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웹툰을 소개하는 '찍먹리뷰' / 이주의 웹툰 추천 '툰슐랭 가이드' / 작가 인터뷰 전문
연합뉴스 기자들이 만드는 웹툰 뉴스레터 '하루를 툰툰하게' 입니다.
넘쳐나는 신작 속에서 눈에 띄는 작품을 고르고, 기사에는 미처 담지 못한 작가 인터뷰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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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는 다 담지 못한 웹툰 이야기
기자들이 만든 웹툰 뉴스레터 '하루를 툰툰하게'
  툰툰하게가 꼽은 이번주의 주목되는 작품 둘
제비가 사는 집
돈 때문에 23살 연상 부자와 계약 결혼한 제비. 하루 아침에 아내의 대가족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가장 망나니 같은 이들 셋과 의붓딸만 남는다.

🌰 박씨로 은혜 갚은 제비가 될 것인가, 혼란의 제비가 될 것인가 🥄🥄🥄
🍿유산으로 엮인 한국식 모던 패밀리 🥄🥄🥄🥄
🍳새로운 맛인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
들개
시골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우호영. 어느 날 전학생이 나타나 호영의 아버지가 살인자라고 폭로하고 주변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과연 호영은 불쌍한 희생양일까?
 
🌰 타인의 시선이 달라지는 건 한 순간. 과거의 아픔은 복수로 해소될까 🥄🥄
🍿 순간 순간 엿보이는 섬뜩한 얼굴 때문에 이는 불안감 🥄🥄
🍳설정만으로 시련의 개연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토씨 하나 빠뜨리기 아쉬운 작가 인터뷰, 전문 공개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작가 서면 인터뷰(2024.11)
 

🍚 드디어 '낢이 사는 이야기'(이하 낢이야기)가 돌아왔다. 얼마만의 복귀일까. 중간에 왓챠에서 다른 작품을 하기도 했지만, 낢이야기로 돌아온 것은 감회가 남다르다. 복귀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 = 올해가 '낢이 사는 이야기'라는 만화를 시작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왠지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달까요? ㅎㅎ 하지만 하나의 커다란 이유가 있었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작은 동기들과 우연이 합쳐져서 네이버 연재를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왓챠에서 연재를 하며, 원고를 할 때의 즐거움이 오랜만에 다시금 느껴지더라구요. 또한 '낢이야기'와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연재했던 작품인 '마음의 소리', '선천적 얼간이들'이 오랜만에 연재되는 것을 보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요. 주변 동료 작가님들의 독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 왜 시즌5가 아니고 ‘계속되는 미미한 인생’으로 부제를 달고 돌아왔을까. 매 시즌 어느 정도 주제가 나뉘어 있었다. 이번 ‘미생’ 시즌의 화두는 무엇일지. +) 컷툰을 할 계획은 있는지. 예상 분량은?

 

🖋️ = 사실 이번 시즌의 주제가 특별히 ‘미생’이라기 보다, '낢이야기'에서 20년간 다루었던 이야기들이 ’미미한 인생‘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상을 소재로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일상에서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서 소재로 쓸 것 같지만, '낢이야기'에서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거든요;;ㅎㅎ. 심지어 만화의 배경도 주로 집 안이고요. 하지만 이렇게 별것 없는 일상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낢이야기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요!!! ㅎㅎ 장난입니다…

  부제를 고를 때 여러가지 후보가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미미한 인생이 계속 된다’는 이번 부제가 저와 담당자님의 원픽이었습니다.

  이번 시즌의 화두는 딱히 없지만… 이전 시즌이 신혼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푹 삭아버린 묵은지 같은 부부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ㅎㅎ

 


🍚 유료화를 거치면서 에피소드가 수정되고 댓글이 모두 사라졌다. 작가님의 의사가 반영된 결정인지?

 

🖋️ = '낢이야기'가 처음 네이버에 연재를 시작한 것이 2007년인데요. 원고가 너무 오래전 것이다 보니, 유료화 과정에서 ’유료‘로 판매하기 어려운 원고들은 삭제하고 분량이 짧은 원고들은 서로 합치는 등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원고 사이즈도 지금과 달라서, 규격에 맞게 모두 수정을 하였고요.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네 개 시즌에 달하는 원고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며 수정하고 합치고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워낙 회차가 많이 쌓인 작품인데다가 변경되는 회차가 많아서, 기존의 댓글들을 살리면서 원고만 재업로드 할 수가 없었어요. 하여,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첫 회차부터 다시 등록을 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쌓여온 댓글들을 보면, 손때 묻고 귀퉁이가 낡아버린 책을 보는 것 같아 늘 뿌듯했는데요. 저도 너무너무 아쉬운 부분이지만 더 나은 원고를 제공해 드리고자 열심히 준비한 끝에 내린 결정이고, 네이버 담당자님, 그리고 모든 관계자 분들께서 댓글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궁리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던 부분인지라ㅠㅠ 부디 독자 여러분들께서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개인 홈페이지에서 연재하던 시절도 기억난다. 한쪽에 달력이 있고 굵은 글씨로 표시된 날짜에는 일기처럼 일상툰이 올라왔다. 올해로 낢이야기를 그린 지 20년째가 된다. 독자에게도, 작가에게도 길고 긴 시간이다. '낢이야기'는 작가님한테 어떤 의미일까.

