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11.4 | 528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오늘 보내드리는 레터는 2021년 10월 12일 발송했던 레터를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에버그린콘텐츠(언제 읽어도 가치 있는 콘텐츠)라는 의미로 EG 라는 말머리를 달아보았습니다. 


미라클러님! 혹시 자신의 MBTI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제가 속한 INFP는 분쟁을 피하는 것이 여러 특징 중 하나에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것도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성향은 조직 내에서 '피드백'이라는 측면에서는 최악이에요. 먼저 제가 유리멘탈 😬 인 것을 알기 때문에 동료들이 제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는데요. 이것은 결국 스스로가 성장하는 기회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큰 손해일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저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성장을 돕지 못하게 돼요. 이건 무엇보다 리더로서 실격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상처 없이 피드백을 주고 받는 법'에 대해서 한번 써보려고 해요. 회사일인데 소심하게 무슨 상처를 얘기하냐고 공감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것 같은데요. 일단 끝까지 읽고 피드백을 부탁드려요. 🙏  
오늘의 에디션
  1. 완전한 솔직함
  2. 피드백이 지나야하는 두 관문
  3. 피드백의 세가지 층위
  4. 모든 피드백은 선물이다
킴 스콧 래디컬 칸도르 대표

완전한 솔직함

실리콘밸리의 피드백 문화와 관련된 책을 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을 쓴 '킴 스콧'이에요. 킴 스콧은 구글, 애플 등 에서 일한 경험으로 원제목인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이라는 책을 냈고 이 내용이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공감을 얻었어요. 

직장상사의 4가지 유형
킴 스콧은 특히 상사(Boss)의 입장에서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뤘어요. 그는 개인적 관심(Care Personally)을 y축에, 직접적 대립(Challenge Directly)을 x축에 두고 사분면을 그렸어요. 개인적 관심이란 개인사를 공유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상대(부하직원)를 대한다는 것을 뜻해요. 직접적 대립은 충돌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서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 한다는 뜻이에요. 이 두 가지를 축으로 그는 상사를 크게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눴어요. 

1) 불쾌한 공격 유형 🤬
상대를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으면서 솔직하게 피드백을 하는 사람들. 직원의 감정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는 상사. 우리가 상상하는 전형적인 '꼰대'와 '갑질 상사'가 대표적이에요. 

2) 파괴적 공감 유형 🤫
상대를 인간적으로는 존중하지만 솔직하지 않은 피드백을 하는 사람들. 착한 상사 콤플렉스라고 할까요?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상대의 성장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직원에게도, 조직에도 파괴적인 결과를 만드는 성격이에요. 

3) 고의적 거짓 유형 🤨
인간적으로 대하지도 않고 솔직하지도 않은 사람. 겉으로는 하하호호 웃다가 뒤에서는 칼을 꽂는 상사가 되는거죠. 어떤 사람들에게는 파괴적 공감보다 나쁜 상사일수도 있어요! 

4) 완전한 솔직함 유형 😼
킴 스콧은 인간적으로 상대를 대하면서도 솔직하게 피드백을 하는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을 갖춘 사람이 가장 이상적인 상사라고 주장해요. 부하직원을 걱정하는 마음. 상대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피드백을 하면 상대도 그 뜻을 알아주고, 조직의 발전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가 다닌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이런 문화를 갖고 장려하고 있었다고 해요. 
한국에서 가능할까 
이런 '완전한 솔직함'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특히, 리더의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해야하는 입장에 계시다면요.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이런 솔직함이 가능할까'라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문화가 달라지면서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고의적 거짓과 피괴적 공감이 많아진다는 것이죠!) 반대로 아랫사람이 솔직한 피드백을 상사에게 하는 것도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나이와 직책을 따지는 한국문화에서는 상사에게 반대의견을 내기가 어려워요. 그러면 비교적 젊고, 수평적인 관계인 스타트업이라고 쉬울까요? 많은 스타트업에도 소위 '젊은 꼰대'들이 있다고 해요. 

