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낮은데 왜 일자리 구하기는 어려울까?

2025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실업률은 2.8%이다. 경제활동인구 100명 중 약 3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그런데도 일자리 구하기는 왜 어렵게 느껴질까? 실업률은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취업을 포기했거나 구직활동을 잠시 멈춘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실업률 계산에서 빠진다. 따라서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나면 일자리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실업률이 낮아질 수 있다.

고용 상황을 좀 더 폭넓게 살펴보기 위해서는 고용률도 함께 봐야 한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부산의 고용률은 17개 시·도 가운데 16위이지만, 2020년 이후 지속해서 상승해 58.7%를 기록했다.

또한, 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도 취업자로 분류된다. 취업자로 집계됐다고 해서 그 일자리가 충분한 노동시간과 임금, 고용안정을 제공하는지는 알 수 없다. 통계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숫자가 현실의 전부를 말해주지도 않는다.  


3년 만에 다시 보는 노동통계

2023년 노동연구 톺아보기 제26호‘노동통계’에서 ‘어떤 노동통계가 있는가’를 정리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노동통계를 어떻게 읽고 노동문제를 발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26호가 노동통계의 개념․종류․지역노동통계 현황을 정리한 자료편이었다면, 이번호는 노동통계 읽기․활용 편이다. 톺아볼 자료는 한국비정규네트워크에서 7월에 개최한 정책학교의 “노동통계 및 노동자료 활용법”과 부산노동권익센터가 진행한 ‘노동정책 데이터 리터러시 과정’의 “기자의 시각으로 본 부산노동통계와 보도의제”이다.

1. 첫 번째 자료 톺아보기

노동통계를 읽을 때 확인할 7가지

-출처: 안정화(202607.20), “노동통계 및 노동자료 활용법”, 정책학교 자료, 한국비정규네트워크

 

안정화 교수는 통계를 읽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를 제시한다.

 

① 누구를 조사했는가: 조사대상이 개인인지, 가구인지, 사업체인지

② 누구를 제외했는가: 미조직 노동자, 플랫폼․특수고용 등 누가 제외되는가

③ 무엇을 측정했는가: 고용형태, 임금, 근로시간, 노사관계, 복지수급, 산업재해 등 무엇을 측정하는가

④ 어느 시점의 자료인가: 조사대상 주간, 월말 기준, 연간 누계 등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가

⑤ 어떻게 구분했는가: 정규․비정규, 상용․일용, 산업․직업․사업체 규모등 어떤 분류를 사용하는가

⑥ 어느 지역․산업 수준까지 해석할 수 있는가: 전국, 시․도, 시․군․구, 산업․직종 어떤 분류를 사용하는가

⑦ 사람 수인가, 건수인가: 사건 건수, 수급 건수, 노동자 수를 구분하는가

-“실업률이 낮은데 왜, 일자리 구하기는 어려울까?”라는 주제를 7가지로 분석하기

 

① 누구를 조사했는가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파악한다. 가구에 거주하는 개인의 취업·실업 상태를 조사하며, 사업체가 노동자를 얼마나 고용했는지를 조사하는 통계는 아니다.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실업률은 가구조사에 응답한 개인의 경제활동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사업체조사가 아닌 가구조사 결과이다.


② 누구를 제외했는가

일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취업을 포기한 사람, 취업준비자, 육아·가사 중인 사람, ‘그냥 쉬었음’ 인구 등은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일하고 싶지만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람이 많아지면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자까지 모두 실업자에 포함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③ 무엇을 측정했는가

실업률은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여기서 실업자는 일자리가 없으면서 최근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고, 일이 주어지면 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실업률 = 실업자 ÷ (취업자+실업자) × 100

따라서 실업률은 전체 인구 중 일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아니다. 또한 취업자의 임금, 고용안정성, 노동시간과 같은 일자리의 질도 보여주지 않는다.


④ 어느 시점의 자료인가

경제활동 상태는 정해진 조사대상 주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계절적 일자리나 일시적인 구직활동 변화에 따라 월별 실업률이 달라질 수 있다. 한 달의 실업률만 보기보다 전년 동월 또는 여러 해의 추이를 함께 살펴야 한다.


⑤ 어떻게 구분했는가

15세 이상 인구는 크게 취업자·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된다. 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도 취업자에 포함된다. 취업자로 분류됐다고 해서 안정적이고 충분한 시간의 일자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 초단시간·임시·일용·비정규직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⑥ 어느 지역·집단 수준까지 해석할 수 있는가

전국 실업률이 낮더라도 지역·성별·연령별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나 부산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전국 평균만 보지 말고 부산·청년·성별 등으로 나누어 확인하되, 표본이 작은 구·군이나 세부 직종은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⑦ 사람 수인가, 건수인가

실업률은 구직신청 건수나 실업급여 수급 건수가 아니라, 조사에서 실업자로 분류된 사람의 비율이다. 고용24 구직등록자 수나 실업급여 수급 건수를 실업자 수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통계를 읽기 전 7가지를 확인하는 이유는 숫자를 의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숫자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다.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조사대상과 개념을 비교하거나, 전국 평균을 특정 지역과 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고, 단기적인 변화를 구조적인 개선으로 오해할 수 있다. 반대로 7가지를 확인하면 통계가 가리고 있는 사람과 문제를 발견하고, 필요한 추가 통계와 현장조사를 찾아갈 수 있다. 실업률이 낮다는 숫자에서 멈추지 않고, ‘누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났는가’,‘늘어난 일자리는 괜찮은 일자리인가’까지 질문하게 되는 것이다.

