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 배송 규제 논란 2. 컬리 큐레이션 전략
01 쿠팡 새벽 배송, 진짜 사라지나요?
02 컬리가 기능이 아닌 취향을 다시 강조하는 건
03 뉴스 TOP5 - '글로벌 F&B의 한국 진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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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다만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일주일 넘게 후속 보도가 이어지는 건 새벽배송의 초심야 운영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전면 금지까지는 아니라도, 초심야 배송의 범위와 기준에 대해 안전·편익·효율을 함께 놓고 차분히 논의할 여지가 충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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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편익 대 노동자 건강권
관련 보도를 보면 논조가 뚜렷이 갈립니다. 규제 반대 측은 먼저 소비자 편익을 앞세웁니다. 익숙해진 혜택을 행정으로 빼앗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죠. 더 나아가 새벽배송 인프라에 투자한 기업은 물론, 그와 거래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농가까지 연쇄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죠.
반면 규제 필요성을 지지하는 쪽은 건강권을 최우선에 둡니다. 야간근로가 발암 물질로까지 분류될 만큼 유해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국내 법제는 야간근로에 1.5배 가산수당을 붙여 억제하려 했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야간근로를 선택하게 만드는 유인으로 작동해 왔다는 지적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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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주문 마감 시간입니다
이 이슈가 어려운 건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편익도, 노동자 건강권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죠. 그렇다면 둘의 공존은 정말 불가능할까요? 이론적으로는 초심야 근무 없이도 새벽 배송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에선 쿠팡 주문이 자정 직전에 집중되는 구조가 발목을 잡습니다.
쿠팡 새벽 배송의 강점은 “자정 1분 전까지 주문해도 다음 날 아침 도착”이라는 압도적 편의성입니다. 경쟁사 컬리의 샛별배송 마감(밤 11시)보다도 늦죠. 자연히 주문이 퇴근 시간대부터 자정 직전까지 몰립니다. 이렇게 특정 시간대에 쏠린 물량은 미리 처리하기 어렵고, 밤새 작업해야 정해진 시간에 맞출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편의성을 유지하려면 초심야 근무가 사실상 필수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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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과도한 심야 노동 없이 쿠팡이 현재 방식의 새벽 배송을 운영하려면 선택지는 둘 뿐입니다. 첫째, 주문 마감 시간을 앞당기거나, 둘째, 같은 시간대 투입 인력을 크게 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쿠팡으로선 쉽지 않습니다. 오랜 투자 끝에 확보한 ‘늦은 마감·아침 도착’이라는 핵심 가치 제안을 스스로 낮추기 어렵고, 이익을 깎아 대규모 인력 증원에 나서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문제를 개별 기업의 자정 노력에만 맡기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 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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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관련 규제가 통과되면 당연히 쿠팡도 대응책을 내놓을 겁니다. 다만 그 대가로 소비자는 불편이 늘거나 더 높은 배송비를 부담할 수 있고, 택배 노동자 중 상당수는 이전보다 수입이 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규제 없이 현 상태를 그대로 두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쿠팡 배송기사 과로사 논란에서 보듯, 건강권 침해를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점이 이미 드러났으니까요.
중요한 건 규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규제 없이도 사회의 자정 노력으로 문제를 풀 수 있고, 반대로 규제가 만들어져도 의도와 달리 부작용만 키울 수 있습니다. 핵심은 ‘어떤 방식이 실질적 개선을 만들 것인가’입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새벽배송과 심야근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차분히 시작했으면 합니다. 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였습니다. 소비자·노동자·기업·정책 당국이 머리를 맞댄다면, 어렵더라도 현실적인 최적 해법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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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럭셔리, 채워진 큐레이션
사실 뷰티컬리는 론칭 때부터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했습니다. 전략 자체가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온라인으로 옮긴다”였고, 실제로 작년 ‘컬리뷰티페스타 2024’의 주제도 ‘럭셔리’였죠. 컬리가 새롭게 정의한 럭셔리를 경험시키겠다며 ‘프레스티지관’을 아예 별도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올해는 결이 달랐습니다. 슬로건은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순간’. 진짜 아름다움은 각자의 취향과 자신감을 발견하는 순간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행사 차별점으로 ‘브랜드 엄선과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럭셔리에서 큐레이션으로 완전히 무게를 옮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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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과 프리미엄은 한계가 있기에
이 조합은 식품에선 완벽히 맞아떨어졌습니다. 엄선된 품질 + 신선도를 보장하는 배송 + 프리미엄 이미지를 한데 묶어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으니까요. 하지만 카테고리를 넓히자 같은 공식이 모두 통하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뷰티 확장 초기엔 ‘냉장 화장품을 신선하게 배송한다’는 차별점을 내세웠지만 곧 메시지에서 빠졌습니다. 식품과 달리 화장품에선 ‘배송 신선도’가 핵심 경쟁 요소가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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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략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럭셔리 뷰티는 기회가 크지만 소수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거래액을 크게 키우기 어렵습니다. 컬리만의 강점을 드러내기도 쉽지 않았고요. 패션은 더 까다로웠습니다. 럭셔리 패션은 입점 설득 자체가 어려워 ‘백화점 패션층을 온라인으로’라는 전략을 전개하기 어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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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배송도 결국 따라옵니다
컬리의 전략을 보면 자연스레 29CM가 떠오릅니다. 두 곳 모두 큐레이션을 앞세운 ‘취향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29CM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넓히듯 컬리는 장보기를 넘어 뷰티·패션으로 진격하고 있죠. 까다로운 경쟁 환경 속에서도 두 플랫폼 모두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취향을 겨냥한 큐레이션 전략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제 국내 리테일에서 ‘기능’만으로는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쿠팡처럼 압도적 가격·배송을 갖추거나, 다이소처럼 말도 안 되는 가성비를 자체 기획·생산으로 구현하지 않는 이상, 기능 경쟁만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힘듭니다.
반대로 기능을 극단까지 끌어올린 플레이어일수록 ‘감성’을 채우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 틈에서 ‘감도 높은’ 컬리와 29CM에 기회가 생깁니다. 취향의 결을 읽어 주고, 고객이 “여긴 나를 잘 알아준다”는 신뢰를 쌓을수록 플랫폼의 고유성과 차별성은 더 커지니까요.
핵심은 분화된 취향 시장을 촘촘히 장악해 큐레이션의 주도권을 쥐는 것입니다. 특정 영역에서 절대적 신뢰를 확보하면, 설사 쿠팡이라도 쉽게 침범하기 어려운 지배력이 생깁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가격·배송 같은 기능적 요소를 보완할 여력도 따라옵니다.
컬리가 이 전략으로 뷰티에 이어 패션에서도 유의미한 거래액을 만들어 낸다면, 플랫폼 전체의 반등 포인트 또한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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