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토스 #컬리 #쏘카

2021.4.20 #91
님, 안녕하세요. 🙋 팩플레터 박수련입니다. 

유니콘? 죄다 적자 기업이던데? 이런 기대와 의구심, 유니콘의 숙명이죠. 그런데 어느 날 형님 유니콘 두 마리(배민·쿠팡)가 울타리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exit). 오호, 그렇다면 다음은 누구? 쿠팡 이후 해외 기업공개를 노리는 유니콘들도 늘었다잖아요. 준비는 얼만큼 돼 있을까요? 마침, 최근 유니콘들이 지난해 실적이 담긴 감사(또는 사업)보고서를 공개했더라구요. 보도자료엔 다 담기지 않는, 유니콘의 진면목을 살필 기회죠.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레터. 유니콘 실적 특집입니다. 

유니콘 빅4, 몸집 순은 아니구요. 분야별 대표 주자들입니다. 게임의 크래프톤, 모빌리티의 쏘카, 신선배송의 컬리, 금융의 토스(회사명은 ‘비바리퍼블리카’이지만 서비스명 ‘토스’로 통일해 적습니다).  심서현・정원엽 기자가 마구간을 꼼꼼히 들여다 봤습니다.
오늘 레터를 다 읽어보신 후 여러분은 어느 기업을 가장 유망하다고 보실지 궁금한데요💭. 설문에서 꼭 답해주세요! 그리고... 늘도 팩플과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Today's Topic
유니콘 실적 특집
(1탄 : Big 4 크쏘컬토)
🧾 목차
1. 키 재 보자
2. 크는 속도를 보자 
3. 실속은 차려가는지 보자
4. 부채비율도 볼까
5. 어디에 돈이 들어?
6. 얼마나 뽑고 얼마나 줬나?
7.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1. 키 재 보자
몸집을 가늠하기 위해 크래프톤, 쏘카, 컬리, 토스 실적을 나란히 세워봤다.

  • 게임이냐 아니냐로 나뉠 뿐인가. 몸집도 크고 돈도 잘 버는 크래프톤. 영업이익률(46.3%)도 놀랍다. 참고로 지난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코리아 영업이익률은 각각 34.1%, 29.4%였다. 리그오브레전드(롤)을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45%다.
  • 컬리 매출이 어느 새 1조원에 가깝다. 회사에 따르면 거래액은 1조 2000억원 정도라고. 여기에 포인트 적립금이나 할인 등을 뺀 회사의 매출이 이만큼이다. 

2. 크는 속도를 보자
몸집보다 중요한 건 성장 속도! 전년 대비(2019/2020) 얼마나 컸나 살펴보자.

  • 역시 크래프톤. 1년 새 매출은 1.5배, 영업이익은 2.2배가 됐다.
  • 토스는 매출이 1년 새 228% 늘었고, 영업손실은 37% 감소했다. 몸집을 불리며 적자는 줄인 선방. 쏘카는 매출은 3% 증가해 제자리 수준이지만 영업손실액을 40% 줄였다.
  • 컬리는 매출이 124% 늘었고, 영업손실액은 15% 늘었다. 

3. 실속은 차려가는지 보자

  • 각사의 2018~2020년 영업이익률(손실률) 추이를 살펴봤다. 모두 더 나아지고 있다. 사업을 축소한 게 아니라, 매출이 늘었는데도 이익률이 증가하거나 손실률이 개선됐다.
  • 토스의 손실률 변화는 놀랍다. 토스의 2019년  손실률은 -97%. 100원 벌려고 197원 썼다는 무시무시한 의미다. 사업 지속이 어려운 수준. 그런데 지난해엔 이 수치가 -18.6%로 개선됐다. 이제는 보통의(?) 적자 기업. 마케팅비 지출을 800억(2019년)→ 400억(2020년)으로 절반 아낀 덕이 컸다. 
  • 적자 유니콘에 대한 시선을 바꾼 건 쿠팡. ‘곧 망한다’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손실률을 줄여갔고 미국 상장에 성공했다. 참고로 쿠팡의 2018~2020년 영업손실률은 -25.6%→ -10.1% → -3.9%. 
4. 부채 비율도 볼까
일단 짚을 점은 적용된 기준이 회사마다 다르다는 것. 크래프톤컬리K-IFRS(한국채택국제회계)를, 쏘카와 토스는 K-GAAP (일반기업회계)를 적용했다. K-IFRS가 국제 기준이며 좀더 상세하다.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이걸 적용하는데, 유니콘은 비상장사라 의무는 없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컬리.

