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현재의 재선충 유행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통상적인 유행 범위에 들까요, 아니면 예외적이고 위험한 상황이라고 봐야 할까요.
- 현재의 유행은 얼핏 보면 과거 1차, 2차 대발생기와 유사한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대발생기 중 1차 대발생기의 정점인 2007년에는 136.9만 본이 감염되어 고사하였고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의 면적은 1,157천ha이었습니다. 2차 대발생기인 2014년에는 218.4만 본이 고사하였고, 반출금지구역은 1,390천ha로 증가했습니다. 25년 4월 기준 고사목은 148.6만본이었는데, 반출금지구역은 4,536천ha로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피해목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해 면적의 급증, 그리고 이로 인한 관리 대상 지역의 증가와 예산 소요의 증가가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피해를 입은 기초자치단체의 수도 2025년 4월 기준 158곳이었습니다. 전체 지자체의 68.9%에 달합니다.
Q. 다양한 방제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확산세가 아직 거셉니다. 왜 방제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계속 늘어날까요.
- 방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넓은 면적을 벌채하여 방제하는 것인데, 통상 피해목이 발생한 지점 주변에 비병징 감염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제 예산, 사유재산 보호, 송이 생산지 등 여러 이유로 인해 방제 현장에서는 대면적 벌채 보다는 단목 방제(감염된 개체목만 제거하는 방식)를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방제를 시행한 당해년도에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피해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소나무재선충의 매개충은 비행을 할수 있어 소나무재선충을 보유한 채로 많은 거리를 이동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한번에 수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죽은 소나무를 땔감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운반해가는 경우도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피해 지역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해 지역이 확대되면 방제 예산이 더 많이 소요되며,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담당자(통상 공무원)에 의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사업장이 관리가 됩니다. 많은 산림 분야 전문가들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도가 중요한 이유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Q. 이번 유행에는 기후변화, 매개충 분포, 방제 시기 등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까요.
- 모든 것들이 얽혀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과거 10~20여 년 전에 비해 2주 정도 앞당겨진 상황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솔수염하늘소가 분포하지 않았던 경기 남부, 강원 영동 지방에 솔수염하늘소가 포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매개충은 2종이 보고되고 있는데 종의 생활사가 다르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은 매개충의 생활사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북방수염하늘소만 분포하던 곳에 솔수염하늘소가 출현하게 되면, 과거에는 9월~이듬해 3월 중에 방제가 가능했던 지역이, 분포 변화로 인해 10월~이듬해 3월 중에 방제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화합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Q.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제 전략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감염목 제거, 예방주사, 모두베기, 수종전환의 효과와 한계는 무엇일까요.
- 논의되는 방제 전략이라 함은 국가방제벨트를 중심으로 압축 방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산림청의 방제 전략). 사실 예전부터 압축 방제를 강조하여 왔습니다만, 여러 이유로 인해 지켜지지 못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이유가 피해목의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방제 성과 목표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해목의 수를 줄이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방제하는 것이지, 확산 방향의 선단지를 방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단지에 대한 예방나무주사만으로는 방제에 한계가 있고, 예찰과 감염목 제거 사업(모두베기 등 대면적 방제 적용)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많은 예산을 수반하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모든 방제 방법에는 한계와 장점이 있습니다. 감염목 제거(단목방제), 모두베기, 수종전환은 모두 매개충과 소나무재선충의 서식처를 없애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단목방제는 소나무림 경관을 보전할 수 있고 송이 생산지로 기능을 가능하게 하지만, 주변 비병징감염목을 방치하게 되어 재발생률이 높습니다. 모두베기(수종전환 역시 면적이 넓어서 다른 방법 같지만 모두베기의 한 방법일 뿐 입니다) 후 조림을 하는 방제법은 효과가 더 높지만 많은 비용이 수반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단목방제보다 훨씬 큽니다. 예방나무주사 역시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주지만, 2년 정도의 효과 지속기간이 문제가 되며, 반복적인 나무주사로 인한 수목의 변재(물관이 있는 목재부)의 부분 고사 및 목재 강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선단지에만 처리하기에 적합합니다.
Q. 재선충 문제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고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소나무 숲을 지킬 수 있을까요. 장기적인 확산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피해목의 수 증감 반복과 피해 면적의 증가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소나무림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소나무림의 분포 적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소나무림의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국가방제벨트를 중심으로 차단선을 구축하고 압축방제를 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내부의 피해 극심지는 수종전환 등으로 피해목을 줄여 나갈 수만 있다면 소나무림의 일부라도 보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Q. 일각에서는 소나무를 강조한 산림 정책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향후 산림생태계 변화를 고려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어떤 방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많은 소나무림이 분포하고 있고,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소나무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지켜야할 소나무림은 분명히 존재할 것 입니다. 또한 자연계에는 스스로의 회복력이 존재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는 소나무에서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저항성 계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저항성 계통을 찾거나 개발함으로써 소나무림을 복원하거나 보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다만, 기후변화로 소나무림의 분포 적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나무만을 강조하는 산림 정책은 분명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미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지에서는 소나무로 조림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나무 조림 면적은 더욱 더 줄어들게 될 것 입니다. 즉, 활엽수에 의한 이차림이 우리나라의 주요 산림생태계 구성요소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긴 하지만, 너무 급변하는 상황이 도래하여 많은 생물이 적응할 시간도 갖지 못하여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되 점진적인 적응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들어가는 예산이 아까우니 방제를 포기하자는 논의도 있지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산림 토양에 가장 잘 적응한 나무 중 하나가 소나무입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종이 무엇이 있을까요? 참나무류와 같은 활엽수가 대체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전국의 모든 산이 동일하게 변화할 것이라고는 예측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나무가 고사한 상태 그대로 산에 두는 것도 역시 손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죽은 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 민가 등을 덮칠 수도 있고, 전신주를 건드려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소나무림 전체가 고사한 자리에서 산사태나 산불이 날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수도 있고, 의견 대립으로 논쟁이 심화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사회적 논의가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상황입니다.
Q. 진단에서는 유전자진단키트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혹시 방제에서도 관련 저항성 유전자 도입 등 새로운 기술적 방제 논의는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 저항성 유전자 도입은 아직 먼 미래의 얘기입니다. 소나무는 인간보다 큰 유전체를 갖는 생물입니다. 유전자를 도입하는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학자들이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소나무류의 특징을 유전학적으로 탐색하고 있긴 합니다만, 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