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4.15 | 1008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지난주 금요일 이후 앤스로픽의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Mythos)’를 둘러싼 긴장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한때 ‘사스포칼립스’라는 표현으로 AI의 파괴력을 보여줬던 앤스로픽은, 이번에 사이버 보안이라는 훨씬 민감한 영역을 건드리고 있어요.

겉으로 보면 미토스는 또 하나의 고성능 AI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미토스는 스스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기존 AI와 차이가 있습니다. 

이 능력이 공개되자마자 미국, 영국, 캐나다는 물론 국내 금융권과 규제 당국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니라 실제 인프라 리스크로 인식됐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미토스는 기존 AI와 무엇이 다른 걸까요. 그리고 왜 은행과 정부까지 긴장하게 만든 걸까요.

수요일의 레터, 미토스와 관련된 내용을 빠르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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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줄 요약
1.앤스로픽이 최고 성능의 AI 모델 '미토스'를 공개합니다. 다만 일반 공개는 하지 않았어요. 
2.미토스의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3.현재 빅테크 기업과 주요 은행들이 미토스를 이용해 사이버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앤스로픽이 공개한 파이어폭스 취약점 악용 성공률입니다. 미토스는 84%로 오퍼스 4.6, 소넷 4.6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자료=앤스로픽]
미토스의 등장
반응들

‘미토스’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달 26일, ‘포춘’의 기사였습니다. 당시 앤스로픽 내부 문서가 직원의 실수로 외부에 노출되면서 존재 자체가 ‘비공개’였던 차세대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가 공개됐는데요.

이전 최고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6’보다 코딩, 학술 추론, 사이버 보안 등 각종 테스트에서 월등히 뛰어난 점수를 기록했다는 내용도 함께 알려집니다. 이어 3월 29일, 앤스로픽은 미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미토스가 보급될 경우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리고 이달 7일, 앤스로픽은 미토스 프리뷰를 발표합니다. 이날 AI 모델이나 AI 기반 서비스에 대한 설명서로 불리는 ‘시스템 카드’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이날 앤스로픽은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 일반에게 미토스를 공개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지난 2019년, 오픈AI가 GPT-2 공개를 보류한 이후 처음으로 주요 AI 기업이 안전을 이유로 AI 모델의 공개를 미룬 사례로 꼽혀요.

대신 앤스로픽은 ‘글래스윙’이라 불리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은 물론 미국 주요 은행에만 이를 배포한다고 밝힙니다. 이날 미 재무장관, 연준의장 등은 곧바로 월가 CEO를 긴급 소집해 회의에 나섰고 다음날 월가 은행들은 미토스를 가지고 테스트를 시작해요.

12일에는 영국 중앙은행과 금융행동감독청 등이 영국 내 은행을 소집해 긴급회의에 나섭니다. 캐나다 역시 주요 금융기관을 불러 취약점 영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13일에는 한국 금융 당국도 관련 회의를 열었고요. 불과 며칠 사이, 주요국 금융 시스템이 동시에 같은 이슈를 점검하기 시작한 거예요.

일단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더 증폭시키기 위해 주요 외신의 미토스에 대한 평가를 정리해 볼게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만큼은 앤스로픽이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This time, he may have a valid point)”고 평가했습니다. AI 역사상 여러 번 “위험하다”라고 했다가 흐지부지됐던 경고와 달리 미토스의 실제 역량이 이 판단을 지지한다는 거죠.

뉴욕타임스는 ‘앤스로픽의 자제야 말로 공포스러운 경고 신호(Anthropic’s Restraint Is a Terrifying Warning Sign)‘라는 제목의 사설로 미토스를 비유했고 기사를 통해 “사이버 보안의 심판을 부른 AI”로 묘사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정학, 국가안보 차원의 권력 구도 재편 이벤트”라는 표현을 썼고요. 이밖에도 많은 외신들이 미토스의 등장에 '우려섞인' 기사를 쏟아냅니다. 
미국 수학협회가 주관하는 미국 수학올림피아드 기출 문제를 가지고 LLM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점수입니다. AI가 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땄다!라는 기사를 쓴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죄다 95%를 넘네요. [자료=앤스로픽]
미토스는
다르다