  • 컬리는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부채가 자산을 넘어섬)가 됐다. 2019년까지 일반회계를 적용하다가 2020년부터  K-IFRS로 기준을 바꾼 여파다. 상환전환우선주*를 일반회계에서는 ‘자본’으로 보고, K-IFRS는 ‘부채’로 보기 때문. 컬리가 그간 발행한 전환우선주와 상환전환우선주가 2020년 회계에서 각각 5378억원, 1288억원의 빚으로 잡혔다. 
  • 컬리 측은 “누적 투자금은 4200억원인데 누적 적자는 2600억원이라, 실제로는 여전히 재무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은 대개 일반회계를 적용하는데  컬리는 왜 K-IFRS로 바꿨을까? 보통은 ‘상장 준비중’이란 의미. 컬리 관계자는 팩플팀 문의에 “해외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제 기준을 채택한 것”이라고 했다. 참고로 쿠팡은 처음부터(2013년 첫 외부감사) K-IFRS를 적용했다.

🚕상환전환우선주?
기업이 투자자에게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는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고, 이자 쳐서 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상환 조건은 정하기 나름. 주식도 채권도 될 수 있는 복합적 성격이다. 일반회계(K-GAAP)에서는 ‘투자한 거니까 자본금’이라고 보는데, 경제적 실질을 강조하는 K-IFRS에서는 ‘돌려달라면 줘야 되니까 부채’라고 본다.
5. 어디에 돈이 들어?
각사 영업비용의 세부 항목을 들여다 봤다. 괄호(  ) 속 숫자는 전체 영업비용 중 해당 항목의 비중. 이 회사가 사업을 위해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 볼 수 있다.

  • 크래프톤지급수수료’(30.3%)와 앱수수료/매출원가’(16.8%) 비중이 컸다. 일반적으로 게임사 재무제표 영업비용의 ‘지급수수료’에는 구글·애플·원스토어 같은 앱 마켓 수수료와 기타 결제 수수료, 용역비나 외주비 등이 포함된다. 앱수수료/매출원가’라는 항목은 다른 게임사 재무제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팩플팀의 문의에 “비상장사라 아직 재무제표의 추가 해석은 제공하지 않는다”며 “상장 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 쏘카는 3대 비용이 모두 핵심 자산인 자동차 관련이다. 차량유지비’가 917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30%고, 차를 계속 굴리다 보니 감가상각비’도 457억원(14.9%). 지난해 타다 카니발 차량을 처분하며 시작한 중고차 판매사업 관련, 중고차판매원가’는 508억원(16.6%)이었다. 중고차 판매수익이 484억원이라 손해는 24억원 정도.
  • 컬리포장비’가 785억원으로, 전체 비용의 27.5%였다. 새벽 냉장배송의 고비용 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정작 운반비는 120억원(4%) 정도.
  • 토스지급수수료’로 전체 영업비용의 62.3%인 2879억원을 썼다. 고객이 토스 앱에서 송금하면 월 10회까지 무료지만, 토스는 시중은행에 매번 수수료를 낸다. 그나마 오픈뱅킹(하나의 앱에 타 은행 계좌도 등록해 송금·이체 가능)이 도입돼 나아진 거다.  2019년엔 토스 전체 매출의 87%를 지급수수료로 냈다.
6. 얼마나 뽑고 얼마나 줬나
유니콘 빅4의 인력 규모와 인건비를 따져봤다. 비상장사들이라 직원 수는 공개 안 하지만, 국민연금 납부 기준으로 파악했다. 

