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랜드를 소개할 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다른 브랜드와의 관계를 내세우는 일입니다. 예컨대 ‘트위터와 핀터레스트를 결합해 우버를 살짝 입힌거죠…’ 이건 정말 아닙니다. 

2. 박스드 (Boxed, 일용품을 창고형 매장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커머스 브랜드)의 초기 메시지는 온통 토요일에 창고형 매장(코스트코)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 일색이었습니다. 

3. 편리함은 박스드의 브랜드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편리함을 넘어서는 가치로 무엇을 내세울지 반드시 찾아야 했습니다. 

4. 박스드의 고객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자,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단순 비용 절감이나 시간 절약을 넘어서는 감성적 편익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5. 벽장이나 창고를 꽉 채우는 데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삶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대비가 되어있다는 자부심과 든든한 기분이었죠. 

6.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브랜드 전략 ‘삶을 향해 준비 완료 (all set for life)’가 나왔습니다.

 

7. 박스드는 여전히 소비자에게 토요일을 되돌려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편리함에만 기대지 않는 자신감 있고 개성 넘치는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8. 사랑받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제품의 편익을 넘어서는 상위의 감성을 명확하게 내세웁니다. 

9. 저희가 고객과 일할 때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서 출발하고 그다음 브랜드가 내세우는 감성, 그리고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정의합니다. 

10. 그렇다고 자나 깨나 대놓고 감성적인 메시지만 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능적 편익을 내세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언제나 감성적인 방향성이 있어 브랜드 의사결정의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1. 우리는 창업자들과 첫 대화를 마치면 우선 브랜드 전략서를 제출합니다. 다음은 이 브랜드 전략서의 3가지 핵심 구성요소입니다. 

2. 1)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이때 인구통계학적으로 누구인지 밝히기보다는, 이 브랜드에 가장 관심 있을 만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행동특성과 태도를 설명합니다. 

3. 목적은 가장 먼저 브랜드를 좋아해 주고 입소문을 내줄 후원자, 즉 ‘브랜드 챔피언’을 실감 나게 그려내는 것입니다. 

4. 2) 타깃 고객의 핵심 문제, 즉 이들의 생활에서 무엇이 부족한가? 우리가 아는 한, 기업이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문제가 무엇인가?

5. 3) 브랜드 아이디어, 즉 이 문제에 브랜드는 어떤 해결안을 제시할 것인가? 브랜드의 핵심 가치관을 단순, 명확하게 나타내는 한 마디입니다. 

6. 1번, 2번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으면 3번은 시작도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수록, 해결하려는 문제에 두 발을 단단히 디뎌야 합니다. 

7. 고객이 새로움에 무조건 관심을 보일거라 생각해선 안 됩니다. 물론 무엇이든 새롭기만 하면 눈을 반짝거리는 사람들도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사업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8. 성공한 브랜드들은 어떤 식으로든 기능적 요구를 넘어 인간의 본질적인 요구에 다가설 줄 압니다. 

9. 우리는 브랜드의 가치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먼저 타깃 고객의 감성적인 요구를 정확히 파악했는지 짚고 넘어갑니다. 이렇게 점검함으로써 브랜드에 관한 모든 의사결정을 고객 중심으로 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소비자 조사가 큰 몫을 합니다.

10. 물론 브랜드의 가치관을 소비자가 일일이 알려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11. 그렇지만 주의 깊게 들으면 조사에서 소비자들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그들이 힘들어하는 게 무엇인지 밝힐 수 있습니다. 

1. 기업들이 소비자 검증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는 기존의 길에서 벗어나기 더욱 어렵습니다. 

2. 전통적인 기업들은 단계마다 검증을 거칩니다. 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글로 설명하고 때로는 그림이나 샘플 사진을 첨부해 포커스 그룹이나 온라인 설문을 시행해 소비자의 관심도를 가늠합니다. 

3. 하지만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면 오히려 성공을 실패로 예측하는 부정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4. 만약 사람들이 사랑스러운 브랜드와 아름다운 웹사이트, 폭발적인 언론의 반응, 즉각적인 입소문의 후광 없이 웬 모르는 회사가 매트리스를 인터넷에서만 팔고 상자에 넣어 배송한다는 설명을 글로만 읽었다면, 조사 데이터로 캐스퍼(Casper : 미국의 매트리스 회사)의 엄청난 인기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5. 브랜드가 본격적인 출시를 결정하기 전,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보기 위해 이른바 ‘최소 기능 제품’을 출시해도 똑같은 위험이 따릅니다. 

6. 이런 전략이 일부 업계에는 통하겠지만, 소비자 제품을 들고 기존의 규칙에 도전하려는 브랜드에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전략입니다. 

7. 캐스퍼는 처음부터 브랜드에 집중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8. 검증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우선시하니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요구를 앞세우는 방식입니다. 

9. 보통은 위험을 상쇄하고, 의사결정을 합리화하고, 그 결정을 내부에 설득할 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가 좋았다면 실전에서 폭삭 망하더라도 해고당할 가능성이 줄어드니까요.

10. 이런 전략으로 더 우수하거나 효과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1. 생산자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소비자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나무사이로’라고 생각합니다. 

3. ‘나무사이로’는 2002년 서울 신림동에 문을 연 작은 카페였는데,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10여 종류의 원두는 물론이고 커피를 직접 내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드립백, 콜드브루, 캡슐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4. 양질의 생두를 선별해 로스팅한 결과 해외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커피 가이드인 ‘커피리뷰’로부터 2015년 1등을 받기도 했죠. 

5. 이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로스터리 카페라면 공급자 중심의 까다로운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갔을 법합니다. 하지만 ‘나무사이로’는 조금 다른 접근법으로 대중에게 다가갔습니다.

