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랩레터의 고정 코너가 생겼습니다! 정책 연구에 대한 인터뷰라면 대개 무겁고, 어렵고, 지루하단 인상이 있는데요. 그런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한 기획이 바로 랩터뷰입니다! 랩처럼 경쾌한 인터뷰인 랩터뷰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김보영 영남대 휴먼서비스학과 교수입니다. LAB2050의 연구위원이기도 한 김 교수는 올 초에 저의 부탁으로 랩 사무실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정책에 대해 열강을 하기도 했는데요. 요즘엔 임차 요양원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혹시 지난주에 랩 뉴스레터 보셨어요?
A. 아?(약간 놀라는 말투) 네! 봤습니다.
Q. 이번주부터 랩터뷰라고 짧게 인터뷰하는 코너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주인공이 교수님입니다.
A. 아유 영광입니다.
Q. 정책에 대한 인터뷰지만, 경쾌하게 또 길지 않게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최근 임차 요양원 이슈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에요? 간략하게 설명 좀 해주세요.
A. 지금까지 노인요양시설은 건물과 땅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설립과 운영을 허용했는데, 그걸 임대해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려는 움직임을 정부가 보이고 있어요. 누구나 쉽게 요양시설을 열 수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운영이 어려워지면 쉽게 닫을 수도 있죠. 그럼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Q. 나가시게 되겠죠. 그런데 일각에선 보다 질 좋은 요양시설이 나오려면 그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A. 자본이 투입되면 요양의 질이 더 좋아질 것 같죠? 오히려 더 나빠집니다. 돌봄은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돈을 더 많이 투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자리의 질을 나쁘게 해서 최대한 이윤을 더 뽑아내려고 할거에요. 이미 다른 나라에선 사모펀드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요양시설일수록 노인 사망률이 높고, 돌봄의 질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와 있어요.
무엇보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에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요양시설로 가는 비율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거기에 고령화까지 겹쳐서 관련된 예산은 급격히 늘고 있으나, 돌봄의 질은 나쁜 상황이죠.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맞이한 유럽 국가들에선 시설 뿐 아니라, 살던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선택지들이 있어요. 우리도 그래서 커뮤니티케어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했던 것이고, 그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나온 정책방향이기도 했습니다.
Q. 그럼 커뮤니티케어가 국내에서 어떤 상황인가요. 지난 정부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었는데, 성과가 좀 나왔나요?
A. 별로 관심을 못 받아서 그렇지, 유의미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시행한 곳에선 비교지역에 비해 건강상태가 더 좋고, 요양시설 입소율도 떨어지고 있고요. 이런 결과가 건강보험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Q. 오늘은 짧은 인터뷰니, 이 결과는 조만간 다시 공유해주실 기회를 마련해보겠습니다. 끝으로 하나 더 질문드릴게요. 과거에 영국에서 선도적 복지정책들이 등장한 배경엔 '씽크탱크'가 있다는 논문을 쓴 적이 있었잖아요. 한마디로 교수님이 '씽크탱크 전문가'인데요. 솔직히 요즘 랩이 어렵습니다. LAB2050과 같은 작은 정책연구소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지, 제시해주세요!
A. 정답은 지역에 있습니다. 몇몇 사례들을 보면요. 정책의 혁신이 그리 어렵지가 않아요. 깨어있는 지자체장과 혁신적인 공무원 몇 명만 함께 의기투합하면 충분히 정책 혁신의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랩이 그런 지자체장을 찾아 나서고, 그들과 함께 정책 혁신을 할 팀을 조직해낸다면 과거에 씽크탱크가 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거에요.
Q. 함께 해주실거죠?
A. 당연하죠!
랩터뷰의 시작이 좋다. 흥할 것 같다. 랩도 흥했으면 좋겠다. 첫 번째 랩터뷰 끝!
*임차 요양원 이슈에 대해 더 알고자 한다면
*김보영 교수의 씽크탱크에 대한 논문 다운로드 받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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