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5.25 | 466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우리는 살면서 많은 난관에 부딪히는데요. 특히 힘든 것 중 하나가 누군가를 설득해야만 하는 일인 것 같아요. 마케터가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알릴 때나, 세일즈맨이 물건을 팔 때나, 아니면 학생들이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할때나, CEO가 직원들을 다독일 때나... 모두가 남을 설득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공부나 운동처럼 홀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결국에는 시험을 본다거나 테스트를 치르면서 결국 남을 설득하는 연장선에 서게 되니까요. 그래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 아닐까 해요. 스토리텔링은 Story(이야기)와 Telling(말하다)의 합성어로 말을 하는 행위인데요. 오늘날에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을 넘어 음성 문자 이미지 영상 등을 통해 상대방에 감동을 주고 설득하는 것을 뜻합니다. 어려워 보인다고요?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는 행위는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스토리텔링의 힘을 갖고 태어났어요.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로 스토리텔링의 힘을 꼽기도 했고요. 이야기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협력의 힘을 이끌어 결국 자연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이죠. 그만큼 우리 DNA에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흐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세상에는 스토리텔링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죠. 책 TV 영화는 물론 이거니와 심지어 전자제품 매뉴얼 또는 인터넷에 떠 있는 글들까지... 모두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존재의 이유를 밝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기업인 픽사의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면서 히트작을 연거푸 낸 매튜 룬(Matthew Luhn)이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오늘의 에디션 

  1. 픽사의 스토리텔러 매튜
  2. 기억되는 것은 통계가 아니다

  3.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방법
  4. 한줄 브리핑

    픽사의 스토리텔러 매튜

    (1)장난감 가게를 운영한 증조부
    (2)스토리 룸에서 발표하는 매튜

    매튜 룬(Matthew Luhn)이 유명해진 것은 픽사의 애니메이션 때문인데요. 그는 20여년간 픽사에서 스토리텔러로 일하면서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카, 라따뚜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냈어요. 오늘날 픽사가 있게 한 주인공?

     

    우연히 그의 책 더 베스트 스토리 윈을 읽게 됐는데요. 의역하면 승리하는 최고의 스토리 정도가 되겠네요. 부제는 비즈니스와 그 너머 헐리우드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방법이고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올해 1월 현대지성에서 픽사 스토리텔링: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9가지 스토리 법칙으로 이미 번역 출간됐네요.


    개인적으로 그의 책을 읽고 무릎을 칠 때가 많았어요. 잠시 그를 소개해 보면? 매튜 룬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태어났는데요. 무려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시절부터 집안 대대로 장난감 가게를 운영을 해 왔다고 해요.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 이후 월트 디즈니가 1961년에 세운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인 칼아츠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칼아츠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대학이에요. 대다수 디즈니나 픽사 영화에 칼아츠의 숫자들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몬스터 대학교라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털복숭이 괴물 설리의 기숙사 방번호가 A113. 사실 이 번호는 칼아츠 애니메이션 학과 강의실 번호라고 합니다.

     

    그만큼 칼아츠는 픽사의 기둥(나쁘게 말하면 학벌?)이라고 하네요. 픽사에 있는 영화감독부터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작가, 디자이너들이 모두 칼아츠 출신. 매튜는 칼아츠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심슨의 시즌3에 애니메이터로 합류한 뒤 이후 픽사의 스토리텔러로 직업을 바꾸게 됩니다.

     

    첫 작품이 토이스토리2였고 이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에 스토리를 담당했죠. 매튜는 픽사에 대한 매우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요.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보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만큼은 픽사가 ‘짱’이라고 자부를 합니다. 현재는 픽사에서 나와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고요.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매튜 (블로그)
    클릭하면 TED 강연

    🔎 스튜디오 픽사

    픽사는 조지 루카스의 영화사인 루카스필름이 전신이에요. 사실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2개 부서였는데요.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이혼 소송을 하면서 급히 돈이 필요하게 됐고, 이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1000만달러에 사들이는 계약을 1986년에 맺죠.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 새로운 사업을 찾았었습니다. 잡스는 엄청 돈을 퍼부었지만 회사의 수익은....그렇게 망해가던 찰나에 디즈니로부터 계약을 따내면서 기사회생을 했죠. 토이스토리! 이후 디즈니는 픽사의 잠재력을 알고 주식을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픽사를 인수합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주식 50%를 보유했는데, 맞교환으로 디즈니 지분 7%를 보유해, 한때 최대 개인 주주로 등극!

