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WWDC는 특이하게도 애플 파크 내부에서 진행했습니다. 2017년에 공사중이라 못 들어가고, 2018년도부터는 애플 파크 내부에서 근무중인 엔지니어와 업무상 미팅이 있을 때만 예약하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000명 정도 되는 외부 개발자들에게 처음 공개한 셈입니다. 참고로 미디어 관계자분들만 초대하는 애플 이벤트 경우는 입구에서 가까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진행했습니다.

1984 애플 광고가 떠오르는 위 사진처럼 공상 과학 영화 속 한 장면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온 것 같은 일주일이었습니다. 애플파크는 이미 가본 적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같이 즐기는 이벤트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비전 프로를 살펴보는 순간은 직접 체험하지 못해 아쉽지만,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짜릿함이 있었습니다. 과연 이걸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들긴 하더군요 ㅎㅎ

WWDC는 애플 엔지니어들이 지난 1년동안 계획하고 출시할 제품과 기능들을 개발자들에게 소개하거나 기존의 기술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행사입니다. 실제로 엔지니어들이 WWDC 직전까지 데모 빌드를 만들기 위해 5월에는 야근도 많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5월까지 충분히 테스트하지 못한 기능은 발표되지 않고 나중에 출시하기도 한답니다.

반면에 참가하려면 꽤나 돈이 필요합니다. 2019년까지 WWDC 티켓은 1599 달러였습니다. 비행기 표와 숙소 비용까지 생각하면 500만원 정도 예산이 필요했습니다. 거기에 참석하면 돈을 많이 쓰게 됩니다. 왜냐하면 애플 로고가 붙어 있는 무언가 또 사게 됩니다 ㅎㅎ

가장 힘든 점은 시차 적응과 체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아침 세션이 한국 새벽 시간이라 졸려서 커피를 더 자주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뭐든지 잘 먹고 마시게 됩니다. 햄버거는 왠만하면 다 맛있고 맥주도 맛있습니다 (물론 모든 음식이 맛있지는 않습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애플도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애플 파크에 초대하는 방식은 적절하면서도 준비한 만큼 잘 동작한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의 변화는 내용의 변화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맥 새제품 출시와 함께 iOS, iPadOS 등은 변화가 아주 크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흥미로운 것은 화요일에 진행된 세션과 커뮤니티 미팅이었습니다. 애플파크 앞 비지터 센터 옆에 디벨로퍼 센터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애플 디벨로퍼 센터에서 체험하고 테스트하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전 프로의 경우에도 쿠퍼티노를 포함해서 영국, 독일, 일본, 중국, 싱가포르에서 개발자 랩에서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비슷하게 개발자 센터로 운영하게 될까요? 한국에는 과연 언제 생길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