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4.3 | 1003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미라클레터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지식을 섭렵한 독서광은 누구였을까요? 대문호 셰익스피어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생성형 AI 입니다. 지난 몇 년 간 AI는 인류가 수만 년 간 쌓아온 도서관 속 모든 기록을 남김없이 흡수하며 지능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끝날 줄 모르는 AI의 지식 습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음이 들려왔습니다. 브렛 윈턴 아크 인베스트 최고미래전략가가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2025년은 인류의 말과 글이 AI 출력물에 숫자로 압도당하기 시작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됐습니다. 이제 온라인 상에서는 사람이 쓴 글보다 AI가 만든 문장이 더 많아진 시대가 된 것이죠.


이는 단순히 AI의 생산성이 좋아졌다며 축배를 들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리콘밸리는 이같은 소식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AI가 학습할 ‘순수한 인간 사유의 결정체’가 사실상 고갈됐다는 의미기 때문이죠. 도서관 안의 모든 책을 빠짐 없이 다 읽어버린 AI에게 남은 것은 자신이 그동안 기록한 지루한 일기장 뿐입니다.


지능의 재료가 고갈된 시대, AI는 이제 무엇을 통해 지능을 유지해야할까요. 과연 텍스트라는 도서관 안에서 자급자족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미라클레터는 실리콘밸리가 직면한 ‘지적 임계점’의 실체와 이를 돌파하기 위해 AI가 도서관 문을 열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간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의 3줄 요약
1. 인류의 모든 글을 섭렵한 AI는 자작 데이터를 학습하며 ‘붕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2.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테크는 물리법칙을 담은 비디오로 눈길을 돌립니다.
3. 새로운 학습을 위한 ‘인프라와 전력’ 확보가 AI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됐습니다.
브렛 윈턴 아크 인베스트 최고미래전략가가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2025년은 인류의 말과 글이 AI 출력물에 숫자로 압도당하기 시작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됐습니다. 오른쪽 보라색으로 표시된 그래프가 수직에 가깝게 위로 치솟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이게 AI의 힘입니다. [브렛 윈턴 X]
AI가 자신이만든 데이터만 가지고 지속적으로 학습을 할 경우 결국 그 지능이 평이해지면서 모델이 붕괴하게 됩니다. 마치 복사기에서 나온 출력물을 복사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한 것과 같죠. 결국 원본의 색감은 없어지고 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만 남게 될 것입니다.  [제미나이]

자기복제의 함정?
퇴화로 이어지는 '모델붕괴'

AI가 도서관에서 더 읽을 책이 없어지자 빅테크들이 선택한 대안은 ‘합성 데이터’입니다. 사람이 쓴 글이 없으니 AI에게 가상의 데이터를 무한히 생성하게 하고 이를 다시 다음 세대의 AI 학습에 활용하는 것이죠. 일종의 ‘데이터 자급자족’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순환 구조에는 치명적인 역설이 숨어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를 ‘모델 붕괴’라고 부르는데요. AI는 확률에 기반해 통계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 특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AI가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반복해서 학습하다 보면 인간 언어가 가진 미묘한 뉘앙스와 창의적인 예외성들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죠. 결국 평이한 수준으로 지능이 수렴하다가 결국 사실관계마저 왜곡하면서 지능 자체가 무너지는(붕괴)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는 원본 사진을 복사기로 복사하고 그 복사본을 다시 복사하는 것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복사를 거듭할 수록 복사물은 원본의 선명함과는 점점 거리가 먼 사진이 되고말죠. 선명도는 계속 떨어지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덩어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네이처를 통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AI가 생성한 데이터만으로 반복 학습을 진행할 경우 모델은 단 몇 세대 만에 현실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하며 결국 지표가 망가진다.”


결국 지능에도 엔트로피가 있는 셈인데요. 외부에서 끊임없이 고순도의 새로운 자극(이 경우엔 인간의 사유)이 주입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내부에서만 도는 정보는 결국 노이즈가 돼버립니다. 텍스트라는 닫힌 도서관 안에서 AI가 스스로 쓴 일기장만을 반복해 읽는 행위로는 결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방법을 찾아야만 했죠. 실리콘밸리가 텍스트라는 익숙한 도서관을 벗어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프 딘 구글 수석과학자는 GTC 2026에서 진행된 대담에 참여해 "데이터가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비디오와 현실 세계의 물리적 데이터가 텍스트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죠. [유튜브]

텍스트가 간식이라면
비디오는 '정찬'같은 식사

모두가 데이터의 종말을 경고하며 절망하고 있을 때, 일각에서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구글 수석과학자 제프 딘은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는데요. 그는 최근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대담에서 “데이터가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딘은 새로운 지능의 보고(寶庫)는 바로 ‘비디오와 현실 세계의 물리적 데이터’ 입니다.