    기억되는 것은 결국 스토리다

    매튜 룬 (사진=위키)

    책에서 매튜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이렇게 설명해요. “스토리는 힘이에요. 스토리 없이 통계를 단순 나열해 보여주면, 머릿속에는 단 5% 밖에 남지 않아요. 하지만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터에 따르면 인간이 스토리를 접할 때는 단순 통계를 제시하는 것 보다 무려 22배나 더 기억이 잘 난다고 해요.” 매튜의 TED 강연, 책, 블로그 등에 나온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 해볼게요.

     

    😃 왜 스토리텔링을 강조하시나요.

    👦 그건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누구나 스토리를 갈망해요. 듣고 말하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죠. 예를 들어 볼까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등등. 헉헉 모두가 스토리텔링이잖아요.

     

    🤫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방법이 있나요

    👦 우리는 태어 날 때부터 스토리텔링 본능을 갖고 태어나요. 이건 마치 엄마의 양수에 있다가 세상을 처음 본 아기가 물에 들어가도 거부감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스토리텔링은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어요.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 까요

    👦 매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첫 번째인데요. 매일 매일 글을 쓰면 당연히 실력이 늘어요. 또 좋은 글, 다양한 글, 닮고 싶은 작가의 글들을 매일 읽어보세요. 특히 글을 쓰는데 뜸을 드려선 안돼요. 30분 동안 멍하니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 평범한 내용으로 편하게 써보세요.

     

    🤔 음...또 다른 팁은 없을까요.

    👦 스토리텔러도 유형이 있어요. 계획가와 경주마형 두 가지인데요. 계획가 스타일은 플롯을 짜고 글을 촘촘히 써내려가요. 반면 경주마형 스타일은 계획 없이 앉자마자 다다다 글을 써내려가고요.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예요.

     

    😂 음...그래도 어려운데요.

    👦 글을 쓸 땐 감정을 전달하는 순간이 있어야 해요. 그렇다고 해서 절대 감정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좋은 글을 써서 독자를 스토리에 초대하는 자세로 써야 해요. 감정을 살린다고 감정적인 부사나 형용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묘사와 억양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 예를 들어 주세요.

    👦 수동태보다는 능동태를 써야 해요. (한국어에서는 사동문/피동문) 예를 들어, 최근 들어 강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 말고요. 대신, 복면을 쓴 남자가 차의 문을 부수었다고 해보면 어떤가요? 또 문단이 지나치게 길면 읽다가 지치고, 짧으면 몰입도가 떨어져요. 짧고 길고를 잘 섞어 호흡을 일정하게 해보세요.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방법

    2015년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픽사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어요.“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스토리 텔러다. 스토리 텔러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대의 비전과 어젠다를 설정한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힘은 스토리텔링에서 나온다는 메시지인데요. 매튜는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아홉 가지 법칙이 있대요. 이 가운데 딱 핵심 만 살펴볼게요.

     

    후크를 던져라

    후크는 스토리가 아니고요. 우리말로는 맛보기 장치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스토리에 혹하도록 갈고리를 던져 잡아끄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해요. 음식으로 치면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후크는 이런 식이에요. 저자는 “만약에”라는 표현을 자주 쓰라고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스마트폰을 모두 갖게 되면 어떻게 될까(애플)” “만약에 우리가 모두 전기차를 타게 되면 어떻게 될까(테슬라)” 무엇이든 집중력의 한계인 8초 내에 시선을 잡는 것이 중요하대요.

     

    설렘을 활용해라

    인간은 누구나 가슴 설렘을 겪으면 잊지를 못하죠. 특히 변화에 대한 설렘이 가장 강렬하다고 해요. 대표적인 기업이 월트 디즈니인데, 1955년 디즈니랜드를 개장할 당시 사람들은 ‘월트의 바보짓’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대요. 하지만 디즈니랜드를 열면서 문 앞에 이런 현판을 걸자 사람이 구름떼처럼...“이 곳을 통해 여러분은 현재를 떠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A-B-C를 익혀라

    픽사에선 A-B-C 스토리 법칙이 존재한다고 해요. 스토리 라인을 3개로 짜서 마치 씨줄 날줄처럼 엮는 것이죠. 예를 들어 토이스토리를 보면, 우디, 버즈, 포테이토헤드의 스토리가 동시에 전개가 되는데요. A라는 스토리가 전체의 60%, B라는 스토리가 전체의 30%, C라는 스토리가 전체의 10%를 이끌면서 전체적인 호기심을 높인다고 해요. 발표에서도 이를 쉽게 활용이 가능하고요. 첫 번째 사람이 회사 스토리를 이야기하면 두 번째 사람이 현재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설명을 하고 세 번째 사람이 고객의 성공 경험을 전하는 방식이죠.