'쎈 언니' 캐릭터는 조직에서 손해?
피드백은 본질적으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감정뿐 아니라 사회적인 위치도 영향을 끼친다는 거에요. 스콧 킴도 여성이나 소수인종이 '솔직한 상사'가 되었을 때 조직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백인남성들이라면 서로 솔직하게 대해도 별 상관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흑인 여성이 이렇게 솔직한 상사가 되면 조직 내에서 그는 오히려 '악명'을 얻을 수도 있다는 거에요. 🥶

피드백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
'솔직한 피드백'에 대한 고민은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에서도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든 상처를 주고 싶지 않고, 받고 싶지도 않아요. 피드백에 관한 레터를 준비하면서 두 사람의 CEO가 피드백에 대한 글을 쓴 것을 발견했어요. 두 사람의 글을 보면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미국에서도 상대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세스 베스머트닉 컨덕터 대표

피드백이 지나야 하는 두 관문

세스 베스머트닉은 컨덕터라는 마케팅 회사를 창업한 사람이에요. 2018년 이 회사를 위워크에 팔았다가 위워크의 리더십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회사를 사들인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요. 세스는 2008년부터 CEO로 일했는데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항상 힘들었다고 해요. 무엇보다 그는 정말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하고 싶었거든요. 이건 그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에요. 

사람들은 모두 방어기제 속에 숨는다 
그는 사람을 자존심, 자아 같은 방어기제로 자신의 연약한 '코어'를 보호하고 있는 존재로 본다고 해요. 이 방어기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죠. 어쨌든 그 사람을 변화시킬 피드백을 주려면 이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야해요. 
이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려면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한고 세스는 생각해요. 첫 번째는 '존중(Respect)의 관문'이에요. 당신이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상대는 그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말아요. 그렇기 때문에 세스는 피드백을 주기 전에 그 사람의 장점을 하나하나 적어보거나,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녹음해서 다시 들어본다고 해요.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피드백은 상대의 마음에 닿을 수 없습니다. 
superman is keeping a gate from an intruder <OpenAI/DALLE2>
진짜로 돕고 싶은거 맞아? 
하지만 존중의 관문을 통과해도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해요. 두번째는 '의도(Intention)의 관문'이에요. 아무리 상대를 존중하고 피드백의 내용이 좋다고 해도 그 목적이 상대를 '돕는 것'이 아니라면 이 문을 통과할 수 없어요. 만약 피드백을 하는 이유가 그냥 내가 상사라서 라든지 아니면 스스로의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라면 이 문을 통과할 수 없어요. 

너 반응이 그게 뭐야?
만약 당신이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에서 도와주겠다는 의도로 피드백을 한다면 그 피드백은 그의 '코어'에 닿을 수 있고 진심으로 그를 바꿀 수 있어요. 세스 베스머트닉은 피드백을 했을 때 상대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성공여부를 판단하지 말라고 했어요. 화를 낼 수도 있고 방어적으로 나올 수도 있는데 그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이라고 해요. 피드백을 주었을 때의 첫 반응을 가지고 다시 상대에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당신의 피드백은 긴 시간에 걸쳐 그 사람의 매일매일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것! 🙅‍♀️
데보라 리우 안세스트리 CEO

피드백의 세가지 층위


데보라 리우는 이베이, 페이스북 임원 등을 거쳐 지금은 안세스트리라는 회사의 CEO를 하고 있어요. 그는 여성이면서 아시안으로 미국 남부 캐롤라이나에서 자라오면서 항상 스스로가 사회에서 '타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해요. 하지만 어느 날 소통의 어려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 자신의 커리어 코치에게 얘기한 후 이런 피드백을 받았어요.  

"당신의 머리 속에서 영화를 찍지 마세요. 대신 다른 사람 머리 속 영화를 보세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스스로 해석하느라 고통받지 말고 다른 사람이 피드백을 한 의도와 목적을 파악하라는 뜻인 것 같아요. 종종 상처는 스스로 그걸 해석하는 과정에서 겉 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피드백의 세 가지 층위  
데보라는 피드백을 세가지 층위로 봐야한다고 해요.

가장 핵심에 있는 것은 피드백을 하는 사람의 '의도(intent)’에요.
이 의도가 드러나는 모습이 '태도(behavior)’죠.
이 태도가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지각(perception)’이에요. 

피드백을 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한 의도가 있어요. 근데 그건 본인 밖에 모르죠. 의도와는 다르게 태도가 나올 수 있어요. 그 태도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르게 '지각'할 수 있죠. 이걸 이해하면 상대가 피드백을 하는 의도를 파악하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반대로 피드백을 하는 입장에서는 내 의도와 태도가 어떻든 상대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만약 다른 사람에게서 이 얘길 들었다면? 
모든 피드백은 인간관계라는 맥락에서 이뤄져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친한 사람이 주는 피드백과 내가 싫은 사람, 잘 모르는 사람이 주는 피드백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지죠.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관계 때문에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좋은 피드백(두 개의 관문을 통과한 피드백)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데보라는 조언하고 있어요. 