예상하셨다시피 미토스는 사이트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월등한 AI입니다. 마치 능력있는 해커처럼요. 금융 당국과 은행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던 이유는 금융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은행, 결제망, 자산관리 시스템은 모두 디지털 인프라 위에서 돌아갑니다. 만약 AI가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고 공격 코드까지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한다면 단순한 해킹을 넘어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공격도 가능해질 수 있어요.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버튼 하나 누른 뒤 “네 연금이 다 사라졌네?”라고 할 수도 있고요(이 영화 대사 아시는 분이라면 저와 같은 80년대생😅). 그래서 각국 당국은 ‘실제로 공격이 발생하느냐’보다 ‘그 가능성이 생겼느냐’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가능성만으로도 대응을 시작해야 하는 영역이 바로 금융이니까요.

미토스는 앤스로픽이 발표한 또 하나의 AI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달라요.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공격에 활용할지까지 설계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AI’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앤스로픽이 발표한 시스템 카드부터 들여다볼게요. 여기서 미토스의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SWE-bench’입니다.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인데요. 미토스는 이 테스트에서 93.9%를 기록했습니다. 이전 모델이 8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점프’에 가까운 변화예요.

더 어려운 ‘SWE-bench Pro’에서도 77%대를 기록했는데, 경쟁 모델들이 60% 아래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세대가 한 번 바뀐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코드를 잘 짠다”가 아니라고 해요. 수백만 줄의 코드 속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이어가는 능력이 거의 인간 수준, 아니 그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뜻입니다. 특히 긴 문맥을 유지하며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는 능력이 크게 개선되면서 운영체제나 브라우저 전체를 한 번에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또한 미토스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제로데이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실제 공격 코드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제로데이는 개발자도 모르는 결함이라 찾는 데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인데요. 이 과정이 분 단위로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나온 거죠.

실제 테스트 사례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입니다. 리눅스 커널에서 여러 취약점을 조합해 권한을 탈취하는 공격을 스스로 만들어냈고, 수십 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버그들도 찾아냈습니다. 웹 브라우저 테스트에서는 기존 모델이 10%대 성공률에 머물던 공격을 80% 이상 성공시키기도 했고요.

취약점을 ‘발견’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취약점이 실제 공격에 가장 효과적인지 판단하고, 여러 개를 엮어 공격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단계까지 넘어간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려가 나옵니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아마추어도 국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사이버 공격 능력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표현이 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더 주목해야 할 건 ‘확산 속도’입니다. 오픈AI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도 유사한 방향의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업계에서는 1~2년 내 이 수준의 능력이 전반으로 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결국 문제는 이 기술이 표준이 되는 순간인데요. 그때가 되면 은행, 병원, 전력망 같은 핵심 인프라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의 성격 자체가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취약점이 발견되면 패치한다”라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패치되기 전에 공격이 먼저 완성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앤스로픽은 완성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공개를 보류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이 생깁니다. 이렇게 강력한 기술의 공개 여부를 한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이에요.

누가 접근할 수 있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 기업 내부에만 맡겨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AI 질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앤스로픽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이를 국가나 전산망 마비에 이용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다리오 아모데이가 미토스(신화)를 만드는 것을 그려줘, 라는 명령어로 만든 그림입니다. 메타의 AI가 그렸어요. 메타 AI에 대한 이야기도 곧 다뤄야겠네요! [그림=뮤즈 스파크]

미토스는
과장된 위험인가


미토스는 실험에서 통제를 벗어나려는 행동도 보였습니다. 앤스로픽의 테스트 과정에서 미토스는 주어진 환경의 네트워크 제한을 스스로 우회해 외부 인터넷에 접속하려 했습니다.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샌드박스 환경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단순히 탈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한된 시스템에서 더 넓은 권한을 얻기 위한 다단계 공격 방식을 스스로 설계했다고 해요. 심지어 자신의 성공을 입증하기 위해 그 방법을 외부에 공개하려는(자랑질?) 시도까지 보였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은 행동이었고요.