  •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크래프톤(19.8%) → 토스(16.3%) → 쏘카(8.9%) → 컬리(6.9%) 순. 
  • 크래프톤전체 인건비는 3304억원인데, 특이한 점은 급여(1513억원)보다 ‘상여+인센티브+ 주식보상비용’의 합(1693억원)이 더 컸다. 임원 연봉 상위 5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11억 9360만원. 전 직원(등기임원 제외) 평균 연봉은 4600만원.
  • 토스의 인건비는 2019년 330억원에서 지난해 634억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신규 입사자에 1억원 상당 스톡옵션을 내세운 토스는 지난해 주식보상비용으로만 73억원을 썼다.
  • 컬리의 고용인원이 많은 건 회사의 국민연금 납부자 중 배송기사, 물류센터 인원 등 단기계약직도 일부 포함돼서다. 회사가 중소기업벤처부에 보고한 직원 수는 지난 연말 기준 1048명. 중기부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만 688명을 새로 뽑았는데, 벤처기업 중 신규채용이 가장 많았다.
  • 컬리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해 8억 1600만원의 급여와 21억 3150만원어치의 주식기준 보상을 받았다.
7.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 쑥 큰 모바일 : 매출액 중 온라인·콘솔 비중이 줄고 모바일 비중(80%)이 확 늘었다. 지역별로는 북미·유럽 시장 비중이 줄고, 아시아 비중이 늘었다(75% →85%).
  • 투자성과도 좋고 : 카카오게임즈에 100억원, 넵튠에 100억원을 투자했던 게, 지난해 각각 +196억, +293억 올랐다. 최근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떠오른 실리콘밸리의 광고 자동화 기업 ‘몰로코’에도 11억 투자했다.  
  • 이제 엔터테인먼트도? : 2020년 2월 PUBG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IP를 활용한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을 기획하겠다는. 2020년 8월엔 미생·시그널을 만든 이재문 PD가 설립한 영상제작사 ‘히든시퀀스’에 30억원  투자해 2대 주주(지분율 13.57%)가 됐다.

  • 전지현과 박서준의 컬리 : 컬리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을 줄였다(2019년 351억원 → 2020년 296억원). 전체 영업비용 중 광고비 비중이 20.6%에서 10.4%로 뚝 떨어졌다. 알다시피 2019년엔 ‘전지현 광고’가 있었으니. 그러나 올해 다시 ‘박서준 광고’를 시작하는 등 마케팅 지출이 늘어날 전망. 상장을 준비하며 몸집을 늘리려는 듯.
  • 김슬아의 특수관계인? : 김슬아 대표의 남편 정승빈 대표가 운영하는 넥스트키친(착즙, PB HMR 간편식 밀키트)는 지난해 매출 59억원에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넥스트키친 지분 57.8%를 보유했다.

  • 스포츠토토가 거기서 왜 나와? : 토스는 스포츠토토 지분 15%를 갖고 있다. 장부상 금액은  58억원 정도. 에이스침대·엠파크·한컴이 토스와 컨소시엄을 이뤘고, 지난해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에 선정됐다. 2025년까지 투표권 발매와 전산시스템 운영을 담당한다. 매출 5조원 규모 사업이지만, 대부분이 오프라인 판매라 토스 몫은 아직 크지 않다. 토스 측은 “온라인 비율이 늘어날 걸로 보고 들어간 사업”이라고 설명.
  • 광고 줄이고 내실 : 토스도 2019년에 비해 마케팅비를 절반(800억 → 400억)으로 줄였고 매출도 성장했다. 영업비에서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34%→9%로 확 줄었다. 토스증권 등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만큼, 이제부턴 내실이 관건..  

  • 전화위복인가 : 자회사인 VCNC가 지난해 타다 베이직을 중단한 뒤, 쏘카의 비용 구조는 오히려 개선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차량유지비 지출이 2019년 1127억원에서 2020년 917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전체 매출은 3% 늘었으니 사업이 크게 위축된 것도 아니다.  
  • 쏘카 옆엔 SK : 쏘카는 지난해 영업비용 중 ‘지급수수료’를 큰 폭으로 줄였다(2019년 916억→ 2020년 372억).  지급수수료에는 전환사채 이자도 포함돼 있다. 전환사채 중 일부가 지난해 5월 만기에 이르자, 쏘카의 2대 주주인 SK가 그 물량을 주식으로 바꿨다. 쏘카가 내던 이자도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SK는 쏘카 지분 22.21%를 보유했다. 

(회사명을 클릭하면 각 회사의 연결감사보고서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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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결과 통계와 취재 뒷이야기를 23일 언박싱레터에서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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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아침에는 유니콘 실적 특집 2탄으로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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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련 기자_빅샷의 통찰, 창업가의 실행력을 좋아합니다. 쓸모있고 재밌는 정보를 드릴게요.
박민제 기자_뭐든 직접 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현장의 온도까지 담아 보내겠습니다.
심서현 기자_기술의 지배, 피할 수 없다면 살살 맞고 싶습니다. 팩플과 함께 방어템을...
정원엽 기자_팩플러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뭐든 궁금하면 메일 주세요! 팩플봇이 될게요.
김정민 기자_콘텐츠 마니아입니다. 0과 1의 세계에 인문·사회학 한 방울, 넣어보겠습니다.
오늘 팩플레터 91호, 어떻게 보셨나요?
( 팩플팀을 키우는 건 8할이 피.드.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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