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산업과 서점업계가 해마다 불황을 갱신하고 있는데 유독 한 지표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2015년부터 통계에 잡히기 시작한 동네책방(독립서점)의 증가다. 그해 49곳이던 게 2019년 344곳으로 늘어났다. 2022년 현재 815곳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단행본 시장의 축소 와중에 단행본에 특화된 동네책방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산업의 논리로는 설명이 안 된다.
🔵 우리 책방은 작은 카페 안에서 숍인숍 형태로 출발했다. 본업을 가진 주민 다섯 명이 ‘취미생활’로 시작했다. 딱 2년만 해보고 밑천이 동나면 그만두자며 시작했는데, 2년 후 정산을 했더니 그만 순이익 20만 원(!)이 남았다.
🔵 문화 프로그램이 매우 많다. 저자 북토크나 인문학 강연, 전시와 공연, 책읽기 모임과 글쓰기 교실, 지역잡지 기자단 모임 등 온갖 모임으로 늘 북적인다. 공방의 자영업자들이나 지역의 공공도서관과 협력 프로그램도 자주 만든다.
🔵 기회비용의 관점에서는 손해다. 책과 문화예술을 좋아하고, 그것을 통해 이웃과 관계 맺는 데서 즐거움이라는 다른 종류의 보상을 얻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경제적 욕구보다는 문화적 욕구를 중시하고, 경쟁보다는 친교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독립서점을 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꾸 늘어나고, 또 그래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 지금 한국에서 동네책방은 단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한국사회의 가장 말단에 자리잡은 문화 플랫폼이다. 여기서 지식과 정보가 교류되고, 사람들이 만나고 ‘작은 문화’가 형성된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 이북 플랫폼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