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밤 갑자기,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 비밀요원님! 질문있어요~

지난 2월 6일 월요일 오전 10시 21분(KST)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현지시간으로 새벽 4시 21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튀르키예는 전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1999년에도 7.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1만7천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는 튀르키예 남부 국경 지역입니다. 이웃한 시리아 서북부 지역도 피해가 큽니다. 이틀 사이에 두 국가에서 ‘발견된’ 사망자만 8천 명*이 넘으며,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그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튀르키예 5,900명 / 시리아 2,200명

WHO(국제보건기구)는 최대 2,300만 명이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조선(북한)에 가까운 인구가 사망하거나, 다치거나, 집과 일자리 등 삶의 터전을 잃는 것입니다.

이번 지진이 시간과의 싸움이라 말하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인간사에 따른 분쟁은 잠시 멈추고 전 세계가 협력하여 구조작업이 이뤄질 수 있길,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안녕과 평화가 깃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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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갤갤이 인사드려요.

2023 델타 월딩 첫 공식 비밀작전으로 원래는 브라질을 준비했지만 지진이라는 크나큰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대한민국 유일의 외교안보 전문 뉴스레터의 시각으로 전합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지진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시리아 내전, 어떻게 되나?
떠오르는 존재감, UAE

1. 지진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비밀요원님은 지진 소식을 듣고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났나요?

공교롭게도 지진 발생 바로 삼일 전이었습니다. 포린 어페어스에 <튀르키예의 전환점: 에르도안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글이 올라왔고, 다같이 이를 읽었는데요.

본문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He has threatened Greece twice recently, proclaiming, “We can suddenly come one night” and “Greece is afraid of our missiles.”
에르도안은 최근에 그리스를 두 차례 위협하며, “우리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찾아올 것이다. 그리스는 우리의 미사일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갑자기 찾아온 건 그리스*를 향하는 미사일이 아니라 튀르키예를 강타한 지진이었습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영해 및 에게해(Aegean Sea) 제도의 지위, 가스 발견과 같은 이슈들로 수년 째 분쟁 중

현재 튀르키예의 핫이슈는 3개월 뒤인 5월 14일에 치르는 대통령 선거입니다.

튀르키예는 제도적으로는 민주주의 체제입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2003년 총리에 취임한 후 10년, 대통령으로서 또다시 10년. 이렇듯 에르도안이 20년 넘게 집권하며 의사결정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는 ‘비자유적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에르도안의 지지율이 낮아 선거에 패배할 가능성이 있답니다.

이유는 여느 국가들이 그렇듯 경제입니다.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11월에 85%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12월에는 64%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높습니다. 참고로 2위는 헝가리인데요. 튀르키예에 비하면 고작 25%에 불과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튀르키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요즘 국제사회는 금리 인상이 화두입니다. 그러나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과감한 역주행을 선택했습니다. 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튀르키예만의 속사정은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금리를 대폭 인상했습니다. 2020년 9월에 8.25%였던 금리가 2021년 3월 19%로 빠르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며 다시금 9%로 돌아온 것입니다.

고물가 시대에 금리를 인하하는 지도자의 심리는 이렇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포기하더라도 경기침체만은 막겠다.”

일본이 저금리를 고수하는 이유도 이때문인데요. 튀르키예 금리가 2~3년 사이에 급격히 오르내리는 건 한 가지 사유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건 튀르키예 경제가 상당히 좋지 않음을 방증합니다. 에르도안의 정치 생명도 위태롭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갑자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안타까운 진실이지만 국가적 재난은 인간의 생사만이 아니라 정치의 지각 변동도 불러일으킵니다. 일본이 대표적입니다.

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일본에서 최장수 총리가 될 수 있었던, 즉 일본 민주당이 당분간은 집권정당을 꿈꿀 수 없는 이유도 2011 도호쿠 대지진 때문입니다.
당시 집권정당이었던 민주당은 사고 수습에 무능함으로 일관했고 국민들로선 국가 운영 경험이 적은 민주당에게 정권을 넘겨선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미중 갈등의 상징과도 같은 협의체입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이 참여하는 쿼드는 2004년 인도네시아 등지에 발새한 쓰나미 피해를 수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G7은 1970년대 닉슨 쇼크와 오일쇼크를 논의하기 위해, G20은 2007~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한 전세계 금융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이번 지진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튀르키예 5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역설적이게도, 에르도안에게는 난제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전환점들이 많아집니다.

우선 국가수반으로서 자원을 통제하고 배분할 정당한 명분이 생겼습니다. 구호활동과 재건사업의 우선순위를 대선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율할 수 있는 거죠.

야당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에도 유리합니다. 에르도안은 지진 피해가 큰 10개주를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고, 3개월 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요. 3개월의 대선 캠페인 기간과 겹칩니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에르도안에겐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비록 국내경제는 좋지 않았지만 에르도안은 튀르키예가 가진 지정학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기에 국제사회가 앞다퉈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민족주의를 북돋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에르도안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에르도안은 봉쇄된 우크라이나 항구를 부분적으로 재개하는데 결정적 중재자로 나섰는데요.(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덕분에 우크라이나 곡물이 전 세계에 도달함으로써 식량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는 논리입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신청 시,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일화도 지난 해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쿠르드족 때문인데요. 당시 튀르키예가 요구했던 바를 모두 얻은 건 아니지만 국내 유권자들로 하여금 “국제사회에서 할 말은 다 하는 강한 리더, 에르도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엔 충분했습니다.

이집트・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UAE 등과의 관계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중국・카타르・한국・UAE와 280억 달러 규모의 스와프 거래를 협상하며 외환보유액도 늘리는 등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국가 재건을 위한 대규모 토목 사업 역시 튀르키예 경기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만 명이 넘는 인구가 죽음에 이른 크나큰 재난적 상황에서 3개월 뒤의 대선을 전망하는 글을 쓴다는 사실이 마음 무겁지만, 경제로서든 국제정치로서든 앞으로 우리는 에르도안이 5년 더 집권하는 튀르키예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 코로나 이후의 중국, 그리고 국제사회

2023년 2월 26일(일) 20~22시(KST)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외과 교수・미중정책연구소 소장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중국과 중국의 경제 현황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 전망 LINK

줌 녹화링크와 피그마 리뷰노트 제공

🇨🇳 코로나 이후 중국, 함께 전망합니다!

2. 시리아 내전, 어떻게 되나?

포린 어페어스는 유료 구독자들만 받아 볼 수 있는 Back Story를 매주 일요일마다 보내줍니다.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제사회 이슈에 관한 토론 쟁점이 짤막하게 담겨 있습니다.

열흘 전 1월 29일이었습니다.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직면한 토픽으로 네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크름 지역을 되찾으려 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할까?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은 불가피한가?
어떤 경제 모델이 세계화를 대체해야 하나?
미군은 여전히 시리아에 배치돼야 하는가?

세 번째까진 고개를 끄덕입니다만, 네 번째 이슈에 잠시 갸웃거리게 됩니다. 미국에게 시리아가 이토록 중요한 지역이라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공교롭게도 일주일 뒤, 시리아 서북부 지역이 속보에 오르내립니다. 진원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만큼 튀르키예보다는 사망자수가 적지만 ‘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안다면 현지 소식통을 직접 전해 듣지 않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호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