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랩레터 #002. 모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는 아니다 
  지난 16일 서대문 LAB2050 사무실에 방문한 미네르바스쿨의 학생들. 

안녕하세요. LAB2050의 윤형중입니다.


제가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LAB2050은 20대와 50대가 세대 화합을 추구하는 연구소인가요?"입니다. 2050은 세대가 아닌 연도를 의미하는데요. 아직까진 "LAB2050은 2050년을 바라보는 연구소인가요?"라는 질문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운 시기라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알고 있기에 묻지 않는 것일까요. 아무튼 LAB2050은 2050년에 더 나은 사회가 되려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따지고, 연구하고, 문제 제기하고, 공론화하고, 실행하는 싱크탱크입니다.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알리는 연구소입니다. 


여러분은 2050년을 떠올리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너무 까마득하게 느껴지시나요? 경제학자 케인즈가 1930년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이란 에세이에선 100년 뒤인 2030년 선진국에선 1주일에 15시간만 일할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면서 도덕적인 가치를 더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위대한 경제학자인 그조차도 이렇게 어긋난 예측이 많았습니다. 


사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죠. LAB2050은 어떤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려고 하냐고요? 참성장전략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보고서 다운로드 링크) LAB2050의 연구위원인 최영준 연세대 교수는 성장의 시대를 지나 공존이냐, 공멸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세 가지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요. 바로 돌봄적, 투자적, 지속가능 패러다임이고, 이를 추구하는 전략이 '참성장전략'입니다. LAB2050이 그동안 해온 연구와 활동도 모두 이 참성장전략에 기반하고 있었습니다.(참성장전략이 궁금하다면 보고서 일독을 권합니다) 

  가로축(현재-미래)과 세로축(가격-가치)으로 제시하는 네 가지 패러다임.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복기'와 '평가'입니다.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기억하고, 자세히 기록하는 것이지요. 그에 기반해 평가를 하는 것이죠. 저는 모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제대로 알아야 성공의 기반이 되는 것이죠. 


사실 모든 정책 연구가 어느 정도는 '복기'와 '평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복기와 평가가 더욱 활발해지는 문화를 꿈꿉니다. 그래야 더 세심하게 미래를 위한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취지로 최근에 저는 하나의 의미있는 복기를 평가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바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쓴 <부동산과 정치>에 대해 평가하고, 저자에게 서한 형식의 글을 기고한 것이죠. 제 의견도 물론 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두고 치열하게 토론해봤으면 합니다. 그래야 진정 정책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테니까요. 이런 토론을 기반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아! 한 가지 더 전할 소식이 있습니다. LAB2050이 최근 시민참여인공지능포럼(AICE. A.I. & Civic Engagement) 운영위원회를 조직했고, 랩의 전 대표인 이원재님이 운영위원장직을 맡아주셨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주도해보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간경향 -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

'부동산과 정치' 출간한 김수현 전 실장께(1) 
 - 부동산 정책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네 가지 방법
 주간경향 -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

