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11.25 | 53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사건은 무엇일까요? 아마 많은 분들께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대결을 꼽을 것 같아요. ‘알파고 모먼트’라고도 부르는데요. AI 가 가진 엄청난 성능과 잠재력을 대중들이 깨닫게 된 순간이죠.

 

하지만 알파고 모먼트 후 6년. AI 는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을까요? 사실 알게 모르게 AI는 엄청난 진보를 이뤘어요. 우리 일상생활에서 AI 가 적용된 것도 아주 많고요. 하지만 알파고 모먼트 때 상상했던 것 만큼의 거대한 변화가 이뤄졌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사람도 많아요. 무엇보다 AI 로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기업이 있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잘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AI 그 자체는 기술이지 사업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실리콘밸리는 AI가 드디어 폭발하는 시기가 왔다는 흥분이 가득한 것 같아요. 드디어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AI가 나타났다는 거죠. AI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에요.


미라클레터에서도 많이 얘기한 ‘생성형(generative) AI’가 그것이에요. 이것도 한 차례의 유행일까요? 아니면 진짜 AI 혁명이 시작되는 걸까요? 

오늘의 에디션
  1. 생성형 AI 까지 어떻게 왔나
  2. 에마드 모스타크 CEO 인터뷰
  3. 한 줄 브리핑
프롬프트 : artificial intelligence, a girl, revolutionary <오픈AI/달리2>

생성형AI 까지 어떻게 왔나

지금의 생성형AI 를 만든 것. 시작은 바로 초거대AI와 트랜스포머(Transformer)에요. 트랜스포머는 2017년 구글이 제시한 모델이에요. 혹시 BERT 나 GPT 라는 AI 용어를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BERT는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의 약자.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의 약자에요. Transformer 가 공통적으로 보이시죠? 모두 트랜스포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저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트랜스포머'라는 좋은 모델이 만들어져서 모두 그걸 잘 쓰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트랜스포머는 ‘초거대AI’를 만들어냈어요. AI는 결국 파라메터(매개변수) 개수와 데이터가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트랜스포머는 이 파라메터를 늘리면 AI의 능력이 일취월장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하는 능력도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그래서 기업들은 이 파라메터를 수천억 개로 늘려보기로 했어요. 가장 대표적인 초거대 AI의 경우 파라메터가 1750억개. 네이버의 하이퍼 클로바는 2040억개의 파라메터를 사용했다고 해요.

 

이 같은 수천억개의 매개변수의 모델을 가지고 AI를 학습을 시켜보니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artificial intelligent, two boys, futuristic <노블AI>

초거대 AI 의 우월한 성능

먼저 AI 가 사람의 언어를 훨씬 잘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이해하는 지는 저희도 잘 몰라요. 🙄 하지만 우리가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어떤 맥락 내에서 말을 걸었을 때, AI가 사람이 대화하는 것처럼 대답을 해주기 시작한 겁니다.

 

다음으로 AI는 우리가 부탁하는 대로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와 젊은 여성이 있는 그림을 그려줘’라고 하면 과거에 학습했던 그림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려주는 겁니다. 여기에 ‘사과와 젊은 여성이 있는 그림을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타일로 그려줘’라고 하면 진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렸던 그림처럼 그림을 그려 주는 겁니다.

 

과거 알파고는 인간이 하는 일을 AI 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초거대모델과 생성형AI는 실제 비즈니스에 써먹을 만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제가 쓰고 있는 미라클레터도 달리2를 가지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는 것 이미 알고 계시죠? 

스테이블 디퓨전을 사용하는 법에 관련된 영상입니다. <조코딩>

오픈소스가 이끄는 AI 혁명

올해 초까지만 해도 초거대AI와 생성형AI는 일부 대기업의 것이었어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해 GPT를 만든 오픈AI,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같은 대기업이요. 어째서냐면 수천억개의 파마레터를 가진 AI를 만들어서 이를 학습시키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거든요. AI 학습을 하는데 쓰이는 것이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에서 만드는 GPU 에요. 그런데 이 GPU를 사용하는 것이 엄청나게 비싸요. 이것을 구매해서 직접 보유하는 것도 비싸고, 이걸 보유한 기업으로부터 빌려쓰는 것도 엄청나게 비싸죠. 직접 구매해서 보유한다면 1000억원대, 빌려쓴다고 해도 연간 수십억원을 써야한다고 해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 등장한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라는 모델은 말 그대로 AI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왔습니다.