모든 피드백은 선물이다


피드백에 관한 글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표현이 있어요. 피드백은 선물(gift)이다. 피드백은 당근도 채찍도 아닌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것이에요. 피드백을 선물로 생각하면 이걸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다르게 보게 되요. 
받는 입장에서는 그 피드백의 내용을 떠나서 상대에게 감사해야해요. 선물이니까요. 하지만 그 선물은 내 맘에 쏙드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죠.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본인이 결정할 수 있어요. 어떤 선물은 평생을 함께하는 소중한 물건이 되기도 하고, 어떤 물건은 받은 그날 어딘가로 던져버리고 까맣게 잊어버릴 수도 있어요. 
주는 입장에서도 그 피드백은 선물이니까 편하게 줄 수 있어요. '내 생일선물을 싫어하지 않을까'해서 선물을 주지 않는 사람은 없죠. 하지만 일단 선물을 줘버리면 그걸 상대가 버리던 마음에 들지 않아하던 어쩔 수 없어요. 선물이니까요. 

나쁜놈(jerk)은 피드백 문화를 망친다
솔직한 문화로 유명한 넷플릭스는 4A라는 피드백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지난해 나온 헤이스팅스 CEO의 책 '규칙없음'에 잘 나와있는데요. 이 4A 원칙은 앞서 킴, 세스, 데보라가 얘기하는 것과 모두 상통하는고 있어요.  

  • Aim to Assist : 피드백은 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어야해요. 
  • Actionable :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피드백 이어야 해요. 
  • Appreciate :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게 감사해야해요. 
  • Accept or Discard : 피드백을 받아들여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되요. 

그런데 이런 솔직한 피드백 문화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어요. 바로 넷플릭스 문화에서 가장 경계하는 '실력만 좋은 나쁜 놈(brilliant jerk)’이 조직에 없어야한다는 거죠. 사람들이 '존중'과 '의도'의 관문을 통과한 피드백만 준다면 상처받을 이유가 있을까요? 피드백의 의도가 진실한 태도로 나타난다면 오해가 발생할 일은 적을 거에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 내의 선한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본인이 피드백을 하는 것을 거부할거에요. 

'실력만 좋은 나쁜 놈'은 도움을 주기보다는 상대를 괴롭히거나 자신을 상대적으로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피드백을 해요. 큰 조직이라면 사내 정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는 사람도 틀림없이 있을거에요. 이런 '나쁜 놈'은 조직에서 신뢰를 허물고 '솔직한 피드백'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요. 그가 상사이든, 부하이든 공통적인 문제에요. 이런 사람들이 가득한 조직에서 '상처받지 않으면서 피드백 주고받기'라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일 수밖에 없어요. 😅
한줄 브리핑 📢
  • 로빈후드 이용자 35% 줄었다  : '밈주식'과 미국 개미군단을 이끈 주식 거래 사이트 로빈후드가 3분기 실적을 발표. 사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35%나 줄었어요. 
  •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 음악 스트리밍 무료  :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에게 1억개의 음악과 팟캐스트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어요. 팟캐스트의 경우 광고 없이 제공. 스포티파이에게 큰 타격을 주는 조치. 
  • 구글 클라우드 성장 정체  :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고속 성장했던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이 올해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는 디인포메이션의 분석.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은 2024년은 돼야 흑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맺음말
피드백을 어떻게 주고 받을 것인가에 관해서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각 조직의 기업문화가 다르고, MBTI가 다르듯 사람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은 그냥 무시하기엔 개인이나 조직에 너무 큰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 수 있어요. 앞서 두 CEO의 조언은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아래 두 가지는 공감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피드백은 선물이고, 모든 선물은 감사하다. 
  • 신뢰가 없으면 '솔직한 피드백'도 없다. 

미라클레터는 독자 여러분의 모든 피드백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아래 보이는 빨간색 👍과 파란색 👎 모두 큰 도움이 됩니다. 저 피드백 링크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저희에게 큰 선물을 주시는 거랍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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