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 미드나잇〉(감독 임정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84 〈아워 미드나잇〉
11월 24일 오늘의 큐 💡
Q.  열두시가 되면은, 문이 열린다?🌃

님은 몇 시에 이 레터를 보실까요? 인디즈 큐는 언제나 같은 시간, 수요일 오전 열시에 메일함으로 찾아가지만 님은 메일 알림이 오자마자 열어보는 날도, 다른 일에 치여 며칠이 지나 열어보는 날도 있을텐데요. 음...느즈막히 일어나는 부엉이족이라면 아침에 열어보는 일은 없으셨을지도요🦉! 저는 자정 즘엔 잠자리에 누워있는 사람이지만, 어쩐지 밤에 해야 더 재밌는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해가 지고 깜깜한 밤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아워 미드나잇>의 두 주인공, 지훈과 은영은 한밤중에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어요. 지훈이 한강변 야간순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다리 위에 서있던 은영을 마주쳤기 때문이죠. 두 사람 모두 별다를 희망이란 게 없이 깜깜하기만 했던 시간, 서로의 이야기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어둡기만 했던 밤빛은 서서히 포근한 느낌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흑백화면으로 아름답게 따라가는 영화 <아워 미드나잇>을 오늘 소개해드릴게요!🌃 더불어 흑백화면으로 펼쳐지는 독립영화 몇 편도 덧붙여 소개해드립니다😉 

가끔 기차나 전철을 타면, 내가 탄 열차는 멈춰있어도 맞은편 선로의 차가 움직이면 나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잖아요. 주변 환경에 따라 나의 걸음은 너무 빠르게, 또는 너무 느리게 보일 때도 있는데요🐌 우리는 그 사실에 자주 조바심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비교당하려고 걷고 있는 게 아닌 걸요!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이 아주 좋은 대답이 되어줄 거예요🌎

님, 인디즈 큐는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재밌는 내용으로 담아볼게요. 그러니까 몇 시에 일어나더라도 잠은 푸욱- 주무세요!🛌💤

타인에게 마음을 건네는 용기
〈아워 미드나잇〉

처음 보는 사람과 나란히 밤거리를 걸으며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웃고 고민을 나누는 것.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니기에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연히 말 못할 아픔을 가지고 있는 개인을 만나 대화를 시작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말을 걸게 되는 순간부터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사람의 삶에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태로워 보이는 사람에게 손을 건네야 할지 말지 망설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과연 저 사람의 삶에 말 한 마디를 얹어도 되는 걸까?’, ‘어차피 나를 귀찮아하지 않을까?’, ‘나 하나쯤 그냥 모른 척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임정은 감독의 〈아워 미드나잇〉은 지훈과 은영이 우연히 한강 다리에서 만나면서 시작된다. 지훈은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사는 무명배우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래서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있는지 비밀리에 순찰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은영은 사내연애 중 애인에게 교제폭력을 당한 후 회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은영이 한강 다리에서 쓰러진 걸 지훈이 목격하고 병원에 데려다 주게 되고, 같은 장소에서 둘은 우연히 다시 만난다. 처음에는 금방이라도 투신할 듯한 은영을 막기 위해 대화가 시작되지만 같이 고요한 밤거리를 걸으면서 둘은 환대를 가로막는 수많은 의심과 질문을 떨쳐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관계가 되어간다.
(...)
은영과 지훈이 맺는 관계는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횡단보도에서 스치지만 서로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바쁘게 지나간다. 우연히 찰나라도, 잠시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밤거리를 나란히 걷고 위로를 주고받는 일은 영영 우리 삶에서 일어나지 않을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들도 종종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우리 삶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서로에게 손을 건네는 일이 여러 번의 잦은 시도 끝에 포기하고 싶고 귀찮은 일이 되더라도 그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르는 그 일을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는 어떤 기적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나란히 걸으며 주고받는 마음들과 함께 일렁이는 감정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인디즈 김소정
생활패턴이 다를 뿐 💫
기린은 주로 해가 떠있을 때 활동해요🦒 반면 너구리는 보통 밤에 활발하대요🦡 하지만 개중에도 다르게 생활하는 종이 있고, 환경에 따라 패턴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주행성 동물도, 야행성 동물도 '틀린'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순 없어요.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시간을 우리는 하루로 따지지만, 어떤 동물들은 세 시간 자고 세 시간 생활하면서 24시간을 나흘처럼 살 수도 있겠죠. 
인간도 마찬가지. 모두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고, 같은 시간도 다른 속도로 살아가요. 그러다보면 <아워 미드나잇>의 두 주인공처럼 속도가 맞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겠죠?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은 모두에게 다른 삶의 속도를 확 와닿으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이 짧은 영화를 보고 나면 조금더 세상을 이해하게 될 거예요🌎