2. 두 번째 자료 톺아보기

숫자에서 노동문제를 발견하는 법

-출처: 진민현(2026.7.22.), “기자의 시각으로 본 부산노동통계와 보도의제”

 

노동통계가 언론보도의 주제가 되는 과정과 통계자료를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현장 기자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노동통계는 고용률, 임금, 노동시간, 비정규직 비율과 같은 수치를 통해 지역 노동시장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의미 있는 기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숫자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치가 나타난 원인과 그 이면에 놓인 노동자의 삶을 함께 살펴야 한다.

 

① 현재 수준보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큰 숫자

② 전국 평균과 다른 지역적 특징

③ 청년·여성·고령자 등 집단별 격차

④ 기존 정책과 결과 사이의 불일치

⑤ 현장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뒷받침하는 숫자

⑥ 당사자의 구체적인 삶과 연결해 설명할 수 있는 숫자

 

노동통계를 시민의 의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 먼저 단순한 수치보다 장기적인 변화와 다른 지역과의 차이 등 유의미한 흐름을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통계 뒤에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와 구체적인 삶을 담아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자의 해석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전문가의 검토와 현장 관계자의 의견을 통해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노동통계는 기사 작성을 위한 숫자 자료에 머무르지 않는다. 부산의 일자리와 임금, 고용불안이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발견하고, 현장의 문제를 공론화하며, 필요한 정책을 질문하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 부산의 ‘그냥 쉬었음’ 청년통계를 적용해 보기

 

① 현재 수준보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큰 숫자

2025년 부산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음’은 26만6천 명, 22.9%이다. 이 숫자 자체도 크지만, 청년층의 장기 변화를 주목하는 것이 좋다. 2016년 8.6%에서 2025년 13.4%로 10년간 4.8%p 상승했고 2023년에는 15.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② 전국 평균과 다른 지역적 특징

2025년 부산의 ‘그냥 쉬었음’ 비중은 전국보다 높다.

부산은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과 고령층에서도 전국보다 높다. 특히 전국과의 차이는 중장년층이 3.1%p로 가장 크다. 따라서 청년만 다루면 “청년 ‘쉬었음’ 증가”가 되고, 전체 연령을 함께 보면 “부산에서는 왜 모든 세대의 노동시장 이탈이 전국보다 높은가”라는 지역 노동시장 문제로 확장할 수 있다.

 

③ 청년·여성·고령자 등 집단별 격차

‘그냥 쉬었음’ 비중은 청년 13.4%, 중장년 27.3%, 고령 25.4%로 나타난다. 비율만 보면 청년보다 중장년층이 더 심각하다. 다만 청년층은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해야 할 시기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이고 이것이 향후 장기 미취업이나 경력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별도로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부산 청년의 수도권 이동 및 지역 정착 문제는 부산의 주요 정책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가장 높은 집단은 중장년,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집단은 청년”으로 구분해서 해석하는 것이 좋다.

 

④ 기존 정책과 결과 사이의 불일치

부산시는 청년 취업지원, 직업교육, 일자리 매칭, 창업지원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년층 ‘그냥 쉬었음’ 비중은 2016년보다 높아졌고, 대부분의 기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서 ‘부산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실제 쉬었음 청년에게 도달하고 있는가’,‘그냥 쉬었음’청년을 단순한 구직 의지 부족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이 만들어진다. 이를 판단하려면 추가적으로 정책예산, 참여인원, 수료 후 취업률과 고용유지율 확인이 필요하다.

 

⑤ 현장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뒷받침하는 숫자

‘그냥 쉬었음’은 말 그대로 아무 이유 없이 쉬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 노동시장이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일자리의 질 때문에 구직을 중단한 사람일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 지표이다. 실제로 취업 준비를 반복하다 구직을 중단한 청년, 불안정하고 낮은 임금으로 취업을 미루는 청년, 수도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이런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할 ‘그냥 쉬었음’ 통계 수치이다.

 

⑥ 당사자의 구체적인 삶과 연결해 설명할 수 있는 숫자

여러 차례 취업에 실패해 구직활동을 중단한 청년, 타지역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등 당사자를 인터뷰하면 통계가 살아날 수 있다.

통계의 숫자가 현실의 전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통계가 가진 강력한 힘도 분명히 존재한다. 통계는 흩어진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문제로 보이게 하고 정책을 움직이는 근거로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통계가 보여주는 숫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누가 그 숫자에 포함되고 제외되는지, 숫자 뒤에 어떤 삶과 노동의 현실이 놓여 있는지를 계속 질문해야 한다. 숫자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개인의 경험을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드러내는 것. 이것이 우리가 노동통계를 읽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