권한이 차단됐을 때의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모델은 제약이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우회할 방법을 따로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실행 이후에는 흔적을 지우도록 설계하는 등 ‘은폐’까지 시도했고요. 필요한 정보가 없을 때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하위 영역을 뒤지거나, 관리자 프로세스의 메모리를 분석해 자격 증명을 얻어내려는 시도까지 이어졌습니다. 사람이 하는 ‘침투 테스트‘와 유사한 행동을 스스로 전개한 셈이에요.
다만 앤스로픽은 이런 행동이 ‘악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 ‘보상 해킹’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주어진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규칙보다 결과를 우선시한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들은 주로 초기 버전에서 관찰됐고, 이후 안전성 훈련을 거치면서 빈도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합니다. 어찌됐건, AI가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도구를 넘어 목표를 위해 스스로 규칙을 해석하고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점이 거슬리긴 합니다.

“과장됐어”

물론 미토스의 능력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개리 마커스(AI 연구자)의 글이 대표적이에요. 언론에서는 마치 전력망이 무너질 수 있는 수준의 위협처럼 묘사됐지만 실제 테스트 환경은 현실보다 훨씬 단순화된 조건이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브라우저 공격 실험에서도 실제 보안 환경에서 필수적인 샌드박스(해커가 코드 실행에 성공해도 컴퓨터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게 막는 안전장치)가 꺼진 상태였다고 지적합니다. 즉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에 가까운 실험이었다는 해석이에요.

또 다른 시각은 ‘이미 비슷한 능력은 존재한다’라는 겁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공개된 오픈웨이트 모델들로도 미토스가 제시한 취약점 분석을 상당 부분 재현할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미토스가 더 정교하고 자동화된 것은 맞지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능력이라기보다는 기존 흐름 위에 있는 진화라는 평가에요.

성능 자체도 ‘폭발적 돌파’라기보다는 ‘추세선 위의 개선’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미토스가 기존 모델 대비 분명 개선되긴 했지만 산업 전체의 발전 속도를 벗어나는 급격한 점프는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기술보다 그 기술을 둘러싼 ‘공포’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메타의 전 수석AI 과학자 얀 르쿤도 비슷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그는 미토스 논란 자체를 “자기착각에 가까운 과장”이라고 표현하며 더 작고 저렴한 모델들도 유사한 취약점 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두고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스로픽이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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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1등 한국 AI, 아직은 '양의 승리'
한국 AI 확산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AI 특허 14.31건으로 1위를 기록했고, 생성형 AI 이용률도 25.9%→30.7%로 가장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질적 영향력은 낮습니다. 특허 미인용 비율이 42%로 미국(19%)보다 높아 실제 활용도와 파급력에서는 격차가 드러났습니다. 결국 한국 AI는 ‘속도’는 앞섰지만 ‘영향력‘은 뒤처진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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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앞으로도 “우리 AI가 이렇게 위험하다”라는 발표는 계속 나올 겁니다. 그때 마다 전부 믿을 필요도, 전부 무시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미토스는 전혀 새로운 공격 방식을 만들어냈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사이버 공격을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그리고 자동화된 형태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본질은 ‘속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속도가 충분히 빠를 경우 현실에서는 혁명처럼 느껴질 수 있고요.


앤스로픽의 메시지도 복합적으로 읽힙니다. 위험을 경고하는 측면과 동시에 ‘가장 위험한 모델(=가장 성능 좋은 모델)’이라는 프레이밍을 통해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자신들의 기술적 위치를 선명하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이 함께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미토스 논란은 위험이 생겼다는 신호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위험이 더 이상 인간 속도로 관리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속도를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느린 음식 추천합니다. 몇 시간씩 푹 고아야 완성이 되는 곰탕이나 설렁탕, 뼈와 콜라젠이 우러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한 도가니탕, 마니아들은 죽고 못 사는, 푹 삭힌 홍어, 발효와 숙성의 맛으로 먹는 청국장 등등.


AI가 모든 걸 빠르게 만드는 시대에, 이런 느린 음식을 드시면서 난 이 시대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있는지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말이 많았습니다. 빠르게 사라집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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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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