     

    모든 것엔 시작과 끝이 있다

    픽사의 스토리 라인 구조는 도입, 전개 결말 딱 세 개래요. 이건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한 발표 방법이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식이에요.

    • 도입: 피처폰을 한번 봐라. 정말 형편이 없다
    • 전개: PC보다 더 좋은 폰은 없을까? (왜 피처폰이 사라질지를 설명한다)
    • 결말: 아이폰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도입 부분에서 평범한 세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전개 부분에선 해결책을 제시하고, 결말 부분에서 폭풍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구성이 된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CEO들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방법인 것 같아요

    • 도입: 내가 왜 사업을 해야만 했는지
    • 전개: 내가 만든 기업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설명
    • 결말: 달라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 미래

     

    보편적 메시지를 찾아라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독자나 청중과 호흡이죠. 예를 들어 아이돌 앨범을 노인정에서 팔수는? 없겠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관심사가 모두 다르니까요. 그래서 언제나 보편적인 메시지를 찾아야 한 대요. 예를 들어 토이스토리3에선 우디의 주인이 대학으로 떠나면서 장난감들은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죠. 사랑과 소속감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서인데, 픽사는 이를 파고든 것이죠. 픽사가 설정해 둔 여섯 가지 보편적 메시지는 이렇다고 해요.

     

    1. 사랑과 소속감
    2. 안전과 안정
    3. 자유와 자발성
    4. 권력과 책임
    5. 즐거움과 재미
    6. 인식과 이해

     

    또 다른 예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등장하는 기쁨이는 인생이 즐거움과 재미로 가득차기를 원하는 캐릭터인데요. 사실 인생이 즐거움과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주죠. 그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공감대를 얻는 애니메이션이 됐고요.

    한줄 브리핑 📢
    • SNS 주가 폭락: 스냅 주가가 밤사이 40% 폭락했어요. 알파벳 6%, 트위터 3%, 메타 8%, 핀터레스트 24% 등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주가들이 줄줄이 하락.  에반 슈피겔 CEO가 거시 환경이 좋지 않다며 목표치를 낮추자 벌어진 일인데, 경기 침체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악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
    • 브로드컴의 야심찬 M&A: 통신칩의 강자인 브로드컴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VM웨어 인수를 위해 협상에 나섰어요. VM웨어 시가총액은 500억달러를 넘어, 성사시 올 들어 가장 큰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 에어비앤비의 중국 철수: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가 중국에서 철수합니다. 앞서 중국계 승차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미국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한데 이어 이번에는 에어비앤비가 중국 시장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이네요.
    • 반도체값 또 오른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등 반도체 업체, 특히 파운드리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조짐이래요. 원재료 값이 비싸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분석. 약 10~15%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 굿바이 공중전화: 미국 뉴욕시가 마지막 남은 공중 전화를 없앴다고 합니다. 앞으로 남은 공중전화 부스들은 Wi-Fi 또는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LinkNYC 키오스크로 변신할 거라고 하네요.

    픽사의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해선, 작가는 다르지만 칸아카데미에서 무료 강연과 학습으로도 이미 올라와 있어요. 스토리텔링에 대해 관심은 있는데 시간이 없으시다면 3장 스토리의 구조만 읽고 듣고 풀어 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늘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요약해 드리면 이래요.

     

    • 우리는 누구나 스토리를 갈망한다.
    • 스토리는 재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 시선을 잡으려면 후크를 던져라
    •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일에는 도입 전개 결말 구조가 이어진다.
    • 도입부에선 평범한 세상을, 결말에서는 감동을 선사해 봐라.
    • 교감하려면 보편적인 주제를 사용해라

     

    어떠셨나요? 스토리텔링은 리포트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발표를 앞둔 직장인 등 모두에게 필요한 힘 같아요. 사실 개인적으로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이 아닐까 해요. 아무리 좋은 스토리라도 상대방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스토리텔링이라는 마법 같은 힘이 사라지거든요.

     

    영국의 시인 겸 평론가 사무엘 테일러 콜리지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독자에게 스토리에 대한 의심을 억누를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가 당신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전 다음에 다시 인사드릴게요.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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