 

스테이블 디퓨전이 등장하기 전 달리2와 미드저니가 있었어요. 달리2의 경우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드는 서비스를 만든 선구자였고, 미드저니는 이 서비스를 디스코드를 통해서 매우 우수한 퀄리티로 제공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스테이블 디퓨전은 8월 자신들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풀어버렸습니다.


다양한 파인튜닝 서비스 이미 등장 

앞서 말씀드린 대로 초거대AI를 가지고 모델을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돈이 필요해요. 그런데 이미 모델은 만들어져있고 오픈소스에요. 약간의 사용료(API)를 내야하고, 추가학습을 시킬 필요도 있지만 처음부터 모델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거저 사업을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스테이블 디퓨전의 모델을 가져와서 고객의 필요에 맞춰 약간의 수정(파인 튜닝)만 거치면 쓸만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예전에 소개시켜드렸던 노블AI 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를 학습해서 만들어진 모델이죠. 하지만 고객 마다 선호하는 그림의 형태가 다르죠. 예를 들어 아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서비스라면 아이들이 선호하는 형태의 그림이 있을 거에요. 밝고, 명랑하고, 따듯한 느낌의 그림들이죠. 그런 그림들을 학습하면 AI는 거기에 딱 맞는 그림들을 그려낼거에요.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바로 유료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급격하게 사용자가 늘어나는 스테이블디퓨전(왼쪽 끝 하늘색) <a16z>

게임개발비용이 줄어든다 

생성형 AI가 혁명적인 이유는 학습만 시키면 AI가 월등한 퀄리티로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거에요. 최근 생성형 AI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산업으로 ‘게임’이 꼽히고 있어요. 생성형 AI로 게임에 필요한 여러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고, 심지어 3D 모델도 만들 수 있어요. 하나하나 그림을 그리고 3D 모델을 만들어야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가 만들어지게 될 거에요. 게임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게 줄어들고, 소규모 게임 개발이 훨씬 활성화될 거에요. (a16z의 관련된 글)

 

스테이블 디퓨전을 만드는 스태빌리티AI 는 한발 더 앞서가요.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GPU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줍니다. (한국에서의 사례) 인공지능 학습은 결국 클라우드(컴퓨팅파워) 형태로 제공이 되는데요. 우리가 직접 GPU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쓰고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뜻이에요. 이 클라우드 사용료를 스태빌리티AI에서 내주면 스타트업이 모델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AI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는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AI 스타트업에 필요한 장벽이 사라졌다  

모델, 데이터, 컴퓨팅파워. AI 스타트업의 장벽이라고 할 수 있는 세 가지가 모두 해결된다면 결국 창조적으로 시장을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실행하느냐의 문제만 남게되요. 실제로 스테이블 디퓨전이 공개된 이후 이를 사용한 서비스와 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가 가진 엄청난 힘이에요. (HBR의 관련 글)

 

스태빌리티AI 가 10월 1억달러 규모 투자를 받고 1조원 가치의 유니콘 기업이 된 것은 이런 배경때문이에요. 스태빌리티AI가 폭발하는 AI 시장에서 생태계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에요,

 

스태빌리티AI 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오픈AI 의 샘 올트먼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AI로 인해 구글 검색은 앞으로 몇년 내에 최초로 가장 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의 구글을 거대 기업으로 만든 것은 구글의 검색엔진이죠. 이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이 AI 를 통해 나온다는 건데요.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말은 아니지만 AI 가 엄청난 가능성이 갖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말인 것 같아요. 

에마드 모스타크 스태빌리티AI 창업자 겸 CEO <사진=스테빌리티AI>

에마드 모스타크 CEO 인터뷰

사실 AI 개발 자체는 과거에도 깃헙이나 허깅페이스 같은 개발자 플랫폼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오픈AI 같은 기업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스테이블 디퓨전 처럼 상업화까지 가능하도록 초거대AI를 오픈소스로 열어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해요. 더군다나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닌 런던에 있는 무명의 스타트업이 '스테이블 디퓨전'을 공개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더 놀랐던 것 같아요.


