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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독특한 장소로 불리며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함께한 '구룡성채(九龙城寨)'를 아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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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에서 촬영한 구룡성채 ⓒGreg Girard and Ian Lambot, 도서 City of Darkness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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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무정부, 마굴, 던전
청나라 시절부터 1994년까지 존재했던 홍콩의 빈민굴 ‘구룡성채(九龙城寨)’를 일컫는 수식어입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어느덧 30년이 지난 지금, 구룡성채는 사이버펑크와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쳤고,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는 <구룡성채: 무법지대>가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로 콘텐츠 업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구룡성채. 이를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들을 톺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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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구룡성채의 역사 속성 과외
2. 양조위, 주성치, 성룡의 무대
3. 영원한 구룡성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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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영국군을 견제하는 '군사 기지'를 만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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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그로테스크한 모습과 달리 구룡성채는 본래 ‘해안 요새’로 건설되었습니다. 과거 청나라가 영국군을 견제하기 위해 지은 군사 기지였죠. 하지만, 베이징 조약으로 구룡반도가 영국령으로 넘어간 뒤, 끝없는 전쟁, 혁명, 내전으로 운명을 달리하던 구룡성채는 청나라와 영국 두 나라의 영향을 모두 벗어난 치외법권 지역이 되고 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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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바라본 구룡성채 ⓒGreg Gira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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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엔 유명 범죄조직 '삼합회'가 구룡성채를 장악/통치하며 마약, 도박, 매춘 등 불법을 일삼았는데요. 이러한 모습에 암흑의 성을 의미하는 '흑암지성'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고 해요. 70년 대에는 거주지 확보를 위한 일반 시민들의 불법 입주와 증축이 이어졌고, 80년 대에 들어선 8천 평 크기의 땅에 5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 기괴한 형태로 변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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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1984년 중영공동선언으로 영국령이던 홍콩은 중화인민공화국에 반환되었습니다. 더이상 무법지대를 가만히 둘 수 없었던 정부는 도시 안보를 위해 삼합회를 내쫓는 등 구룡성채 지우기에 나섭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역사 유산의 훼손이라고 여겨 반대하는 시민들도 많았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3년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되었고, 그다음 해 자취를 감추기까지 구룡성채는 악질 범죄의 온상으로 여겨졌습니다. 구룡성채가 자리했던 자리는 현재 '구룡채성공원(九龍寨城公園)'으로 바뀌어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휴식 공간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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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성채 vs 구룡채성 공식 명칭을 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철거 과정 중 '구룡채성'이라고 적힌 현판이 발굴되어 본래 이름을 찾은 듯했으나, 오랜 시간 '구룡성채'으로 불렸기에 현재는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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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자세한 역사를 알고 싶은 분은 위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식해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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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역사적 배경의 영향인지 구룡성채는 홍콩 누와르 영화에 다수 등장한 이력이 있습니다. ‘범죄자가 구룡성채로 도망가면 절대 잡지 못했다’라는 말이 전해내려오는 만큼, 누와르와 범죄 장르물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적합한 공간이었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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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명대사, 잊지 못할 연기 등 명작 반열에 오른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에도 구룡성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비(장국영)’의 거주 공간이자,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건물은 구룡성채를 연상케합니다. 좁고, 불편한 듯하지만, 한편으론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외로움과 불안함으로 고립된 아비의 심리를 건물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양조위는 실제로 구룡성채를 방문해 촬영을 했습니다. 그는 훗날 “그곳은 홍콩의 ‘범죄 도시(Sin City)’예요”라고 회상했다고 전해지는데요. 허리를 피지 못할 정도로 낮은 천장, 작은 창문, 피고 있던 담배를 창밖으로 던지는 모습 등이 당시 구롱성채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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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촌의 주민들과 정면 대결을 하는 '도끼파'는 삼합회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영화 <쿵푸허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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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주성치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쿵푸허슬>도 구룡성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돼지촌’은 다닥다닥 붙은 빌딩으로 벽을 세워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그 안에 하나의 공동체를 일군 모습인데요. 그곳의 구성원인 촌장, 세탁소 주인, 짐꾼, 찐빵 가게 사장 등이 무림 고수라는 설정은 구룡성채 안에 상점, 이발소, 병원, 어린이집 등이 운영되었던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경제활동이 이뤄졌고, 계급이 있었던 작은 사회를 뜻하며, '결국 구룡성채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라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처럼 살아있는 영화 촬영 현장으로 90~00년 대 명작에 다수 등장한 구룡성채의 실제 모습은 성룡의 <중안조>를 끝으로 그 모습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 개봉한 견자단, 유덕화 주연 영화인 <추룡>에도 구룡성채가 등장하지만, 이미 철거가 되었기 때문에 CG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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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가 지나며 자연스럽게 구룡성채의 존재감도 흐릿해져갔습니다. 그런 와중 올해 칸 영화제를 뒤흔든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가 등장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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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현지 개봉한 <구룡성채: 무법지대> ⓒ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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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홍콩의 무법지대인 ‘구룡성채’에 우연히 들어간 주인공 ‘찬 록쿤’이 성채의 일원들과 만나, 그들을 노리는 악당에 맞서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과거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화려한 액션씬과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게다가 구룡성채가 철거되기 전 무법지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 5월 1일 홍콩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1억 홍콩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 역대 홍콩 영화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메가 히트작에 등극했습니다.
국내 수입사인 콘텐츠판다가 영화를 최초로 공개한 제77회 칸 영화제 스크리닝 현장에 함께 했는데요. 그 후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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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콘텐츠판다 콘텐츠사업팀 김상우 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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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를 찾은 레전드 액션 배우 홍금보와 <구룡성채: 무법지대>의 주역들 ⓒ콘텐츠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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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최고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30분 간의 액션 씬의 반응만으로도 올해 초청된 미드나잇 스크리닝 작품 중 가장 화제작임을 증명한 것 같습니다. 특히 영화 속 '사이클론(고천락)'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자 관객들이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어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도 10분 가까이 기립 박수가 이어졌고요. 마치 홍콩 영화의 부활에 전 세계 영화인들이 환호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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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인>(WALLED IN)에서 <구룡성채: 무법지대>로 제목이 변경된 이유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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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제인 <월드 인>(WALLED IN)은 '성벽이 쳐진'이란 의미로, 건물들이 마치 성곽처럼 둘러싼 독특한 구조인 '구룡성채'의 공식 영문 이름인 'Kowloon Walled City'를 내포합니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 이미 '구룡성채'가 잘 알려져 있고, 홍콩 영화로 단번에 인지되는 한자 이름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여기에 '범죄의 소굴'로 불렸던 과거의 특징을 담아 '무법지대'라는 부제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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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성채: 무법지대>의 관람 포인트를 꼽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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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액션 영화의 거장 '두기봉' 사단의 정 바오루이 감독과 홍금보 배우의 만남과 역대 홍콩 영화 최고 제작비(500억 원)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1980년 대 구룡성채를 완벽하게 재현했고, 쿵푸를 포함한 다양한 무술을 선보여 홍콩 액션 영화의 정수를 담았습니다.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춰 칸 공식 초청된데 이어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국내 팬분들을 만날 준비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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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자막 커밍쑨) 예고편 보러가기 ⓒGSCine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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