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썸렛 디자이너, 모하입니다. ‘엇, 썸렛 디자이너는 제이 아니었나?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나?’하는 분들이 혹-시 계실 수 있는데요. 사실 사람은 같고 이름만 달라졌어요 ☺️ 앞으로 모하라는 이름으로 등잘할 테니, 잊지 말고 기억해 주세요! 

커피는 정말 저의 피와 살이죠. 맛있는 곳이 있다면 찾아가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고, 가격이 있더라도 좋은 원두라면 마셔보는 편이에요. 카페를 잠시 운영해보기도 해서 커피에 대한 취향이 나름 확고한 편이에요.

코로나가 쏘아 올린 재택근무 덕분에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아요. 하루가 다르게 원두가 쭉쭉 줄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집에서 쓰는 커피 추출 도구들을 리뷰해 보려고 하는데요. 개인적인 취향이 가득 담겨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집에서 커피, 어떻게 드세요?
#드립세트 #비알레띠모카포트 #에어로프레스 #발뮤다더브루 #블루보틀콜드브루보틀
커피의 기본은 역시 핸드드립, 하리오 V60
집에서 가장 편하게 마시는 방법은 핸드드립인 것 같아요. 도자기 드리퍼(칼리타 102L)를 쓰다가 플라스틱(하리오 V60)으로 바꿨는데요. 가벼운 플라스틱이라 그런지, 더 자주 손이 가요. 

하리오 드리퍼 V60 투명 (4천 원대), V60 서버 600ml (1만 원대)
하리오 V60은 드리퍼 각도가 60도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추출구(=커피가 내려오는 구멍)가 큰 데다 리브(=드리퍼 안쪽 돌기)가 높고 조밀해서 추출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한다고. 추출 속도가 빠르면 원두가 물에 잠겨있는 시간이 안 드는데요. 그래서 물 내리는 속도만 잘 조절하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꽤 맛있게 커피를 내릴 수 있어요. 

저는 하리오 V60  서버를 쓰는데요. 클래식한 덕에 어떤 서버에나 잘 어울리고 눈금만 잘 적혀 있다면 예쁜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 고른 것. 개인적으로 조형적이고 깔끔해서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드리퍼와 서버를 모두 하리오 제품으로 통일하고 싶다면 V60렌지  서버도 추천해요.
따뜻함이 오래가는 에스프레소, 비알레띠 모카포트
모카포트는 겨울에만 꺼내쓰는데요. 제가 쓰는 건, 비알레띠 Dama. 무려 5년 넘게 쓰고 있어요. 모카포트는 오래 쓰며 길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저도 처음 샀을 때는 금속 맛이 느껴지기도 했고, 썩 맛이 좋다는 생각을 못했는데요. 계속 쓰다 보니, 점점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달라졌어요. 오래 쓰면서 내 입맛에 맞게 길들였다고 생각하니 애정도 더 생겼고요. 

비알레띠 다마 3잔 (5만 원대,색상에 따라 가격 상이)
저는 추운 겨울, 라떼를 마시고 싶을 때 모카포트로 내리는데요. 카페에서 파는 라떼보다는 물이 더 들어간 듯한 맛이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있어요. 우유를 데워서 마시기도 하고 그냥 찬 우유를 조금만 넣어서 마시기도 하는데, 설탕 넣고 우유 조금 넣어 마시는 게 최고. 마치 수제 커피믹스처럼 달달해요. 

모카포트를 쓸 땐 모카포트용으로 원두를 분쇄해서 사요. 마시기 직전 분쇄한 원두와 미리 분쇄해둔 원두의 차이를 크게 모르겠더라고요. 모카포트는 따뜻한 커피를 만들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원두도 산미가 있는 것보단 고소한 걸 고른답니다. 
바쁘지만 브루잉 커피는 마시고 싶어, 더 브루
12월에 한국에 정식 런칭한 발뮤다 더 브루. 디자인이 역대급으로 예뻐서 나오자마자 당장 구매했어요. 더 브루는 전문 바리스타가 내리는 순서 그대로 커피를 내려요. 우선 서버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뜸을 들인 후에 정확한 양과 온도로 커피를 추출하죠. 

