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랑> (감독 이소현)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58 〈장기자랑〉
5월 17일 오늘의 큐 💡   
Q. <장기자랑>, <ㅁㅇ>, <ㄸㅃㄱㅈ>의 공통점은?
님은 독립영화 외에도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다양한 장르들을 좋아하시나요? 저 역시 케이팝을🎤 듣고 스우파나💃 스맨파를🕺 보면서 최애 배우가 나오는 대극장 뮤지컬을🎵 철마다 보러 가는데요. 볼 때마다 작품이나 내용이 의미하는 바를 곱씹기도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가수들과 댄서들, 배우들의 몸짓과 움직임에도 큰 인상을 받기도 해요.

오늘은 인디즈 큐가 님에게 질문 하나 할게요. 〈장기자랑〉, 〈모어〉, 〈땐뽀걸즈〉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세 영화 모두 다큐멘터리라는 점도 있지만, 바로 '옆집 사는 예술가'를 다룬 영화들이란 공통점도 있답니다! 옆집이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싶으시지요?🤔 

인디즈 큐 구독자분들이라면 거진 다 아실 〈장기자랑〉은 극단 '노란리본'의 이야기입니다. 배역을 차지하기 위한 '엄마' 단원들의 거친 경쟁을 보여주는 다큐..는 아니고요, 세월호 사건 이후 '숨 좀 쉬며 살아보려' 시작한 연극이 어느새 본인의 정체성이 되어버린 '노란리본'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모어〉의 자유로운 영혼 '모지민'은 스스로를 '털 난 물고기'라고 하는데요. 🐟 이름 때문도 있지만 드랙쇼와 발레, 뮤지컬 등 '여러 장르를 누비며 유영하는 물고기'라는 뜻도 담고 있는 듯합니다. 바닷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에겐 면허나 허가증이 필요하지도 않고, 그들을 가로막는 신호등도 없기 마련이죠. 댄스 스포츠를 사랑하는 〈땐뽀걸즈〉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엔 졸아도 '땐뽀' 시간엔 두 눈 반짝! 두 발 번쩍! '땐뽀'라는 마법이 주는 힘으로 누구보다도 멋진 춤을 춰냅니다. 👯

연극에는 작가가 있고, 에는 안무가가 있듯이 모든 예술엔 창작하는 사람이 있지만, 무대에 불이 켜진 순간부터는 오로지 배우와 댄서의 모습으로 예술이 완성되겠지요. 오늘은 〈장기자랑〉을 필두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있는 그대로 자신만의 춤을 추는 사람의 이야기, '땐뽀'를 통해 새 시작의 밝은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님도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내 곁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예술가가 있을지도! 

나의 모든 이름에게

〈장기자랑〉

 

〈장기자랑〉은 4.16 참사 희생자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자, 4.16 가족극단 노란 리본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속 주된 갈등은 배우 박유신과 이미경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재능 있고 욕심 있는 배우 둘이다. 이 연극에서는 분량이 욕심나고, 저 배역은 따내지 못해 속상하다. 그들은 서로 울고 웃으며 위로하다가도 배역을 두고 팽팽하게 갈등하고, 생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대사 연습에 몰두한다. 대본 속에 있는 인물이 되기도 했다가, 대본 바깥으로 빠져나와 무너지기도 한다.


(중략)


인간은 기억으로 이루어진 존재다. 무엇을 기억하는지, 기억할지가 존재를 결정한다. 4월 16일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매년 다르게 고민한다. 올해는 수학여행을 기억할 때, 장기자랑을 함께 기억하고 싶다. 4월을 기억할 때, 어떠한 선체의 이미지뿐 아니라, 아름다운 제주도의 유채꽃을 함께 떠올리고 싶다. 노란색 머리카락의 의미를 바로 알아차리는  사람들이, 좀 더 멋있게 살고 싶어지는 순간이 충분히 많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의 기억이 넓어지고, 많은 존재가 너의 이름이 되어서, 나의 모든 순간에 사랑으로 존재하기를.


인디즈 김진하

〈장기자랑〉

감독 이소현|93|다큐멘터리|12세관람가


2014년 그날 이후, 집 밖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엄마들은 지나가듯 얘기한 ‘재밌겠다’ 한마디에 
연극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연기’라는 뒤늦은 재능을 발견하고 열정을 불태운다 

그러나 새로운 연극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엄마들 사이의 질투와 갈등은 깊어지고 급기야 몇몇은 극단을 나가버리는데… 

일곱 엄마들의 좌충우돌 연극 도전기!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바란다면 더 자유롭기를