스태빌리티AI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에마드 모스타크 스태빌리티AI CEO를 직접 인터뷰해봤습니다. 나름 한국 언론사 중에는 미라클레터가 처음인데요. 마침 스태빌리티AI 는 한국시간으로 24일 기존의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스테이블 디퓨전2'도 공개했습니다. 

 

😺 : 안녕하세요 에마드 모스타크님. 어떻게 창업을 하게되셨나요?

😎 : 안녕하세요. 이 기자님. 저는 과거 헤지펀드에서 일하면서 신흥시장에 투자를 했죠.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요. 방문도 많이 했습니다.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네요.  


😺 : 제주도를 아시는군요?

🤓 : 헤지펀드로 돈을 좀 벌어서 UN과 엑스프라이즈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그러다가 AI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제 돈으로 회사를 만들었어요. 오픈소스로 AI를 하려고 하는 개발자들을 지원했고 그들과 함께 만든 것이 스테이블디퓨전입니다.

 

😼 : 혹시 한국 스타트업이나 기업들과 함께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 : 저희는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인 삼성넥스트로부터 투자를 받았어요. 한국의 AI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사를 한국에 만들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자체적인 VC를 만들려고 하는데 한국 스타트업뿐 아니라 많은 AI 스타트업에게 현금과 컴퓨팅파워 형태로 투자를 할 생각입니다.

 

😺 : 생성형 AI가 정말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까요?

🧐 : 창조성의 영역에서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킬 거에요. 한국은 스토리텔링에 강하죠. 한국 만화(웹툰)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 게임이나 메타버스도 생성형 AI가 많이 쓰일 수 있습니다. 

 

😾 : 생성형 AI에서 저작권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 : 두 가지의 저작권 이슈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생성한 작품에 대한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다른 하나는 학습한 데이터 중에 저작권 문제가 있는 작품으로 학습했을 때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림을 학습한 모델은 실제로는 학습한 그림을 그 안에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대한 방법만 들어있죠. 과연 이 모델이 저작권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까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줄 브리핑 📢
  • 폭스콘, 中시위 노동자에 1만 위안 제시  :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시위가 발생. 폭스콘은 노동자들에게 지금 당장 시위 현장을 떠나면 1만위안(약 190만원)을 지급한다고 제안했어요. 이곳은 직원만 20만명으로 전세계 아이폰의 60%를 만드는 공장. 
  • 진정되지 않는 크립토 위기 : FTX에서 퍼져나간 암호화폐 시장의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크립토 대출업체인 제네시스가 10억달러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바이낸스, 아폴로 그룹 등에 접촉했다고 해요. 파산 위기인 제네시스의 모회사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과 DCG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신탁인 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트러스트에 번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요.  
  • 구글, 스스로 코딩하는 AI 연구  : 구글이 스스로 코드를 짜고 고치는 AI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피치포크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X 유닛에서 올해 여름 구글의 랩으로 이동했다고. 근데 원래 만들고 있던거 아니었나요? 구글이라면 당연히 만들고 있을 것 같았는데.. 🤣
맺음말

생성형AI 도 지난 레터에서 썼던 것처럼 실리콘밸이의 유행어에 불과할까요? 생성형AI에 쏟아내는 실리콘밸리 VC들의 찬사를 보면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곧 공개된다는 오픈AI의 GPT-4 는 더 엄청난 것이 나올 거라는 소문도 돈다고 해요.  


하지만 달리2와 노블AI 등을 미라클레터를 작성하는데 사용하다보니 'AI화가'는 메타버스나 웹3.0 같은 개념보다는 훨씬 저의 생활을 바꾸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런 것이 진짜 AI 혁명일까요? 인터넷과 모바일이 우리의 삶을 엄청나게 바꿔놨지만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게 적응된 것처럼 AI 도 그렇게 찾아올까요? 도둑같이 찾아올 미래를 오늘도 미라클러님들과 함께 생각해보았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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