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 연극 <낮은 칼바람>

친구가 유령이가 뽑은 장난감은 B급이라고 놀렸어령. B급이면 A급보다 안좋은 거 아닌가령? 유령이 속상해령…
👻: 오늘은 B급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레터 하단부에는 연극 <낮은 칼바람>의 50% 할인 티켓을 준비했어령!

다 같은 B급이 아니야 🅱
킬 빌, 쿠엔틴 타란티노... 들어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신가요? 하지만 이 노래는 모든 플로터가 알고 있을 거라고 에디터가 장담해요.

▲ 영화 <킬 빌>의 OST,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출처: BestScores
👻: 액션! 유령이도 이 노래 들어본 적 있어령!

이 노래가 바로 영화 <킬 빌>의 대표적인 OST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서 자주 쓰여 모두에게 익숙한 곡이죠. <킬 빌>은 B급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인데요. 영화를 본 플로터라면 '이 영화가 B급이라고?'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이는 ‘B급 영화’라는 이름에서부터 비롯된 오해인데요. B급 영화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됐어요. 1940년대 미국 영화계는 대공황으로 인해 이전처럼 큰 제작비를 들여서 영화를 만들 수 없게 되었죠. 바로 이때부터 제작사들은 유명 배우 및 감독으로 이루어진 A급과, 신인 배우와 무명 감독들을 주축으로 하는 B급으로 등급을 나누어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기 시작했다고.
▲ 좌: 영화 <데드풀>, 우: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출처: 네이버 영화
B급 영화는 A급 영화에 비해 특정 장르의 마니아층 관객을 고려해 만드는 경우가 많았어요. 신인들을 주축으로 제작했기에 실험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죠. 이렇게 만들어진 B급 영화는 여러 개를 묶어서 저가동시상영하거나, A급 영화 상영 전에 제공되곤 했어요. 이러한 관행은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전달했고, 무명 감독이나 신인 배우들에게는 흥행과 유명세에 대한 시험무대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었죠. 1970년대에 들어서는 비디오용으로 수많은 B급 컬트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B급 감성을 활용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한국에서도 흥행한 <킹스맨> 시리즈와 마블의 <데드풀>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시라고.

*컬트영화: 비교적 소수의 열광적인 팬이 있는 영화

👻: B급 영화가 말 그대로 급이 떨어지는 영화인 건 아닌 거네령! 그런데 이런 B급 감성을 제대로 활용하는 영화감독이 있다구령?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출처: getty 이미지
헤모글로빈의 시인 🩸
앞서 소개한 영화 <킬 빌>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광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극장을 따라다니며 영화에 눈을 뜨게 되죠. 배우가 되고 싶었던 그는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 비디오 대여점에 취직해요. 하루 종일 비디오를 보고, 토론하고, 손님들에게 비디오를 추천해주던 타란티노는 배우가 되려던 목표를 수정해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으로 데뷔하는데요. 이후 타란티노는 싸구려 범죄소설을 오마주*한 영화 <펄프 픽션>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되죠. 영화 <킬 빌> 역시 무협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 서부 영화를 오마주한 거라고.

*오마주: 영화에서 특정 작품의 장면 등을 차용하여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것

*황금종려상: 칸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상

타란티노의 작품은 B급 감성을 가지고 있는 A급 영화로 평가 받아요. 그의 작품에는 뚜렷한 특징들이 있는데요. 우선,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한다는 점! <킬 빌>에서도 피가 분수처럼 분출되는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되곤 하죠. 그러나 타란티노는 폭력을 당하는 대상을 처음부터 ‘당해도 싼’ 인물로 설정해, 관객들이 폭력으로 인해 가질 수 있는 일말의 동정심을 씻어낸 후에 쾌감만을 즐길 수 있게 한다고.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각본이에요. 영화 흐름 중 뜬금없이 끼어드는 기나긴 수다는 그의 영화에 반드시 등장하죠.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등장인물들의 입담도 매력 중 하나인데요, 이런 입담이 없으면 타란티노의 영화가 아니라고 할 정도라고.

👻: 무자비한 폭력이라니 유령이 무서워령… 타란티노가 쓴 각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없나령?

▲ 영화 <헤이트풀 8>, 출처: 네이버 영화
설원에서 펼쳐지는 말빨 액션 ❄
그렇다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8번째 영화인 <헤이트풀 8>을 소개해 드릴게요. 레드락 타운으로 '죄수'를 이송해가던 '교수형 집행인'은 설원 속에서 '현상금 사냥꾼', 그리고 '보안관'과 합류해요.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속 잡화점으로 들어선 4명은 먼저 도착해있던 또 다른 4명을 만나게 되죠.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에게 ‘교수형 집행인’은 경고를 하지만, 경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참혹한 독살 사건이 일어나요. 이에 서로를 향한 불신은 점점 커져가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잡화점의 밤이 깊어간다고.

