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릴스를 돌려보며 내내 이 책이 떠올랐어.
만약 한국에서도 이같은 틱톡을 만든다면 어떤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을까? 꼭 클래식이거나 한국의 전통을 강조할 필요는 없어. 중요한 건 한 공간에 모인 낯선 이들이 위화감을 느끼기보다 일시적으로나마 자연스레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는 이벤트면 좋을 텐데.
도통 떠오르지가 않고, 애꿎게 <특권중산층>이라는 책만 머리 속을 맴도는 거지.
이 책은 꽤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어. 요지는, 한국이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중산층이 상당히 두텁게 형성되어 있었어. 그러나 IMF를 거치며 (명품)소비를 통한 신분 경쟁과 주거지의 계층적 분리, 그리고 격심한 교육 경쟁을 겪으며 경제적 양극화만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양극화도 심화됐다고 분석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두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해 만들어진 결과야.
- 대기업・정규직과 이외 그룹 간의 소득 및 사회적 안전망 등의 격차가 점차 커져가면서 노동시장의 좁은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
- 한국에서 경제적 상위 10%를 차지하는 신흥 상류 중산층의 많은 수가 엘리트로서의 능력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자산을 불려 나가며 도덕적・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음.
때문에 구체적으로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해.
①노동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신흥 상류 중산층일 지라도 부모 세대 지위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어렵게 되자 교육 경쟁 더욱 격심해짐.
②신흥 상류 중산층이 도덕적・문화적 가치를 수립해 사회통합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노력을 기울기보다 ‘과시적 소비 경쟁’을 통해 중산층 이탈에의 불안을 잠재우고 계층 차별화에 몰두
③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코즈모폴리터니즘이라는 일종의 문화적 자본은 획득했지만 다양한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는 결여되고 오히려 더 민족적이고 차별적인 경우 발생하고, 서구적 생활양식을 계급 구별의 기준으로 활용
경제・사회・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는 여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유달리 한국사회는 10% 남짓의 신흥 상류 중산층이 문화적・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사회분열과 상대적 박탈감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더 많이 한다는 게 핵심 주장인데.
좀 어렵다. 핵심은, 내가 오늘 소개한 것과 같은 한국식 틱톡 이벤트를 선뜻 떠올리지 못하는 건 내 상상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책을 꼭 읽어 보도록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