'부동산과 정치' 출간한 김수현 전 실장께(2) 
 -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부동산 정책 
랩터뷰 - 랩으로 하는 인터뷰? No. 랩처럼 경쾌한 인터뷰 Yes. 
  가장 왼쪽에 있는 분이 김보영 영남대 휴먼서비스학과 교수. 사진은 한겨레 이창곤 선임기자 제공. 
수요랩레터의 고정 코너가 생겼습니다! 정책 연구에 대한 인터뷰라면 대개 무겁고, 어렵고, 지루하단 인상이 있는데요. 그런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한 기획이 바로 랩터뷰입니다! 랩처럼 경쾌한 인터뷰인 랩터뷰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김보영 영남대 휴먼서비스학과 교수입니다. LAB2050의 연구위원이기도 한 김 교수는 올 초에 저의 부탁으로 랩 사무실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정책에 대해 열강을 하기도 했는데요. 요즘엔 임차 요양원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혹시 지난주에 랩 뉴스레터 보셨어요? 
A. 아?(약간 놀라는 말투) 네! 봤습니다. 
Q. 이번주부터 랩터뷰라고 짧게 인터뷰하는 코너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주인공이 교수님입니다. 
A. 아유 영광입니다. 
Q. 정책에 대한 인터뷰지만, 경쾌하게 또 길지 않게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최근 임차 요양원 이슈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에요? 간략하게 설명 좀 해주세요. 
A. 지금까지 노인요양시설은 건물과 땅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설립과 운영을 허용했는데, 그걸 임대해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려는 움직임을 정부가 보이고 있어요. 누구나 쉽게 요양시설을 열 수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운영이 어려워지면 쉽게 닫을 수도 있죠. 그럼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Q. 나가시게 되겠죠. 그런데 일각에선 보다 질 좋은 요양시설이 나오려면 그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A. 자본이 투입되면 요양의 질이 더 좋아질 것 같죠? 오히려 더 나빠집니다. 돌봄은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돈을 더 많이 투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자리의 질을 나쁘게 해서 최대한 이윤을 더 뽑아내려고 할거에요. 이미 다른 나라에선 사모펀드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요양시설일수록 노인 사망률이 높고, 돌봄의 질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와 있어요. 
무엇보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에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요양시설로 가는 비율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거기에 고령화까지 겹쳐서 관련된 예산은 급격히 늘고 있으나, 돌봄의 질은 나쁜 상황이죠.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맞이한 유럽 국가들에선 시설 뿐 아니라, 살던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선택지들이 있어요. 우리도 그래서 커뮤니티케어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했던 것이고, 그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나온 정책방향이기도 했습니다. 
Q. 그럼 커뮤니티케어가 국내에서 어떤 상황인가요. 지난 정부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었는데, 성과가 좀 나왔나요? 
A. 별로 관심을 못 받아서 그렇지, 유의미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시행한 곳에선 비교지역에 비해 건강상태가 더 좋고, 요양시설 입소율도 떨어지고 있고요. 이런 결과가 건강보험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Q. 오늘은 짧은 인터뷰니, 이 결과는 조만간 다시 공유해주실 기회를 마련해보겠습니다. 끝으로 하나 더 질문드릴게요. 과거에 영국에서 선도적 복지정책들이 등장한 배경엔 '씽크탱크'가 있다는 논문을 쓴 적이 있었잖아요. 한마디로 교수님이 '씽크탱크 전문가'인데요. 솔직히 요즘 랩이 어렵습니다. LAB2050과 같은 작은 정책연구소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지, 제시해주세요! 
A. 정답은 지역에 있습니다. 몇몇 사례들을 보면요. 정책의 혁신이 그리 어렵지가 않아요. 깨어있는 지자체장과 혁신적인 공무원 몇 명만 함께 의기투합하면 충분히 정책 혁신의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랩이 그런 지자체장을 찾아 나서고, 그들과 함께 정책 혁신을 할 팀을 조직해낸다면 과거에 씽크탱크가 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거에요. 
Q. 함께 해주실거죠? 
A. 당연하죠! 
랩터뷰의 시작이 좋다. 흥할 것 같다. 랩도 흥했으면 좋겠다. 첫 번째 랩터뷰 끝!

*임차 요양원 이슈에 대해 더 알고자 한다면

*김보영 교수의 씽크탱크에 대한 논문 다운로드 받는 링크 
LAB2050_소식
1 /인공지능 SWOT 분석을 통한 합리적 규율방향 모색 세미나 

LAB2050은 지난 4월 10일 제1회 AICE 포럼인 '인공지능과 시민사회의 만남'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 국회 토론회에선 후원으로 AICE포럼이 참여하고, 이원재 AICE포럼 운영위원장이 '인공지능 시대의 명암과 합리적 대응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발제합니다. 
국회 토론회는 누구나 참석이 가능한데요. 신분증을 지참하고 국회의원회관으로 오시면 됩니다. 
2 / 미네르바스쿨의 LAB2050 방문 

실험적인 대학 교육의 시도들 중에 대표적인 사례가 미네르바스쿨과 몬드라곤팀아카데미(MTA)입니다. 두 기관이 올해 모두 랩2050을 찾았습니다. 지난 5월 MTA는 한국의 저출생 현상과 그에 대응하는 정책들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안고 랩을 방문했고, 이번에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정책이 실제 어떻게 만들어지고 실행되는가'란 질문을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그냥 질의응답이 아닌 아주 열띤 논의가 뒤따른 시간이었습니다.
수요랩레터는 매주 수요일, LAB2050의 새로운 소식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을 지향하는 LAB2050은
2050년에 더 나은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알리는 비영리 민간 정책연구소입니다. 
LAB2050은 여러분들의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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