발뮤다 더 브루 (70만 원대) 사진: 발뮤다
어떤 방식을 쓰든 커피를 내릴 땐 온도가 진짜 중요해요. 뜨거운 물로 내리면 산미가 확 살고, 낮은 온도로 내리면 씁쓸한 맛이 살거든요. 사실 제가 직접 커피를 내리는 경우엔 매번 온도를 맞춰서 내릴 수 없었는데, 더 브루는 1차 추출과 2차, 3차 추출 시 온도를 정확히 맞춰 내려준다고 해요. 커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사진: 발뮤다
처음엔 핸드드립 커피가 더 맛있겠지만 편하니까 한 번 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마셔보니 웬걸. 더 브루 커피가 더 맛있었어요. 핸드드립을 할 때 추출을 빨리 끝내면 감칠맛이 부족하고, 추출을 오래 하면 감칠맛이 아닌 쓴맛까지 모두 추출돼 버려서 정확한 타이밍을 잡는 게 항상 어려웠는데요. 더 브루는 매번 정확한 타이밍에 끊어줘서 잡미 없이 깔끔한 커피를 내려줍니다. 레귤러, 스트롱, 아이스 3가지 타입으로 내릴 수 있는데요. 레귤러도 꽤 진한 편이라, 스트롱은 잘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드립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무실이나 작업실이라 커피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더 브루를 써도 좋을 것 같아요. 문제는 가격이 73만 원이라는 점. 기술력 좋고 디자인도 예쁘니까 73만 원쯤은 받아야지, 싶다가도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통 30만 원대라는 걸 고려하면 비싸긴 비싼 것 같아요. 하지만 사면 후회는 하지 않을 테니, 한 번쯤은 고민해 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불? 전기? 다 필요 없어, 에어로프레스
에어로프레스는 공기압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도록 한 추출 도구인데요. 집에서 아이스 라떼를 만들어 먹고 싶어서 샀어요. 사용법은 어렵지  않아요. 종이 필터를 깔고 원두와 물을 넣은 다음 힘껏 눌러서 공기압을 더해주면 에스프레소가 내려집니다.

에어로비 에어로프레스 (3만 원대)
하지만 ‘잘’ 내리는 건 은근 어려워요. 원두가 얼마나 분쇄됐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너무 진하거나 묽게 내려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힘으로 누르는 것도 연습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번 쓰면 체임버, 플런저 (=피스톤 역할을 하는 두 기둥), 깔때기, 막대 등 세척해야 할 게 많아서 사실 손이 잘 안 가기도 하고요. 

불도, 전기도 전혀 필요 없이 커피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하러 가서 커피를 내리기 좋은 도구인 것 같아요. 아쉽게도 전 콜드브루 원액을 사서 아이스 라떼를 만들어 먹은 뒤론 에어로프레스와 작별 인사를 했답니다.
예뻐서 샀는데 기능도 좋다? 블루보틀 콜드브루 세트
이건 정말 예뻐서 샀어요. 예쁘니 우선 사고, 산 김에 콜드브루를 내려보자고 결심했는데요. 결과는 대만족. 밤에 원두와 물을 붓고 냉장고에 넣은 뒤 다음 날 꺼내 보면 커피가 완성돼 있있어요! 모두 분리 세척도 가능하고 관리도 쉬워요. 기능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훌륭. 

블루보틀 콜드브루 보틀 (3만 원대)
사실 지금은 커피를 내리기보다 차를 냉침하는데 더 자주 쓰고 있어요. 원두를 넣는 곳에 보리차를 넣어 마시는데, 그렇게 쓰기에도 제격이더라고요. 티백이 있는 경우엔 차를 냉침하기가 쉽지만, 아닌 경우엔 꽤 번거로운데요. 그때 콜드브루 메이커를 쓰면 됩니다. 차의 경우 색도 예뻐서 투명 용기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커핑에 기본이 되는 그라인더와 저울, 하리오 V60 시리즈

하리오 V60 전동 그라인더 (20만 원대)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든 그라인더는 필수죠. 저는 하리오 V60 그라인더를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데요. 손으로 드륵드륵 원두를 가는 그라인더도 써봤다가, 믹서기처럼 생긴 전동 그라인더도 써봤다가, 결국 하리오 그라인더에 정착했어요. 분리 세척이 편하고 분쇄도 조절도 쉽고 너무 크지 않은 걸 사고 싶었는데, 하리오 V60 그라인더가 그 기준에 딱이었어요. 레버로 분쇄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조절 범위가 넓어서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답니다. 

하리오 V60 드립 스케일 (5만 원대)
원두양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저울도 하리오 V60 드립 저울이에요. 저울이 생각 보다 천차만별이더라고요. 가운데와 모서리 어디든 동일하게 무게가 균일하게 측정되는지, 얼마나 민감한지에 따라 1만 원대부터 20만 원대부터 다양해요. 커피를 내린 경험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적당한 제품을 고르는 걸 추천해요. 저는 하리오 드립용 저울을 골랐는데요. 가격도,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타이머 기능이 있어 추출 시간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2년째 아주 만족하며 쓰고 있어요.
나 하리오 좋아하네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모아보니 하리오 제품이 엄청 많더라고요. 블루보틀에서 만든 콜드브루 도구도 하리오와 콜라보한 제품이고요. 하리오는 1921년부터 지금까지 100년째 내열 유리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made in japan’을 고수하면서 도쿄 외곽 이바라키현에 공장을 두고 있다고. 처음에는 실험용 비커 같은 이화학용 유리를 제작했는데요, 커피나 차, 유리컵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2005년에 V60를 출시했다고 해요. 그 후에 유명 바리스타들이 브루잉 대회에서 하리오 V60을 사용하면서 유명해졌고요. 가격이 착해서 집에서 쓰기에도 무리 없고 전문가가 쓸 정도로 완성도 있는 제품이라니, 앞으로도 홈 카페 도구가 필요할 때 하리오부터 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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