6. 2016년 커피를 정기적으로 배달 받을 수 있는 ‘집으로 회사로’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7. 판매하는 커피 원두의 이름도 어려운 지역명이나 생산자명 대신 ‘디카프리오(디카페인), 와이칸, 브릴리, 몽상스, 날아올라’ 등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하고 접근할 수 있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8. 커피를 직접 내려마셔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가진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일회용 드립백은 썩 멋진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는데, ‘나무사이로’의 드립백을 마셔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대로 내리지 못한 핸드드립 커피보다 훨씬 커피 맛을 잘 표현합니다.

 

9.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해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것은 전문성을 지키고 싶은 생산자로서 썩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10. 제품의 전문성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삼고, 그것을 즐기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잘 운영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11. 내가 잘하는 일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그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브랜드가 사랑받습니다. 

1. 브랜드 창업자들은 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문구를 선호합니다. ‘~의 명가’, ‘명품 ~’, ‘~년 전통의’, ‘장인 정신이 만든 ~’과 같은 슬로건을 원합니다.

2. 이런 것은 카피도 아니고 슬로건도 아닙니다. 생산자의 일반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3. 브랜드가 가진 특성이나 그것을 사용하게 될 고객이나 소비자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을 법한 인사이트를 찾아내야 합니다. 

4. 인사이트는 말 그대로 안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5.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모습이 상식이라면 수면 밑에서 그 빙산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인사이트입니다. 

6.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이미 알려진 사실, 누구나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 등은 겉으로 드러난 빙산, 즉 상식에 해당되는 ‘글’일 뿐입니다. 

7.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 소비자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부분이 인사이트입니다. 그것이 글로 표현되었을 때 소비자는 ‘맞아, 내 생각도 똑같아. 이 브랜드, 나와 잘 맞겠는걸.’ 하고 공감하며 그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됩니다.

 

8. 카피를 쓴다는 것은 멋진 글을 짓는 일이 아닙니다. 

9. 브랜드 속에 숨어 있는 핵심 가치나 인사이트를 찾아내 소비자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1. 도전자의 전략은 그 자체가 뉴스가 되어야 합니다. 

2. 그 자체가 뉴스가 된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뜻이고, 실제로 뉴스가 되어 확산될 수 있다면 가용 예산의 몇 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생깁니다. 

3. 그렇게 되면 적은 예산으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2000년 3월, 서울 곳곳에 ‘선영아 사랑해’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나붙었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수법이 통하지 않겠지만, 당시만 해도 그야말로 장안의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뉴스가 되어 방송을 타기도 했죠.

5. 호주 퀸즈랜드 관광청이 낸 ‘섬지기’ 구인 광고 역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6개월 간 스쿠버 다이빙, 물고기 먹이 주기, 고래 관찰하기, 경비행기 몰고 우편물 배달하기 등의 일을 하며 1억 3,000만 원의 급여를 받을 사람을 구한다는 이 광고는 주요 언론사의 뉴스, 구직자들의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했습니다. 

6. 적은 예산으로 무언가 일을 내길 원하는 브랜드들은 항상 ‘묘책’을 요구합니다. 

7. 묘책은 ‘묘한’ 책략이고, ‘묘하다’는 것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않아 뭐라고 규정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8. 하지만 문제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않아 뭐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책략은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는 겁니다. 

9. 어렵사리 제안한 묘책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1. 선택지가 너무 많은 이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2. 이때 가장 위험한 것은 머리로 ‘어느 길로 가야 제일 이득일까?’를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3.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지금 이득이 되는 선택은 금세 이득이 안 되는 선택이 되고 마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4. 요즘 주위를 둘러봐도 ‘가상화폐가 돈이 된다!’, ‘프로그래밍이 돈이 된다!’라는 식으로 시류에 휩쓸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5. 하지만 이러한 이슈가 사라지면 곧 그들도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직업적으로도 잘 풀리지 않습니다. 

6. 늘 망설이는 사람은 이렇듯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쪽이 더 이득이 될까?’라고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7.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느 쪽이 더 이득이 될까?’라는 머리의 판단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준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8. 그 판단기준은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마음의 기준입니다. 

9. 자신이 흥미 있는 일, 자연스럽게 끌리는 일, 가치관과 부합하는 일. 이처럼 자신의 내면에 있는 기준에 따라 선택합시다. 

10. 외부세계와 달리 여러분 내면의 세계는 크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번 결단을 내리면 망설임도 사라지기 때문에,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든 흔들리지 않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1. 가치관에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건 가치관에 넣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다.’라는 가치관의 경우, 남들에게 존경받는 것은 자신이 조절할 수 없습니다. 존경받기 위한 행동은 할 수 있지만, 존경할지 말지는 상대방에게 달려있습니다. 

3. 그 외에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가치관도, 돈을 지불하는 쪽은 고객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조절할 수 없습니다. “오늘 왜 비가 오냐고! 그쳐! 그쳐!”라고 날씨를 통제하려고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4. 이런 가치관은 추구해도 결국 불행해질 뿐입니다. 

5. 물론 여러분은 돈을 벌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것을 부정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6. 다만, 인생에서 목적으로 삼지는 말고 하나의 동기부여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7. ‘돈이 있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고 돈 너머에 있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찾아보세요. 

8. 부자가 되고 싶다. → 왜? →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 싶으니까 → 존중받으면? → 다른 사람이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 이런게 왜 필요한데? → 더 나답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 수 있으니까. → 그건 부자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가? → 가능하다. → 그럼 지금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을 인생의 가치관, 목적으로 삼으면 됩니다. 

9. 타인 축의 가치관을 목표로 삼으면, 언제까지나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이 충족될 수 없습니다.

 

10. 그 너머에 있는, 여러분이 추구하는 자신 축의 가치관을 보다 더 명확하게 인지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