〈장기자랑〉과 〈모어


영만 엄마가 말했다. 그냥 가끔은 더 멋지게 살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냥, 가끔, 뭐 그런 일상적인 단어들의 조합들. 살면서 이해하고 싶은 것에 너무 많은 이름들을 붙여 온 탓일까. 진단은 이제 시대의 고질병이다. 원인을 찾아보고 그에 따른 처방을 내리는 일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출력되는 또 하나의 이름표는 간혹 우리가 제각기 다른 복수라는 것을 망각하는 듯하다. 시의 문법보다 논술의 명확한 인과가 더 익숙한 우리들은 가끔 스스로마저도 형체 없는 틀에 가두어 버리고는 한다. 내가 그래도 될까?로 에둘러지는 수많은 망설임의 순간들에는 늘상 두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감히 누가 우리에게 그런 이름을 붙였나. 세상에 나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하나뿐이다. 영화 〈모어〉의 모지민은 주저함에 “돼!”라고 말하며 그를 함부로 규정한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에서, 폭력의 역사를 지닌 자교에서, 그리고 모지민의 가장 깊고 내밀한 뿌리인 전라남도 무안의 시골집에서 화려하게 피어난다. 스스로의 역사를 딛고 초극한 모지민은 아름다움의 현신이다. 다른 이들이 함부로 나를 규정하지 못하도록 나의 일대기를 재구성하는 일. 불사조를 닮은 모지민은 모어라는 이름으로 그를 지탱하는 발끝에 힘을 싣는다.

 

몸은 회복하려는 성질을 지녔다. 영화 〈장기자랑〉의 부모님들에게 연극은 기억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욕망이기도 하다. 연극의 배역을 두고 일어나는 크고 작은 다툼에는 한편으로 미래를 기약하는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 욕망이 충동하는 것은 늘 미래 시제이고, 그것을 취하고자 하는 마음은 얼마간 변화한 나를 만나고자 하는 마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냥, 가끔은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해서. 내가 그래야만 하는 마땅한 당위들 말고. 이유야 아무려면 어떤가. 그로 인해 다가올 내일이 기다려진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시간을 통과해 나가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잘 먹고, 잘 자고, 어느 날은 못 견디게 슬프다가도 또 어느 날은 숨통이 트인다. 〈장기자랑〉의 엄마들과 〈모어〉의 모지민은 모두 연극과 무용이라는 페르소나를 쥐고 ‘희생자’와 ‘소수자’라는 꼬리표에 저항한다. 그것은 얼마간 나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아니라고. 나는 그냥 멋지게 살고 싶은 한 사람일 뿐이라고. 어렵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냥 안경 하나만 벗으면 된다.


인디즈 진연우

〈모어〉 

감독 이일하|81분|다큐멘터리|15세관람가


발레리나, 뮤지컬 배우, 안무가, 작가 
누군가의 자식, 친구, 연인 
성소수자, 드랙퀸, 끼순이 
그리고 토슈즈 신는 미친X…
이 세상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나 
인생은 쇼, 내 이름은 모어! 







드라마가 있기 전에 우리가 있었지🤸‍♀️💃 
님은 하루에도 몇 명의 예술가를 길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마주쳤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땐뽀걸즈〉의 거제여상 학생들처럼 밝고 명랑하고, 무엇보다 '엣지 있는'! 예술가들을 말이죠. 고등학교 생활의 끝에서 보란듯이 기다리고 있을 취업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열심히 스텝을 밟은 아름다운 댄서들을 만나보세요. '댄스 스포츠'보다 '땐뽀' 발음이 어쩐지 더 정겨운 느낌은 영화가 끝나도 계속될겁니다. 
〈땐뽀걸즈〉
감독 이승문│85분│다큐멘터리│2017

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다! 구조조정이 시작된 조선소에 취업을 준비하는 거제여상 학생들. 그곳에 다른 꿈을 꾸는 소녀들이 있다.

완뚜쓰리뽀 앤 완뚜쓰리뽀!
열여덟 소녀들의 '땐뽀'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잠깐!

오늘의 레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인디스페이스는 인디즈 큐 레터를 통해 구독자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시고 🎬 다채로운 독립영화 소식을 많이 알아가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요. 앞서 보내드린 (클릭)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안내 메일이 바로! 그 내용입니다. 

앞으로의 인디즈 큐 레터는 관객기자단 인디즈가 쓴 💌다양한 글과 함께,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의 홍보 내용을 좀 더 담을 예정이에요. 인디즈 큐 레터를 지금처럼 꾸준히, 아낌없이 즐기고 싶은 구독자분들이라면 위 링크를 확인해 주시고, 아래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바로가기'를 클릭해 주세요. 

너와 나, '우리'가 극장에서 다시 모여🏢 
우리 곁의 독립영화를🎬
울고 웃고 화내고, 다양한 표정으로😥😆🤔
함께 관람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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