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은 유독 “잘 지내고 있나요”라는 말을 자주 떠올리게 합니다. 어느새부터인가 SNS를 열기 전부터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무심코 화면을 넘기다 보면, 마음이 먼저 내려앉는 순간들을 자주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삶이 무너진 기사, 지켜지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 너무 늦게 발견된 신호들. 하루에도 몇 번씩 슬픔과 분노가 밀려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려운 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던 마음이 무뎌지는 일입니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던 마음마저 무력함 속에 희미해질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편지를 써왔습니다. 하트로 가득한 편지 마지막에는 “잘 살게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왜 ‘잘 살게요’라고 쓴 거야?” 하고 물으니,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나도 잘 살 거라는 뜻이야”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마음 한 곳이 먹먹해졌습니다. 아이에게 ‘잘 살아가는 것’이 소망처럼 다짐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하게 자라고,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고, 무사히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는 일. 그 평범한 일상이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주어지는 세상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짐해 봅니다. 무뎌지지 않겠다고.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어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합니다. 아이들이 따뜻한 돌봄 속에서 온전한 존재로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