 

🖋️ = 굵은 글씨로 되어 있었던 것까지 기억해 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낢이야기'는 제 삶의 기록이자, 페르소나이고, 정체성이고, 직업이고, 즐거운 취미이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작품이자,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너무 큰 의미가 한 번에 들어 있기에, 사실은 “계란을 너무 한 바구니에 다 담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ㅎㅎ

 

 

🍚 웹툰 작가가 아니라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혹은 웹툰 작가와 병행하고 싶은 작가님의 현재 꿈은?

 

🖋️ = 웹툰을 하면서 다른 것을 병행하기는 좀 힘든 것 같아요. (병행하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은데, 저는 이거 하나 하기도 벅차네유 ㅎㅎ)

  제가 이번 생에에 ’오오 이번 생은 이런이런 좋은 게 당첨된 생이로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게 별로 없는데, 직업만큼은 어쩐지 천직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력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만큼 운도 정말 좋았고요. 그래서 이 직업을 최대한 냉면처럼 가늘고 길게 유지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하지만 웹툰 작가가 아니라면, 동물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어요. 그게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요.)

 

 

🍚 일상툰/생활툰의 시조새로 꼽힌다. 일상툰은 웹툰 태동기에 주목받던 장르였고, 한동안 노블코믹스에 밀렸지만, 최근 다시 인스타툰의 바람과 함께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상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 일상툰의 매력은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이렇게 삽질을 하며 별거 없이 찌질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정서를 공유하며 위로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뭔가 고민이 있을 때, 공감하고 들어주는 것 만으로 큰 힘이 된다고 하잖아요. 생활툰을 그리는 사람과 보는 독자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나도 그랬는데!’라는 공감에서 오는 위로랄지, 정서적인 지지랄지, 그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합니다.

 


🍚 더불어서 작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상이란? 평범한 일상을 재미 있는 만화로 구현하는 비결은?

 

🖋️ = 그 비결은 재능입니다!! (…죄송합니다 ㅎㅎ)

  어렸을 때는 여행을 가고, 맛집에 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일상을 좋아했어요.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것들을 지금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좀더 뭐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가장 좋은 일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남편뿐 아니라 우리 냥이들, 가족들, 친구들도 모두 나이를 먹다 보니, 사랑하는 존재들 중 누구도 아프지 않고, 큰 일 일어나지 않고, 무탈하게 하루를 보낸다면 그것이 좋은 하루로구나~ 라는 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 일상툰이라고 하지만 그 속의 내 캐릭터는 작가의 어떤 한 면만 담는다고 생각한다. '낢' 캐릭터에 작가님은 몇 퍼센트 정도 반영돼 있을까.

 

🖋️ = 퍼센트로 수치화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50%보다 적으면 캐릭터가 진정성이 없는 것 같고, 50%보다 많다고 하면 제 스스로 약간 뻥;; 과장;; 같이 느껴져서 ㅎㅎ 딱 50%정도 반영을 했다고 생각하고 싶네용! 하하.

 

 

🍚 조석, 난다 등 일상툰으로 시작했지만, 스토리 웹툰도 만드는 작가님들이 있다. 작가님은 (오너캐가 등장하지 않는) 창작물을 할 계획은 없는지. 아니면 여행기 웹툰 계획은?

 

🖋️ = 스토리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여행기 웹툰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르라서 기회가 된다면 꾸준하게 해보고 싶어요. 다만 저희 반려 고양이들 중 하나인 ‘뚱이’가 하루 두 번 약을 먹고 있어서 몇년째 여행은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키우는 고양이들이 이제 나이가 제법 많은 편이라, 인생에서 지금은 커리어 행보가 조금 더디더라도,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냥이들에게 집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 그간 목을 빼고 기다린 독자들이 많았다. 오랜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 정말 그렇게 기다려 주신 분이 계시다면!! 너무나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독자분들께서도 이제 나이가 드셔서 댓글을 쓸 힘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ㅎㅎ 너무나 이해합니다! 이제 하루하루가 너무 기력이 없고 피곤하죠!! ㅎㅎㅎ 그럼에도, 네이버 웹툰에 접속하여서 제 만화를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웹툰을 좋아하는 연합뉴스 기자들이 만든 뉴스레터 '하루를 툰툰하게'

🍳 달걀 : 나를 키운 것의 5할은 만화라고 믿는 '책 대여점 세대' 잡식성 웹툰 애호가.
🌰 군밤 : 생각이 많거나 울적할 때, 욱할 때 '웹툰 처방'이 필요한 10년차 K-직장인.
🍿 팝콘 : 어쩌다보니 '덕업일치' 중인 성실한 독자. "자 일어나, 웹툰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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