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일 월요일
💌 여성환경연대 뉴스레터 💌 
안녕하세요, 님! 잘 지내셨나요? 완연한 봄 기운이 도는 오늘입니다. 기지개를 켜고, 창문을 열었더니 개나리 나무가 만개했더라고요. 함박 웃음이 절로 나오는 아침이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엔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은 봄 맞이 워크숍을 다녀왔어요 🙌🏻 도 웅크린 몸을 활짝 피고 여기 저기 흐드러진 꽃들과 함께 기분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래요 🌸🌸

오늘부터 받아보실 뉴스레터에는 전국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재미난 인터뷰를 실어볼 예정이에요.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격주로 발송해드리는 다음 레터에는 단체 활동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그럼, 여성환경연대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첫 인터뷰이 소개합니다! 🙋‍♀️
썸머 🌊
 

반가워요.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유해민이라고 하고요. 별칭으로는 혜몽이라고 쓰고 있어요.  주로 하는 일은 성평등과 환경을 주제로 한 영상 제작 회사 <필름 고모리>를 운영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서울 망원동에 기후위기를 건너는 수리 공간<수리상점 곰손>을 오픈했답니다. 

여성환경연대와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2016년 쯤, 영상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어요. 여성환경연대 전 활동가의 추천으로 영상 작업을 제안받았어요. 그 인연을 시작으로 여성환경연대 전담(?) 영상 제작자가 되어 함께 했어요.

 

사실 원래 저는 환경분야에 아예 관심이 없었는데요. 자연스레 제 삶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여성환경연대가 인생 첫 후원단체가 되었어요!

에코페미니즘을 알고 난 후 느끼는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학시절을 돌아보면 페미니스트로서 정체성은 있었지만, 생태나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페미니즘과 생태주의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뒤늦게 에코페미니즘을 알게 된 순간부터 제 삶과 생존에서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주 사소하게는 사용하는 물건부터 시작해서 먹고, 입고, 관계 맺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서비스까지 말이에요. 그 어느 것 하나 에코페미니즘의 시선으로 읽지 않게 되는 게 없었어요. 

스스로가 에코페미니스트라 생각되는 순간들이 있다면?

우리가 살다보면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잖아요. 그 선택지 중 최대한 타자를 착취하지 않으려 고민하는 순간이  제 스스로를 에코페미니스트라 여기는 순간인 것 같아요. 


보이는 것 만큼 지켜야 할 것도 많은데 온전히 해내지 못할 때 내면의 충돌이 있어요. 그럴 땐 충돌하는 제 욕망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곰곰히 고민해보기도 하죠. 


최근에는 지키고픈 신념과 욕망 사이에서 고민될 때, 도움 받은 책이 있는데요. 바로 올해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나무에서 발간한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라는 책입니다. (자연스러운 홍보...?) 


하나의 삶 안에서 자기만을 찾고 살 것인가 혹은 서로를 돌보며 누군가를 착취하지 않는 선택을 하며 지낼 것인가 하는 이런 고민들을 해 나가는 거죠. 그런 고민의 흔적의 순간들이 제가 에코페미니스트라 여기는 지점인 듯 해요.

혜민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내 일을 남에 게 미루지 말자!” 에요.이전에는 저도 이 사회가 원하는 가치들을 학습하고 저조차도 그걸 원하고 기대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삶의 가치관이 바뀌어지면서는 아주 명확하고 단순한 기준이 나타난거죠. 


내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간다는 그 감각이 참 좋더라고요. 사실 돈이 주는 맛을 보면 끝도 없거든요. 결국은 그 고통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요. 


덧붙여, 쓰레기 운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도 있는데요. 우리가 쓰레기를 아무리 잘 분리배출해서 잘 버린다 할지라도, 결국은 선별장에 가서 중년 여성들의 손을 빌려 재활용 해야하거나, 혹은 제3국의 여성들과 자연이 그 몫을 오롯이 져야하는 구조인거에요. 누군가는 이 일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이 또 다른 착취를 만들어낸다고 하니 아찔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유들로 내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자는, 그러니까 누군가의 노동을 쉽게 착취하지 않겠다는 가치를 삶의 우선순위로 두게 된 것 같아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에코페미니스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우리 곰손에서 만나요!" 에요. 제가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 곳 수리상점 곰손은요. 에코페미니스트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공간이에요. 자급 기술들을 공유하고, 비슷한 가치와 결을 가진 사람들과 ‘수리’를 매개로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는 곳이거든요. 분명 좋아하실 거에요. 많이들 놀러와주세요!
'수리상점 곰손'을 열게 된 배경과 계기가 궁금해요!

2018년 쓰레기 대란이 터졌을 때, 쓰지 않은 장바구니를 모아 시장에서 대여하고 ‘용기 내’ 캠페인을 했던 작은 모임이 있었어요. 알맹이만 찾는 자(알짜)들인데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실천을 하려면 한 물건을 오래 쓰는 것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물건이 고장났을 때 잘 수리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겠다, 더 넘어서는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전파하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에코페미니즘 공유공간인 플랫폼:달에서 고장난 우산이나 아이폰 고치는 워크샵을 여러 번 열었었어요. 사실 좀 민폐였던 것 같은데(웃음). 왜냐면 우산을 고치기 위해선 긴 철사를 천장에 달아서 늘어뜨려야 했는데, 카페 공간을 그렇게 썼다는 것이 좀 죄송했죠. 덕분에 지금의 ‘수리상점 곰손’을 운영하는데 큰 발판이 되어주었죠. 이 자리를 빌어서도 한빛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이 주로 찾아오나요?

소비에 사회적 가치를 담고 싶은 분들이나 오랫동안 이런 커뮤니티에 목마름이 있으셨던 분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수리상점 곰손’은 물건을 수리하는 것 그 자체보다 집중하는 것은사실, 커먼즈 운동 (*돌봄과 상호의존성, 타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공통의 감각) 을 실현하는 공간에 가까워요. 저는 기후위기를 떠올렸을 때 그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커먼즈 운동이라 생각하는데요. 물건을 고치는 감각 역시 우리 관계를 돌보는 감각으로 연결되지요. 


전 사람들이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것 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커다란 의미를 곰손을 통해서 얻어갔으면 좋겠다 싶어요.

오랫동안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저의 오지랖! 어렸을 때 오지랖이 너무 넓어서 별명이 ‘유지랖’인적도 있어요. 오지랖을 좋은 말로 하면 선한 마음이라 할 수 있으려나요. 저는 워낙 좋아하는 것도 많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도 많아요. 실행력도 좋은 편이여서 생각한 일이 있으면 우선은 해보고야 마는 사람이에요. 제 오지랖 덕에 곰손까지 열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쁩니다.
혜민님의 최종적인 꿈 혹은 비전이 있을까요?

최종적인 꿈은 계속해서 도전하는 삶을 사는 거에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지금처럼 제 오지랖에 끌려 재미난 삶을 살고 싶어요.

혜민님이 생각하는 ‘에코페미니즘’을 한 마디로 표현 한다면?
'함께 또 따로!'

이 세상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같이 연대해서 해야할 일이 참 많지요. 또 어떨 땐 혼자 해야할 일도 있고요.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너도 나에게 기대어도 좋고, 나도 너에게 기대어 쉬어갈 수 있는 마음으로요. 에코페미니즘이 바로 그런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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