 무시하는 것은 남성의 몸을 ‘표준 노동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최민서 인턴기자가 오랜만에 소설을 소개합니다. 조해진 작가의 <우리 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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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진, <우리 세희> 


“보진 못했지만, 나는 알 수 있다. 더 이상 이 세상에 소속되지 않는 그 눈물은 죽음과 삶의 영토 사이 심사대를 무사히 통과하여 내 뺨을 적셨다.”_<우리 세희> 中


한강 작가는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파고드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소설을 읽는 것이야말로 낯선 존재의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만나고 타인의 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학의 쓸모를 묻는 분이 계시다면, 조해진 작가의 <우리 세희>를 권하고 싶습니다.


조해진 작가는 우리가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했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마주하도록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탈북민,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며 보이지 않는 존재의 삶을 섬세하게 조명해왔습니다. 이번 신간 <우리 세희> 역시 작가의 이러한 장점이 잘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작가 특유의 문체를 통해 ‘자이니치(재일조선인)’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나갑니다.


소설 <우리 세희>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연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서사는 화자 ‘연주’를 둘러싼 자이니치들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자이니치의 삶을 폭력과 혐오로만 재현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의 연결을 중심으로 그려나갑니다.


연주의 곁에는 그녀의 엄마인 ‘세희’와 ‘선생님’이 있습니다. 이 둘은 자이니치로, 학창 시절부터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내왔습니다. 어느 날 일본계 영국인 예술가를 취재하기 위해 런던에 도착한 연주에게 선생님이 위독하다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연주의 시선을 따라 연주의 가족과 선생님의 과거, 현재를 교차하며 자이니치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드러냅니다. 연주와 가장 가까이 연결된 엄마와 선생님은 자이니치의 정체성을 알려주면서도 연주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연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들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세상을 곁을 떠나기 전 들려 준 이야기와 기억을 토대로 연주는 “엄마에 관한 모든 조각들을 있는 힘껏 끌어안은” 채 살아갑니다. “엄마의 영혼을 구성하는 입자 중 하나는 단 한 번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며 엄마의 존재를 느끼기도 합니다. 이후 제이비 류의 작품 ‘소리의 마지막 여정’을 관람하며 전시실에서 선생님의 환영과 대화를 나누고 선생님의 형이 겪은 고통을 감각하게 됩니다.


연주의 인터뷰이인 일본계 영국인 예술가 제이비 류는 4·3 사건을 겪은 제주 출신 자이니치 류성철의 손자로 “작품을 통해 잊혀서는 안 되는 세상을, 혹은 지나간 시간을 경계인의 시선”으로 담아냈습니다. 연주와 제이비 류는 자이니치인 가족의 기억과 조각을 수집하고 기록한 경험에 대해 나누고 공명합니다. 남겨진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기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우리 세희>는 보이지 않았던 존재들의 삶을 다시금 불러냅니다. 제목 속 ‘우리’는 한 사람의 존재를 함께 기억하려는 마음이 담긴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해진 작가는 자이니치 예술인으로 잘 알려진 ‘서경식 작가’, ‘김시종 시인’, ‘양영희 감독’을 모티브로 삼아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저마다의 삶을 작은 역사로 살아낸 모든 자이니치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이니치의 삶을 조명하고 이들을 되살리기 위해 소설을 써 내려간 것입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이니치와 이들의 삶을 기억하는 일에 함께하게 됩니다. 사라진 존재를 어떤 방식으로 다시 불러낼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 대부분은 엄마처럼 먼 길을 떠났을 테지만, 그들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고스란히 내 몸 안에 새겨져 있었다. 숨을 멎는 날까지 내 피와 뼈에 저장된 그들의 이야기는 한 줌도 분실되지 않으리라”는 연주의 다짐은 독자에게도 가닿게 됩니다.



👤 강남역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렇게 긴 시간동안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줄 몰랐어요. 10년동안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레터에도 써주신 것처럼 돌이켜보면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네요. 예전에는 공론장에 오르지도 못했던 여성들의 경험이 이제는 기사와 법, 정책의 언어로 남고 있으니까요.. 그 변화가 충분하지 않기에 더 답답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더더욱 지난 10년 동안 서로를 지켜낸 사람들의 마음과 연대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플랫도 지치지않고 오래 글 써주셨으면 해요

👤 플랫 덕에 시야도 넓어지고 숨을 쉴 수 있어요 서로를 지켜내려고 했던 사람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같이 나아갑시다!!

👤 이전부터 게임에서 여성신체부각하는 거 진짜 불편했는데.. 하물며 아동청소년은 진짜 아니지…

  
👀 From.Flat 

📣 플랫 X 김영사 - 읽는 시간 두번째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천희란 작가 북토크😻

2017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천희란은 첫 에세이로 자신이 떠나보낸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를 펴냈습니다. 나이가 많고 이곳저곳 아픈 고양이들과 함께 살게 되고, 노환과 질병으로 쇠약해지는 아이들을 돌보게 되고, 떠나보내게 된 이야기까지 담겨 있어요. 

'여성 서사 아카이브' 인 플랫이 갑자기 왜 고양이 책을 북토크 책으로 골랐느냐.. 하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책을 고르면서 저희는 이 자리를 통해 취약한 몸, 관계,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 나이로 팔순을 지낸 셈인 15살 넘은 노령묘를 돌본다는 것은 삶의 우선순위가 통째로 바뀌는 일이기도 하고, 자칫 의미없어 보일 수도 있는 헌신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진의를 영원히 알 수 없는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기도 하고요.

이번 북토크가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를 넘어 인간에게 의존적이고 취약할 수밖에 없는 노령의 고양이와, 이 고양이들과 기꺼이 함께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쓸모없어 보이고 약해 보이는 존재, 그런 존재와 함께 살고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물론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 사진 자랑도.. 고양이 있으신 분 사진 많이 가져와서 보여주시기...😺 참여 비용은 없고, 간단한 다과를 제공합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


일시 및 시간: 2026년 6월 10일(수) 19:00~20:30
장소: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3 경향신문사 7층 여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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