<헤이트풀 8>은 타란티노 감독의 다른 작품처럼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기대하며 보면 실망할지도 몰라요. 서부극 장르임에도 강렬한 태양 아래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대지나 총싸움이 등장하지 않죠. 대신 눈보라가 치는 속 잡화점에서 모두가 총을 뺏긴 채로 극이 진행되는데요. 타란티노의 영화 중에서도 유독 대화 장면이 많은 작품으로, 영화의 중반까지는 한정된 공간에서 대화하는 장면으로만 구성되어있다고. 극 내내 등장인물들은 미묘한 심리적 줄다리기를 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누가 우리 편이고, 누가 인지 의문이 들게 해요. 타란티노의 기존 작품들과 결이 달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초반에 액션이 많이 없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며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 설원에서 대화가 주를 이루는 영화인데 지루하지 않다니 유령이가 '2022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비슷한 연극을 발견했어령!

▲ 극단 TEAM 돌의 <낮은 칼바람>
민초단의 삶 🌱
1931년 만주의 한 객점*에는 조선인들이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살기 위해 강제로 이주했지만 만주 역시 그들에게 혹독하기는 마찬가지였죠. 늑대에게 물려 아버지를 잃은 18살 소년 ‘금석’은 객점에서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금석은 객점 주인 ‘용막’의 눈을 피해 '야마모토 중위'에게 을 배우는 반면, 용막과 건달 '종수'는 지주*들과 어울려 며칠째 도박과 아편에 빠져있죠. 그러던 어느 날, 마적*과 일본군 그리고 독립군들이 칼바람을 피해 객점으로 몰려오기 시작하는데요. 이곳에서 각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생존을 위한 투쟁이 시작되죠. 금석은 이를 지켜보며 자신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돼요. 과연 이 투쟁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객점: 여행자들이 잠시 들러 밤을 지낼 수 있었던 간이 숙소

*지주: 직접 경작하지 않고 소작농에게 경작하게 하여 받는 돈을 생계수단으로 하는 토지 소유자

*마적: 악덕 관리들의 착취로부터 주민을 지키기 위한 만주 지역의 조직

▲ 연극 <낮은 칼바람> 쇼케이스, 극단 사진 제공
여기까지가 연극 <낮은 칼바람>의 줄거리예요. <낮은 칼바람>은 만주 서부극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장르로, 기존의 서부극과 달리 선과 악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영웅 같은 주인공도 등장하지 않아요. 대신 가장 낮은 칼바람을 이겨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원작 희곡을 쓴 신안진 작가의 외조부님이 실제로 겪은 파란만장한 삶 또한 녹아 있죠. 연출가님도 그 시대를 살아낸 분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해요. 하지만 시대극보다는 현대극으로 생각하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는데요. 1930년대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삶을 '살아낸다'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민초: ‘백성’을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원작 희곡이 처음으로 공연되는 거라고 들었어령! 작가님이 먼저 극단에 제안하셨다는데, 어떤 극단인지 궁금해령~

▲ 연극 <낮은 칼바람> 쇼케이스, 극단 사진 제공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
극단 <TEAM 돌>은 세상의 ‘작은 몸짓’에 집중하고 관객들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던지고자 만든 창작 집단이에요.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르게 보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 바로 연극이라 생각한다고. 화려함으로 치장하고 원초적인 자극을 주는 작품은 그 순간엔 재밌어도, 기억에는 오래 남지 않을 수도 있어요. <TEAM 돌>은 관객들이 며칠 뒤에 연극을 곱씹어 생각해 보면서 ‘그런 의미였겠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해요. 조각으로 치면 관객들이 연극이라는 덩어리를 스스로 깎아나가면서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거죠.
 
👻: 유령이가 정승현 연출가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금 낯설 수 있는 연극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팁들을 가져왔어령!

👻: 연출가님 안녕하세령! 서부극 하면 액션인데 이 연극은 대화로 이루어지는 극이라고령?

👨작가님이 배우 출신이라서 대사가 더 매력적인데요.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도 화려한 연출보다 대사로 승부하는 작품들이 있잖아요. 등장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대사 사이의 긴장감을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
 
👻: 그런데 연극의 배경인 1930년대의 만주가 잘 상상이 안되는데 어떻게 보면 좋을까령?

👨연극은 한 장소에서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르에 상관없이 상상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 빈 곳이 많은 만큼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는 것이 매력이죠. 극 중에도 모닥불이 나오는데 각자의 상상에 따라 자유롭게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령?

👨18살 소년 ‘금석’의 시선에서 극을 따라가면 좋을 것 같아요. 금석이는 먹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글이라는 건 당장 먹고사는 데에 전혀 쓸데없는 것이죠. 하지만 글을 배워서 자신의 이름 석자 적고 싶은 것이 금석이의 소박한 희망입니다. 이런 것이 ‘살아낸다’라는 것 아닐까요?
플롯 PI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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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만주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부극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유령이 플로터도 소년 금석이와 함께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는지 궁금한 플로터는 플롯 파격 할인가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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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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