우리의 속도가 서로 다르더라도
〈아워 미드나잇〉과 〈움직임의 사전〉
 
모두에게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어떤 기억이 있는지, 어떤 사건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우리는 천차만별의 서사와 서사에 따른 속도를 가지게 된다. <아워 미드나잇>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속도는 타인에 의해 흐름이 뒤바뀌고, 유지하던 페이스까지 잃어버린다. 유명(有名)을 꿈꾸는 무명 배우 지훈의 이별과 좌절, 사내연애 중에 일어난 교제폭력으로 ‘피해자’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린 은영의 상처와 단절은 흐르지 못하고 넘치도록 고인다. 그리고 멈춘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순환과 동력은 산책으로부터 시작되고, 지훈과 은영은 자정의 흑백 속을 나아간다. 전혀 다른 길을 걷던 이들의 발맞춤을 보며, 속도란 무엇인지 헤아려본다.
 
정다희 감독의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은 걷고 뛰는 다양한 것들을 담고 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기도 한 10분은 바오밥 나무가 0.008mm만큼 자라는 시간이다. 바오밥 나무가 자라는 동안 그레이하운드는 12km를 달리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18,000km만큼 돈다. 하지만 우리는 바오밥 나무의 속도에 맞출 수도 없고 그레이하운드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도 없다. 지구의 공전도 마찬가지다. 그저 방향과 페이스를 잃지 않을 뿐이다. 각자의 속도는 무한한 우주 속에 포괄된다.
 
아직 우리는 서로 다른 속도를 존중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사회가 구축한 결승선을 향해 달리며 내가 가장 앞장서기를, 남들이 내 뒤를 따르기를, 혹은 누군가 넘어지기를 바라며 선두주자를 열망한다. 여유를 배제하고 위로는 밀어내며 그저 달린다. 하지만 모두의 출발선이 다르고 나아가고 싶은 속도가 다르듯이, 누군가는 산을 보며 걷고 싶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해안가를 따라 달리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고유의 움직임은 너무나 옳다. 우리의 속도가 서로 다르더라도.

인디즈 이예본
<움직임의 사전> (감독 정다희)
어떤 아프리카 바오밥 나무는 10분 동안 0.008mm 자란다. 그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개 그레이하운드는 12km를 달리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18,000km 돈다. 우리는 함께 걷고, 보고, 일하고, 달리고 멈춘다.
분위기 끝판왕, 흑백영화 🎬
님! 흑백영화 특유의 분위기, 좋아하시나요? 흰 색과 검은 색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갈한 질감들. 저는 정말 좋아하는데요😘 독립영화에도 흑백영화가 꽤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오늘 몇 작품 소개해드릴게요!❤
<루비>(감독 박한진)
꿈은 유익한 과학 프로그램의 메인 PD! 현실은 낮은 시청률로 폐지 압박! 
꿈은 멋진 어시스트, 미래의 스타 PD! 현실은 메인 PD의 꼭두각시 조연출!
꿈은 정규직 방송 작가! 현실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계약직!
“대차게 개기고 깔끔하게 사라질까?”
쓴맛 가득한 암담한 현실과 마주한 우리 청춘들의 흑백 드라마
<성혜의 나라>(감독 정한석)
스물아홉 성혜는 반지하 월세 살이 취준생이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반강제 퇴사하고 지금은 신문배달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공시생 남자 친구 승환은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성혜는 면접마다 떨어지는데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일로 인생의 반전을 맞이하게 되는데…
어느 날, 당신에게 5억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죠?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감독 임대형)
어느 날 예고 없이 쿵! 암 선고를 받게 된 미스터 모. 생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탕! 시작되자, 일생일대의 계획을 세운다. 영문도 모른 채 미스터 모에게 소환된 영화감독 아들 스데반과 아들의 여자친구 예원. 미스터 모는 그들에게 자작 시나리오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를 던진다.
찰리 채플린을 좋아했던 아내를 위해, 젊은 날의 자신의 꿈 그리고 홀로 남을 아들과 소중한 친구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짠! 준비하는데… 미스터 모의 크리스마스는 그의 생의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을까?
“메리 클라이맥스 미스터 모?!”
   💡   Wavve(웨이브), Seezn(시즌)에서도 스트리밍 가능!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위드코로나 시기에도 지켜야 할 방역수칙들!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안내된 지침을 지켜주세요💪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뚜껑 있는 음료만 반입이 가능해요.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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