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 알고리마 사무실에는 활력이 넘칩니다. 새 얼굴이 셋이나 들어 왔거든요. 직군도 다양합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프로덕트 매니저(PM), 사업개발 매니저. 어라, 그런데 모아 두고 보니 모두 완전 익숙한 이름은 아니네요. 🤨 달라진 IT 산업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떠오른 직군들이죠.

다가올 AI 시대에도요, 직업이 많이 달라질 겁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던 일을 더 잘, 더 빠르게, 더 많이 수행하고는 하니까요. 그래도 사람이 할 일을 마냥 빼앗기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예 새로운 작업을 해내거나 보조 도구로 쓰이는 AI들이 더 많죠. 또 다른 공존을 위해 우리는 일하는 방법을 바꾸고 직업을 만들어가며 다시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겁니다. 🏃‍♀️ 지난 한 주 있었던 AI 소식을 모았습니다. 시작할게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이 발명자인 특허의 심사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대답은 안 돼!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적은 것은 특허법에 위배되므로 자연인으로 발명자를 수정하라"는 요청. AI 발명가 등록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판결입니다.

무슨 일인가요? 지난달 17일, 어떤 특허 출원이 우리나라 특허청에 올라옵니다. 열전달 효율이 좋은 음식 용기와 눈에 잘 띄도록 만든 빛을 내는 램프가 발명의 핵심인데요. 주목할 것은 이겁니다. 발명자로 올라온 "다부스(DABUS, 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가 AI라는 점.

발명가 AI 특허 출원인은 미국의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 씨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테일러 씨 본인은 "이 발명에 관한 지식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자기는 다부스를 개발했을 뿐이며, 이번 발명품은 다부스가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창작해냈다는 말이죠.

오직 자연인만 문제는 정말 AI가 이걸 발명했느냐 아니냐, 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특허법이나 판례에서는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해왔기 때문에, 발명자란에 AI를 기입한 그 자체가 잘못 됐다는 이야기예요. 특허청은 지난달 27일 수정 요청을 보냈고 테일러 씨가 발명자를 바꾸지 않는다면 특허는 거부될 겁니다.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니야? 이번 특허 출원은 PCT 출원, 즉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동시에 출원한 특허입니다. 테일러 씨는 이미 유럽특허청(EPO), 미국특허청(USPTO), 영국특허청(UKIPO)에서 모두 퇴짜를 맞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습니다.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한다는 것.

바꿔야 한다 특허청이 무작정 단호한 태도만 취한 것은 아닙니다. 김지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언젠가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에 대비해 특허청은 AI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 및 산업계와 논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죠. EPO 등 해외 특허청 역시 AI 발명자 관련 논의를 인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창작 발명은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들은 있던 것을 비틀어 조금씩 "없던 것"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제는요, 창작과 발명이 오롯이 인간 소유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기계를 활용해 인간의 '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예술 창작" 역시 핵심 연구 분야죠. 이 영역에서 앞서나가는 건 작곡 AI. 두각을 드러냅니다.

AI 작곡가가 만들어낸 음악을 들어볼 국내 연주회가 열립니다. 주제는 무려 한국 전통 음악과 서양의 클래식.

포항 AI 풍류 우리 가락 콘서트입니다. 11일 '밑도드리(수연장지곡)' 해금 악보를 분석해 찾아낸 작곡 기법으로 새롭게 작곡한 곡이 연주됩니다.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이 분석을, 한예종 전통예술원이 연주를 맡았네요.

다시 베토벤 250주년 클래식도 있네요. 15일, 인공지능이 새로 작곡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1번'이 초연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씨는 "AI 작곡 프로그램을 활용"해 곡이 나왔다고 전했죠.

로스트 테잎스 이번 추모 프로젝트를 주도한 단체는 '오버 더 브릿지'입니다. AI는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밴드 싱어 짐 모리슨,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신곡도 발표합니다. 모두가 요절한 천재 음악가들. 신곡들은 '로스트 테잎스 오브 더 27 클럽(Lost tapes of the 27 Club)'이라는 앨범으로 발매됩니다.

구글 마젠타 작곡에는 구글의 마젠타(Magenta) 모델이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마젠타는 약 1000가지 악기로 연주한 30여만개 음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데이터를 합성해 '전자기타'처럼 새로운 느낌의 소리를 만들거나 작곡 규칙을 익혀 음악을 창조하죠. 이번 신곡도 너바나 노래 30개를 추가로 학습해서 만들었대요.

저작권은 누구 것? 국내 작곡용 AI 모델은 대략 3분이면 30초짜리 음악을 만든다고 합니다. 조건만 맞춰진다면 신곡을 쏟아내는 것도 문제가 아니죠. 다만 그 창작물의 권리와 책임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말, AI 창작물 지식재산권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안 나왔네요. 얼른요!

배달앱 'AI 밑장빼기' 논란

AI가 하루하루 우리 일상을 바꿔나가고 있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지금 자리를 잃을까 겁이 나시나요, 아니면 다가올 변화 덕에 두근두근하시나요. 모르겠다, 아무렇게나 되겠지🤪 하고 생각하시지는 않나요? 

있잖아요, 알고리마는 그 누구도 이 변화에 올라탈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컴퓨터와 가깝지 않다거나, 수학과 사이가 나빠서 인공지능 시대에 뒤처지는 건 너무하다고요. 알고리마는 여러 방법으로 여러분과 AI 사이에 다리를 놓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지딥레터 마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