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윤석열 당선자가 제 20대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내각 인사들에 대한 검증이 한창인데요. 검증이 진행될수록 각 내각 후보자들의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어요.🤔
최근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장녀 스펙 쌓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 후보자의 딸이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해 기부, 논문 투고 등으로 ‘스펙’을 쌓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 또는 주변 인물들의 불공정한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뉴스타파는 한동훈 후보자의 딸이 쓴 논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이 논문이 실린 학술지가 학계에서 ‘약탈적 학술지’로 분류된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한동훈 후보자를 비롯해 윤석열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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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후보자 장녀, ‘약탈적 학술지’에 스펙 쌓기용 논문 게재 의혹🤨
한동훈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각기 다른 주제의 논문 4편을 작성하고, 해외 학술지 두 곳에 투고해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한 후보자의 딸이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 두 곳은 모두 학계에서 ‘약탈적 학술지(predatory jounals)’라 불리는 곳이었어요.🤔
‘약탈적 학술지’란 쉽게 말해 돈만 내면 논문을 무조건 게재해주고,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거나 간소화해 출판 윤리를 어기는 학술지를 뜻해요. 대부분의 학술지가 철저한 검증과 심사를 거쳐 논문을 게재해주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이 ‘약탈적 학술지’는 일부 비양심적인 연구자들이 자신의 업적을 부풀리는 데 악용되곤 해요.
미국의 연구 데이터베이스 제공 업체인 카벨(Cabell)은 약탈적 학술지 목록을 ‘블랙리스트’로 작성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한 후보자의 딸이 논문을 투고한 학술지 두 곳은 모두 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어요.🤨 카벨은 이 두 학술지에 대해 평가 절차가 지나치게 부실하거나 투고/게재 수수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 학술지 중 한 곳인 ‘ABC Research Alert’의 경우, 50달러의 투고료만 내면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편집자의 평가만 거쳐서 대부분의 논문을 실어주고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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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ell’s Blacklist 목록의 약탈적 학술지로 한동훈 후보자의 딸이 논문을 투고한 두 학술지가 올라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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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일, 한동훈 후보자는 딸이 게재한 논문이 “재학 중 장기간 작성한 글을 전자문서화하기 위해 업로드한 것”이라며 “논문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왜곡이자 과장”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해당 학술지가 학계에서 ‘업적 부풀리기’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한 후보자의 딸 역시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 쌓기’ 용도로 약탈적 학술지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돼요. 하지만 한 후보자 측은 해당 학술지가 ‘약탈적 학술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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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강의 없이 3억원 받고, 친일 후손 변호하고… 윤석열 내각 의혹 정리
한동훈 후보자 이외에도 지금까지 ‘윤석열 내각’ 후보자들은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타파가 밝혀낸 ‘윤석열 내각’ 후보자들 관련 의혹을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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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 4선 국회의원인 박진 후보자는 지난 20년간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등 외교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인물이에요.
- 박 후보자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자신이 설립한 ‘아시아미래연구원’의 이사장을 맡았는데, 이 연구원에 외교부·대사관 등을 주 고객으로 하는 업체가 수천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외교통’ 정치인인 박 후보자가 직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로부터 부적절한 기부금을 받은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 또 박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로 근무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기간동안 정규 강의도 개설하지 않고, 논문 등 연구 실적도 없었는데도 학교로부터 총 3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 이상민 후보자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한 후 2007년부터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자가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2012년, 친일 재산의 국가 귀속에 반발하는 친일 후손들을 변호한 사실이 확인됐어요.
- 뿐만 아니라, 이 후보자는 친일 재산을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국고로 환수하는 내용의 ‘친일재산귀속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이상민 후보자는 “무슨 사건인지 모르고 이름만 올렸다”는 해명을 내놨어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 김현숙 후보자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직 당시, 자신이 저자로 참여한 연구 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베껴 논문을 만들고 학술지에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김 후보자는 이후 이 논문을 연구 실적으로 인정받아 숭실대학교 ‘교수에 임용될 수 있었습니다.
- 이처럼 연구 결과물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논문으로 만들어 게재하는 행위를 학계에서는 ‘부당한 중복게재’라고 부르며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학회가 중복게재 금지 규정을 만들기 전에 게재한 논문이므로 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라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규정이 있든 없든, 논문에 연구 출처를 밝히는 것은 연구자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기본 윤리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경제 관료 출신 추경호 후보자는 과거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는 등 하나은행의 이해관계에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추 후보자의 장모가 하나은행의 펀드에 거액을 투자하고, 그 중 10억여 원을 추경호 후보자와 그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하나은행이 특수관계인 추 후보자의 장모에게 별도의 혜택을 제공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 추 후보자는 지난 3월, 장모의 펀드 수익 사실을 묻는 질문에 ‘원금 손실로 손해를 봤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장모가) 재산 증식을 어떻게 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며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어요. 하지만 이렇게 말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추 후보자는 국회 인사검증을 통과했습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 조승환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공직 퇴직 후 행정사 사무소를 개업했는데요. 이후 약 4개월간 한 로펌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공짜 사무실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어요.
- 그런데 조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는 로펌 고문 활동 이력과 ‘공짜 사무실’ 제공 내역이 쏙 빠져 있었어요. 해수부 고위공직자 출신인 조 후보자가 ‘전관예우’ 의혹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긴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퇴)
-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역임했던 김인철 전 후보자(5월 3일 사퇴)는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를 오남용해 교육부 징계와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징계 이후에도 골프장과 5성급 호텔 등에서 수십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해서 논란이 됐어요.
- 김 전 후보자는 이뿐만 아니라 제자의 논문을 짜깁기해 학술지에 게재하고, 풀브라이트 동문회장 재직 시절 자녀들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지난 5월 3일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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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자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외쳐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뉴스타파가 확인한 사실들에 따르면, 새로운 정부를 이끌어갈 내각 후보자들 중에는 정규강의 없이 수억 원대의 보수를 받고, 연구자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연구 윤리를 위반하는 등 ‘공정’과 ‘상식’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출범을 나흘 앞둔 윤석열 정부는, 과연 윤 당선자의 뜻대로 공정하고 상식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을까요. 각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감시가 필요한 때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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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매체들은 관언유착, 정언유착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취재 소스가 다 그곳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그런데 뉴스쿨에서 문서 추적 등 탐사보도 도구들을 배우고 나니까 더 이상 정치인들과 유착될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동안의 갈증이 해결됐습니다”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 뉴스쿨이 출범한지 8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뉴스타파/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함께 독립언론의 전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뉴스쿨 1기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뉴스쿨 1기 영상 보기
▶뉴스쿨 후원계좌 : 신한은행 140-013-664233 예금주: 뉴스타파함께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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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조세도피처>보도가 연극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뉴스타파의 '조세도피처' 취재를 모티브로 만든 연극<자본2>가 오는 5월6일부터 5월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이번주 토요일(5/7)에는 뉴스타파 기자들이 '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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