텍스트는 인류가 가진 지식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인류의 지식을 기록하는 방법이 텍스트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며 느끼는 현실 세계의 정보량에 비하면 도서관의 장서들은 일부분을 요약한 ‘초록’에 가깝습니다. 딘은 AI가 아직 본격적으로 학습하지 않은 유튜브의 방대한 비디오 데이터, 그리고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현실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물리적 데이터가 텍스트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금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실 세계의 로봇 공학이나 자율주행차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은 앞으로 꽤나 풍부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비디오 데이터를 학습시키고있지만 아직 쓰지 않은 비디오와 그에 딸린 오디오 데이터가 훨씬 더 많이 남아있습니다.”


비디오가 텍스트보다 강력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정보의 밀도입니다. 텍스트 데이터는 인간이 한 번 필터링한 추상적인 기호죠. 반면 비디오는 픽셀 하나 하나에 시간과 공간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1초 분량의 영상에 담긴 데이터의 양은 수만 단어 텍스트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딘은 이를 두고 “우리는 아직 데이터의 1%도 쓰지 않았다”고 말하죠. 인류가 남긴 모든 활자를 다 읽었다해도 매 초 쏟아지는 전 세계의 영상 데이터에 비하면 그것은 간식 수준에 불과합니다.


구글 북스 통계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출판된 도서는 약 1억5000만권 정도로 추산됩니다. 책 한 권을 약 50만자 정도로 보면 그 용량은 대략 1MB 정도입니다. 즉 인류의 모든 지혜가 담긴 도서 데이터가 약 150TB 정도라는 의미죠. 우리에게 익숙한 유튜브라는 동영상 플랫폼엔 분당 약 500~10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하루에만 약 72만~144만시간의 영상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죠. HD급 영상 1시간이 약 2GB라고 할 때 유튜브엔 하루 약 1.5~3PB(페타바이트)의 데이터가 누적되는 중입니다.


둘째는 물리법칙의 습득입니다. 가령 중력에 대해 설명할 때 “사과가 아래로 떨어진다”고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과 등 여러 물체가 낙하하는 장면을 보는 것, 이것이 AI에겐 훨씬 강력한 학습이 됩니다. 비디오를 통해 AI는 중력, 마찰력, 인과관계 같은 세상의 문법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입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간의 말을 흉내내는데 집중했다면 비디오 세상에서 태어난 AI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피지컬AI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AI는 텍스트를 벗어나 이런 고순도 데이터를 직접 찾아 나설 것입니다. 이제 AI의 지능은 멈춰있는 글이 아니라 생동하는 현실 세계 속에서 폭발적인 진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라는 '간식'을 넘어 비디오라는 '정찬'을 마주한 AI. 하지만 그 옆에는 천문학적인 전력과 인프라 청구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미나이]

인프라와 전력 청구서
지능엔 대가가 따른다

비디오 데이터란 금광을 발견했단 소식은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 공짜 점심은 없죠. 텍스트라는 간식을 먹던 AI가 비디오라는 잘 차려진 ‘정찬’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이를 소화하기 위한 인프라 비용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첫 번째 청구서는 연산능력입니다. 150TB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과 하루 수 PB씩 쏟아지는 유튜브 영상을 학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이 수십조 원을 들여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쓸어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수록 더 강력한 칩과 더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끊임없이 지어야 하죠.


두 번째 청구서는 더욱 치명적인 ‘전력’ 입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미래 AI의 핵심은 에너지”라고 단언했듯, 비디오와 물리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은 막대한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빅테크들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원자력발전소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능의 임계점을 돌파하기 위해 인류는 지구의 자원을 통째로 쏟아부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결국 데이터의 종말을 해결할 열쇠인 비디오 데이터는 동시에 빅테크들의 수익성을 시험하는 거대한 비용의 늪이기도 하죠. 데이터는 풍부해졌지만 그 데이터를 지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향후 AI 산업의 패권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소스가 온라인상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일 액시오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달 31일 개발자들이 이용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저장소인 NPM에 클로드 코드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암호화된 내용을 암호와 이전의 형태로 복원이 가능한 맵 파일을 포함됐다네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사회 전반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호기심을 넘어선 실질적인 효용 체감과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등 신뢰성 저해 요인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 지속 및 이탈 요인을 분석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채택 선행요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 보고서를 2일 발간했는데요. 특히 이용자들이 서비스 이탈을 고민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보 검증 부담’이 꼽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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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오는 7월부터 삼성SDS에서 클라우드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토종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첫 사례라고 하네요.

인사말

인류의 모든 기록을 섭렵한 AI는 이제 텍스트라는 안락한 도서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모델 붕괴라는 자기복제의 함정은 역설적으로 AI를 더 넓은 현실세계로 이끄는 촉매제가 됐죠. 비디오를 통해 세상의 물리 법칙을 배우고 로봇이라는 신체를 통해 직접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은 AI가 단순한 말 잘하는 ‘앵무새’를 넘어 ‘실체 있는 지능’으로 진화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진화에는 반드시 책임과 비용이 따라야 합니다. 무한한데이터 뒤에 숨겨진 전력 부족 문제와 인프라 비용은 우리가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이죠.


이제 AI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더 많은 글을 읽었는지에서 누가 더 효율적으로 세상을 보고 경험하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텍스트 밖에서 펼쳐질 이 거대한 지능의 항해가 우리의 미래를 어디로 이끌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미라클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며
이영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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